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믿어도 되나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6.11 10:35:15
  • 호수 1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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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조 최약체 이변의 주인공 될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다급하다. 부족한 시간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신태용호는 모든 초점을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 맞추고 있다. 하지만 준비가 덜 됐다. 신태용호가 처한 현실을 따져보면 기대보단 우려감이 앞선다. 한국은 오는 11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남겨두고 있다. 한 번 밖에 남지 않은 모의고사를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취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외곽 레오강에 짐을 풀었다. 팀 전술 완성과 시착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이 시작됐다. 신 감독은 오는 12일,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트르부르크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표팀의 조직력의 화룡점정을 찍어야 한다. 

붙는 강호들
어떻게 꺾나

하지만 7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후반 90분 내내 공격을 펼쳤지만 0-0으로 비겼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볼리비아전 대승으로 자신감을 충전하려던 신태용호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볼리비아는 남미팀이기는 하지만 한국 보다 결코 강한 전력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57위인 한국보다 2계단 낮은 59위다. 월드컵 남미예선서 10개국 가운데 9위에 그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한국전은 주전 선수 대부분이 빠지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치렀다. 사실상 2군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신 감독도 할 말은 있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전력을 최대한 감출 필요가 있었다. 대표팀 공격의 중심인 손흥민과 이재성 선발 명단서 제외됐다. 선수들은 원래와 다른 임시 등번호를 달고 나왔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김신욱의 선발 투입은 트릭이었다”고까지 말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 앞서 대표팀은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경기 이틀전 ‘삑삑이’라 불리는 셔틀런 왕복 달리기를 하면서 선수들 대부분이 지친 상태였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볼리비아전은 결과와 내용 모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김신욱과 황희찬이 손발을 맞춘 최전방은 김신욱의 몇 차례 헤딩슛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승우와 문선민이 나선 좌우 날개도 설익은 모습이 역력했다. 오히려 공격적인 부분에서 미드필더 기성용의 중거리슛이 더 인상적이었다. 

평가전 결과·내용 모두 답답
휘청거리는 태극호…숙제 산적 

포백 수비는 큰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볼리비아가 경기 내내 수비 위주로 나선데다 공격의 창끝도 기대보다 훨씬 무딘 탓에 조직력을 제대로 점검했다고 보기 어렵다. 신태용 감독이 의도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연습하기에 볼리비아는 적합한 상대가 아니었다.

경기 결과와 내용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보니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주장 기성용은 “그동안 팬들께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해달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다”며 “사실 선수들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격려는 바라지도 않고, 선수들이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과제가 산더미다. 그중 플랜 A를 정하는 것이다. 사실 신 감독의 마음 속에는 분명히 플랜A가 자리 잡은 듯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이후 꾸준하게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 소식은 기존의 구상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수비에서는 김민재, 김진수가 중도하차했고 측면 자원은 염기훈, 권창훈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공격진 역시 헌신적이고 많은 활동량이 장점인 이근호마저 낙마했다. 

하필 4-4-2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주전급들이 모두 빠지면서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으로 변화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플랜 A와 B의 구분이 사라진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 확보도 큰 과제다. 앞서 보스니아 경기서 1-3 완패로 수비 조직력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신 감독이 재차 꺼내든 스리백 카드는 번번이 상대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날 한국은 기성용에게 최후방 수비수의 역할을 맡기고 그의 양옆에 오반석과 윤영선을 배치하는 변형 스리백으로 보스니아를 상대했다. 

기성용은 좌우 측면과 전방으로 여러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며 한국의 역습을 도왔다. 특히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용이 기성용으로부터 볼을 받은 뒤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지금 같으면
세계적 망신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한국 수비진은 상대의 역습 한 방에 순간적으로 무너졌다. 전반 28분 왼쪽 측면에서 엘다르 사비치가 길게 올린 크로스는 중앙 공격수인 에딘 제코의 머리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수비가 제코에게 집중한 터라 오른쪽서 침투하던 에딘 비슈차를 막는 선수가 없었다. 흐르는 볼을 받은 비슈차는 골키퍼 김승규를 앞에 두고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후반 33분에도 똑같은 형태로 비슈차에게 실점, 기어이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우리 수비진의 비어있는 뒷공간으로 길게 넘어온 크로스는 비슈차의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됐다. 우리 선수들끼리 주고 받는 과정서 실수로 흘린 볼이 상대의 역습으로 연결됐다는 점이 뼈아팠다.

