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6·13] ④재편된 잠룡구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6.18 10:48:08
  • 호수 1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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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철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6·13지방선거를 통해 대체불가 잠룡으로 급부상한 인물이 있는 반면, 그간 쌓아온 공든 탑이 여지없이 무너진 잠룡도 있다. <일요시사>는 재편된 잠룡구도를 집중조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은 명실상부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3선에 성공했기 때문. 헌정사상 최초로 민선 3선 서울시장에 등극한 박 시장에게 남은 도전은 대권뿐이다.

희비 엇갈려

박 시장은 투표 전날 대권을 염두에 둔 듯 한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을 연 그는 “2011년·2014년 두 번의 선거서 나는 (나 자신의) 당선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오로지 당을 위해, 당이 공천한 후보를 위해 혼신을 다해 뛰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선거보다 서울 25개구 구청장 선거에 나선 같은 당 후보와 시의원·구의원 후보를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이어 박 시장은 “이제 내가 당과 거리가 있는 후보라고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자신에게 쏟아졌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당시 박 시장은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선서 끝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박 시장은 출마를 포기하고 서울시장 3선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박 시장의 선택은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가장 파란만장한 선거를 치렀다.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 각종 악재로 이미지에 큰 흠집이 나며 발목이 잡히는 듯했으나 ‘대세론’을 스스로 입증하며 박 시장과 함께 여권 잠룡 쌍두마차로 올라섰다.

주변 상황도 나쁘지 않다. 비록 ‘김부선 스캔들’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그 외 상황은 대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대선 경선서 맞붙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성폭행 의혹으로 대선주자로서의 경쟁력을 잃었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이 도지사에게 압도적 표를 몰아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도지사가 자신감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인구 1300만명의 경기도 광역단체장에 당선됐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장관 중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을 제외하면 뚜렷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 순탄한 대권가도를 예상케 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은 신흥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의혹’을 극복하고 당선됐다는 점에서 이 도지사와 유사점이 있다.

박-이-김 차기대권 3파전 압축
원, 보수 주자 대안으로 주가↑

문 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그는 드루킹 의혹을 기점으로 친문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일각에선 그를 ‘포스트 문재인’으로 칭하기도 할 정도다.


험지로 통하는 경남서 당선됐다는 점도 그를 신흥 잠룡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김 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 입장서 그동안의 숙원사업을 김 도지사가 풀어준 셈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 대구 수성갑서 당선돼 단숨에 차기 대권후보로 떠올랐던 것처럼 김 도지사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은 야권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보수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야권서 유일하게 승리한 광역단체장이다.

당적을 떼고 당선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국당과 바미당이 이번 지방선거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당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기에 대한 검증도 끝마쳤다. 선거 초반 원 도지사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고전했으나 ‘인물론’을 내세워 당선됐다.

원 도지사는 당선이 확정된 순간 “당선된 뒤에도 계속 무소속으로 갈 길을 가겠다”며 “보수, 진보를 떠나 도민들의 변화 열망을 실천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향후 있을 야권 재편 과정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 관측한다.

그가 개혁적 성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출마 선언 당시 그는 “큰 정치에 도전하는 것이 제 평생 목표로 결코 버릴 수 없는 꿈”이라고 강조하며 ‘개혁 정치’와 ‘야권 재편’을 언급했다. 원 도지사는 보수 개혁 소장파 그룹의 원조 격인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의 멤버이자 ‘40대 기수론’의 주인공이다. 그는 이제 ‘50대 기수론’에 한걸음 다가섰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다. 지방선거를 통해 잠룡으로 거듭난 정치인이 있는 반면, 패배의 쓴맛을 본 기존 잠룡들은 앞으로의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대표적인 정치인은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다. 그는 이번 선거서 3위에 머물렀다. 한국당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에게도 밀렸다. ‘양보론’을 내세워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단일화 불발의 책임까지 짊어졌다. 안 전 후보와 김 전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를 두고 줄다리기를 펼쳤다. 박 시장이 줄곧 선두를 달리면서 정치권에선 과연 2위를 누가 차지할지 궁금해 했다. 3위를 한 사람에게 단일화 불발의 책임이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안 전 후보와 당 입장서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바미당은 17개 광역단체장, 12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선거서 전패했다. 안 전 후보는 선거 패배는 물론 당내 공천 파동에 직접 개입한 책임을 받고 있다.

앞서 그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서울 노원과 송파을 재·보궐선거 공천 결과를 뒤집으려다가 실패한 바 있다.

뼈아픈 타격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후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남 전 후보는 이 도시자에게 패배했다. 정치에 입문한 이래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남 전 후보 정치인생의 첫 패배였다. 16년간 보수정당이 차지했던 경기도를 진보진영에 빼앗긴 장본인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이 도지사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공개,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켰다는 비판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추미애 새로운 별명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새로운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지난 제15대 대선 당시 민주당 김대중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단장을 맡아 당선에 일조했다. 

16대 대선 때에는 민주당 노무현후보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공헌했다. 

19대 대선에서는 당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6·13지방선거서 민주당 압승을 견인한 추 대표는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통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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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