[이슈&인물] ‘자한당 헤집을’ 칼잡이 7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0.16 09:40:17
  • 호수 1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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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들고 눈엣가시 도려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조직강화특별위원(이하 조강특위)으로 인적 쇄신에 승부를 걸었다. 보수 논객으로 방송서 이름을 날린 전원책 전 변호사가 위원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법조인·언론인 등 외부인사 4인을 영입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당연직 3명과 외부인사 4인이 칼자루를 쥐게 됐다. 
 

인선난을 겪었던 자유한국당 조강특위의 진용이 갖춰졌다. 이르면 연말까지 전국 253곳 당협위원회 교체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조강특위와 함께 당무감사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어서 물갈이를 앞둔 한국당 내부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1일 한국당에 따르면 조강특위는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김성원 조직부총장 등 당연직 3명과 전원책·전주혜 변호사, 이진곤 전 <국민일보> 주필, 강성주 전 포항 MBC사장 등 외부인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선봉 선 
전원책

전원책 변호사의 조강특위 영입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전 변호사는 화려한 언변과 확실한 보수 이미지로 유명한 인물이다. 각종 TV프로그램서도 개혁성 있는 보수논객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인사다.

특히 박근혜정권 당시 보수논객임에도 맹목적으로 보수편을 들지 않고 ‘비판적 보수’를 추구했다. 보수의 잘못된 부분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지적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질 당시 전 변호사는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서 “이건 최순실 게이트이자 박근혜 게이트”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딱 넉 자다. ‘올 단두대’”라고 말했다. 


맹목적인 보수가 아니라 ‘비판적 보수’라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통렬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홍 전 대표가 미국으로 건너가 SNS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 전 변호사는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며 “여러분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는 한마디 하고 집에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최근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 사무총장의 거듭된 설득 끝에 조강특위 제안을 받아들였다. 전 변호사는 김 사무총장이 당연직 위원장인 조강특위를 사실상 자신이 전권을 갖고 이끌어가겠다는 조건을 걸고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1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욕을 먹더라도 칼자루가 있으니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은 이제 전례 없는 인사 권한도 갖게 됐다. 한국당의 인적 쇄신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전 위원은 “한 명을 잘라도 온 국민이 박수칠 수 있고, 반대로 60명을 잘라도 지탄받을 수 있지만 혁신은 꼭 해야 한다”며 굳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조강특위 앞세워 인적 쇄신에 승부
당연직 3명과 외부인사 4인 칼자루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인적 쇄신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많다. “온실 속 화초 같다” “열정이 없다” “공부를 더 해야 한다” 등 전 변호사의 쓴소리에 대해 벌써부터 당내 반발 기류마저 보이고 있다.

또 “근본적인 인적 쇄신을 하기에는 다음 선거(21대 총선)가 너무 많이 남았다”는 비관적인 전망들도 나온다. 비대위는 당협위원장 1년 임기제를 실시하기 위해 지난 1일 자로 231개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를 받아냈다. 


하지만 총선이 1년 6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에 비대위의 인적 쇄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을 당장 교체할 물리적인 방법이 없다.

당협위원장 박탈만으로도 당내 반발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친박(친 박근혜)계는 조강특위의 인적 쇄신이 김성태 원내대표나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의 당권 장악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1955년 1월8일, 울산서 태어났다. 울산 대현국민학교를 나왔고 훗날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제2회 백만원고료 한국문학신인상을 연작시 ‘동해단장(東海斷章)’으로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1980년 제4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1981년부터 육군 장기 복무 군법무관으로 10년 6개월을 복무해서 육군 중령으로 전역했다. 사법고시·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아니지만, 당시는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하고 10년6개월의 복무기간을 채우면 사시 출신과 마찬가지로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었다. 

이 임용시험 제도는 2005년 합격한 19기를 마지막으로 2007년에 공식 폐지됐다. 

복당파 김용태

3선 김용태 사무총장은 조강특위 위원장으로 김 비대위원장의 복심이다. 지난 7월18일 김 비대위원장은 김 사무총장을 인선했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서 패배한 뒤 당시 원내대표였던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김 사무총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인준을 추진했지만, 친박계 집단반발로 전국위 성원 자체가 되지 않아 강제 사퇴했을 만큼 친박과 불편하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서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함께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하기도 했다.

특히 사무총장은 당 살림살이 총괄은 물론, 당협위원장 심사와 교체 시 가동되는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게 되는 핵심 당직이다. 