신 감독은 경기 직후 “스리백을 실험적으로 하다가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실수로 실점했다”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F조 최약체’를 자처하는 만큼 한국은 ‘선 수비 후 역습’의 전략으로 본선 무대에 임한다. 한국은 스웨덴(18일) 멕시코(24일) 독일(27일)에 맞서 볼 점유율서부터 뒤지는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볼을 소유한 한정적인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비들의 볼 키핑 능력, 공격진의 ‘원샷 원킬’ 본능이 필요한 이유다.

수비 못지않게 고민인 것이 최전방이다. 유럽 빅리그서 통하는 손흥민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 하지만 손흥민의 능력치가 대표팀에선 극대화되지 않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 두 번의 평가전서 손흥민-황희찬 투톱을 가동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황희찬은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두 선수의 시너지는 오히려 장점보단 단점이 부각되면서 물음표를 남겼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체력을 최대한 아끼면서 상대 진영서 득점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살려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나치게 많은 움직임과 2선 플레이메이킹까지 겸했다. 

저돌적인 돌파와 공간 침투에 능하지만 슈팅 정확도, 골 결정력이 다소 부족한 황희찬이 오히려 손흥민보다 앞선서 활동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 두 조합은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상당한 엇박자를 냈다.  

손흥민이 신태용호 출범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경기는 콜롬비아전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이근호와 투톱으로 출격했다. 이근호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공간을 만들 때 손흥민이 최종 슈팅으로 해결하는 형태의 공격 장면이 매우 위협적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혼자서만 2골을 작렬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상황에 따라 김신욱이 선발 출전하는 빅앤 스몰 조합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김신욱의 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신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남은 기간 동안 신태용 감독이 최적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감독은 1969년 10월 경북 영덕군서 태어났다. 대구공고, 영남대를 거쳐 1992년 일화 천마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프로 생활은 화려했다. 데뷔 첫해 영리한 플레이로 일화의 공수를 조율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신 감독이 합류한 일화 천마는 1993년부터 1995년까지, K리그 3년 연속 우승 위업을 달성한다. 

1995년 신 감독은 20득점 20도움을 기록해 20-20 클럽에 가입, 리그 MVP를 차지했다. 또 연말에 열린 1995-1996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마저 제패하며 일화 천마는 명실상부한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한다. 그해 포항 아톰즈와 벌인 챔피언결정전은 지금도 K리그의 대표적인 명승부로 꼽힌다.

1996년 일화 천마는 암흑기에 들어간다. 천안시로 연고지를 옮기며 상부와 불화를 겪은 박종환 감독이 해임됐다. 이장수 당시 수석코치가 감독을 맡았는데 이 때부터 리그 최하위권을 맴돌게 된다. 

하지만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K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신 감독의 활약은 변함없었다. 특히 MVP 2회 수상은 신 감독만 갖고 있는 유일한 기록이다. 1998년 개인 통산 30득점 30도움을 기록. 이 때 독일 분데스리가의 한자 로스토크의 영입 제의를 받아 유럽에 진출할 듯했으나 무산됐다. 이듬해인 1999년 차경복 감독이 천안 일화를 맡는다. 이때 첫 FA컵 우승을 맛본다.

다급하다
과제 산더미

2000년 개인 40득점 40도움을 기록한다. 그해 일화 천마는 천안서 성남으로 다시 옮기며 상위권으로 도약한다. 신 감독은 2001년 50득점 50도움을 달성했다. 그리고 성남 일화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또 K리그 3년 연속 우승의 전설을 남긴다. 

이때도 초호화 멤버를 자랑했는데 우승 청부사 샤샤를 비롯해 김대의, 김상식, 김영철, 김도훈, 윤정환, 이싸빅, 이성남 등이다. 실제로 K리그의 골수팬들 사이에선 2003년의 성남 일화 천마를 K리그 역사상 최강의 스쿼드로 거론하기도 한다.

2004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성남과 재계약하지 못하며 K리그를 떠났다. 2005년 호주로 떠나 퀸즐랜드 로어 FC에 입단해 1경기에 출장한 후, 발목 부상을 입고 그 해 9월에 완전히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K리그 통산 401경기 99득점 68도움 2실점을 기록했다. 또 최초 4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현역 시절 신 감독의 국가대표로서의 경력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거친 엘리트 선수였지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선 이렇다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993년과 1997년까지 A매치서 23경기 3골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K리그서 신 감독의 위상을 생각해 볼 때 상당히 아쉬운 기록이다. 1996년 AFC 아시안컵 8강 이란전서 2:6 참패 이후 메이저 대회에선 국가대표팀 명단에 그의 이름이 포함되는 일이 없었다. 이 대회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후 월드컵 명단에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비 조직력 보완 시급
주전선수들 줄부상 우려 

차범근 감독 체제에선 1997년 상반기까지는 뽑혔으나 최종예선 때부터는 제외됐다. 이후 허정무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 때에도 소속팀과 함께 엄청난 활약을 보였는데도 발탁되지 않았다. 사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국가대표 축구의 조직력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감독들은 신 감독 대신 다른 젊은 선수들을 발탁해 세대교체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거나 대표팀의 리더를 맡을 고참 선수들로는 황선홍과 홍명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월드컵 출전 경력만 있었으면 K리그서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될 수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신 감독은 은퇴 직후인 2005년 호주로 넘어가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그가 첫 지휘봉을 잡은 건 2008년이었다. 김학범 감독의 후임으로 성남 일화 감독 대행을 맡아 첫 감독직을 수행했다. 그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K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지도력은 대표팀서 빛났다. 신 감독은 각급 대표팀이 벼랑 끝에 몰릴 때마다 지휘봉을 잡아 ‘구원투수’로서 맹활약했다. 

그는 축구대표팀 코치 재직 시절이던 2015년, 리우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고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자 중책을 이어받았다. 초반에는 우려를 표했지만 그는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 등 23세 이하 대표팀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두 번째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아시아 예선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팀을 변화시켰다. 이승우,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 등 개성 넘치는 선수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신태용식 패스 축구로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했다.

16강 
가능할까

U-20 월드컵 본선 무대에선 조별리그서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젊은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권위적인 모습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도모한 신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빛났다는 평가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신 감독의 용병술과 형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그에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 우승 확률은?

데이비드 섬프터 박사가 개발한 ‘사커봇’의 예측서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 우승 확률은 0.2%였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중 공동 26위다.

사커봇 예측 모델은 최근 유럽 축구팬 사이서 인기를 끄는 예측 프로그램이다. 사커봇을 만든 영국 태생의 섬프터 박사는 스웨덴 웁살라 대학에서 응용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숫자와 축구>에 관한 책을 많이 펴냈고, 자신을 ‘축구 수학자’라고 소개한다. 

미국 CBS는 7일(한국시각) 사커봇의 러시아월드컵 우승 확률 계산 결과를 공개하며 “최근 2년 6개월 동안 사커봇의 예상대로 베팅했다면 18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정확도를 설명했다.

사커봇이 예상한 월드컵 우승 1순위는 독일이다. 사커봇은 독일의 우승 확률을 2/7(28.6%)로 점쳤다. 2014 브라질월드컵서 우승한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완장을 차고 러시아월드컵에 나선다.

유로스포츠는 지난 7일, 월드컵 출전국의 장단점을 분석하며 “독일이 가장 빈 틈없는 팀을 구성했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한국이 F조서 격돌할 상대이기도 하다. 

2위는 전통의 축구 강호 브라질이다. 사커봇이 계산한 우승 확률은 1/4(25%)이다. 유로스포츠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네이마르가 다치지 않았다면 독일과 결승전(1-7 패)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아르헨티나는 1/6(16.7%)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사커봇은 많은 전문가가 다크호스로 꼽는 FIFA 랭킹 3위 벨기에의 우승 확률을 1/10(10%)로 계산했다. 잉글랜드(1/20·5%)와 포르투갈(1/25·4%), 우루과이·크로아티아(이상 1/30·3.3%)가 ‘톱 10’에 올랐다.

한국과 F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팀들의 순위도 꽤 높다. 멕시코가 1/50(2%)로 공동 13위, 스웨덴은 1/150(0.7%)로 17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호주, 모로코, 튀니지와 함께 공동 26위(500분의 1)로 평가받았다. 사커봇이 한국보다 우승 확률이 낮은 팀으로 분류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파나마(1/1000·0.1%) 뿐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의 순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일본의 우승 확률은 1/300(0.3%·공동 24위)에 불과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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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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