한국당 지방조직운영규정 제30조5항은 ‘효율적이고 공정한 조직위원장 공고 및 선정절차 진행을 위해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의 협의를 거쳐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략기획부총장 및 조직부총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7인 이내의 조강특위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시 김 사무총장 임명 배경으로 “저와 생각이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정치의 모순이 국가주도주의, 대중영합주의, 패권주의라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 저와(김 사무총장이) 같은 생각”이라며 “제가 가진 기본적 방향이나 철학에 맞춰 당 조직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1968년, 대전 선화동서 태어났다. 대전중앙국민학교, 대전한밭중학교, 대전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디지털방송 소프트웨어 기술회사인 (주)알티캐스트 이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기획위원,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객원연구원,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기획위원을 거쳤다.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대통령 선거 직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쳤다.

용산참사 김석기

3선 의원 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당연직으로 조강특위 위원으로 임명됐다. 현재 한국당 전략기획 부총장을 맡고 있다. 

1954년 경상북도 경주군(현 경주시)서 태어났다. 경주계림초등학교, 경주중학교, 대구 대륜고등학교, 영남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경찰간부후보생 제 27기로서 경위로 임관했다. 1999년 서울 방범지도과장 시절에는 경찰의 마스코트인 ‘포돌이’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노무현정부 때 경북지방경찰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경찰종합학교장을 역임했다.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 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하다가 2009년 1월 용산 참사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2009년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로 임명, 2011년엔 주 일본 오사카 총영사관 총영사를 거쳤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지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현역 국회의원 정수성을 공천으로 제치고 새누리당 후보로 경북 경주시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스피커 김성원

한국당 김성원 의원도 조강특위 위원이다. 현재 한국당 전략기획총장과 대변인을 맡고 있다. 
1973년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서 태어났다. 6학년까지 동두천초등학교를 다녔으며, 고려대학교서 학사부터 박사 학위를 땄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도 동두천시-연천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경기 북부 분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원 중 한 명으로 자유한국당 동두천시-연천군 당협위원장이었다. 지난달 당 쇄신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도부의 권유나 압박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퇴했다. 

언론인 이진곤

이진곤 전 <국민일보> 논설고문이 조강특위 외부위원 명단에 올랐다. 경북 경주 출신인 이 전 고문은 경주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일보>서 기자생활을 했다. 

보수논객, 언론·법조인…
당 내부 기대·우려 교차

이후 <국민일보>로 옮겨 논설위원, 수석논설위원, 논설위원실장, 주필을 거쳐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논설고문을 맡았다. 2007년 2월에서 2009년 1월까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을, 2008년부터 올해 2월까지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를 지냈다. 2016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전력이 있다.

MBC 강성주

강성주 전 포항 MBC사장도 언론인으로서 조강특위 위원에 합류했다. 1952년생으로 경북 안동 출신인 강 전 사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MBC에 입사했다. 그는 보도국 기자를 시작으로 경제부, 국제부 부장, 콘테츠기획팀 국장, 보도국 국장, 논설위원을 지냈다.  
 

특히 강 전 사장은 2005년 1월 보도국장 재임 당시 ‘구찌 핸드백 사건’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구찌백 사건은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강 전 사장과 MBC 보도제작 프로그램 <신강균의 사실은> 프로그램의 제작 담당자들이 SBS의 모기업인 태영건설 측 변모 부회장으로부터 저녁식사를 대접받는 자리서 명품 핸드백을 받은 사건이다.

 MBC는 2005년 1월 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해 9월 국외송출업체 브로커 홍모씨로부터 취재 대가로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까지 추가돼 회사로부터 해고 처분을 받자 징계무효확인소송을 낸 바 있다. 브로커 홍씨 로비 사건과 관련해서는 2006년 4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강 전 사장은 홍씨 사건으로 해고당했다. 2006년 12월 19일 MBC 논설위원실 소속으로 복직했다. 이후 2010년 3월 포항 MBC 사장을 지냈다.  

판사 출신 전주혜

여성 판사 출신인 전주혜 변호사도 조강특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 변호사는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거쳐 1992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광주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이후 법원을 나와 변호사로 일했다.

전 변호사는 현직 여성판사가 최초로 작성한 책인 <사법연수원 비밀강의>(2011)의 저자기도 하며 <버텨라, 언니들>(2016)이라는 책도 펴냈다. 

2015년부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고, 2016년부터는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2016년 여성가족부 청년여성멘토링 대표멘토로 위촉되기도 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한 바 있으며 2016년 새누리당 윤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관련 민·형사 사건을 수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유해성물질로 인한 환경이슈에 대해서도 기업자문을 하고 있다.

조강특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전 변호사가 당초 요구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전 변호사는 위원 수락 조건으로 외부위원 인사권은 물론 향후 특위 논의 등에서 당연직 3명을 사실상 배제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인적 쇄신에 대한 당내 반발, 쇄신 방식·타깃·명분 등을 둘러싼 당안팎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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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