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주년 특집> ‘신흥 조폭’ 신 전국구 22개 조직 공개

‘언제적 서방파야∼’ 똑똑해진 형님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한국 조폭계가 많이 죽었다. 예전처럼 길거리서 패싸움을 하거나 술집서 조직간 이권 다툼으로 싸우던 시절은 이젠 옛날 영화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한국을 주름잡던 주먹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급속도로 와해됐다. 하지만 조폭의 숫자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새롭게 생겨나고 통합하며 끈질기게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
 

이른바 ‘3대 패밀리’(서방파, 양은이파, OB파)가 악명을 떨쳤던 전국구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이들 3대 패밀리의 우두머리 격인 인물들이 하나씩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여기서 떨어져 나온 조직원들이 이들의 계보를 이어 세력화했지만 그 규모는 옛날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하지만 여전히 조폭은 존재한다. 최근에는 기존 폭력조직이 와해된 틈을 타 신흥 폭력조직끼리 통합과 재결성을 하는 것이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다.

끈질긴 생명력
서남부 이글스파

이글스파는 서울 동작구와 금천구 일대의 세력을 연합해 신이글스파를 형성했다. 이글스파는 1978년께 당시 모 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모씨 등 12명이 결성한 불량서클 ‘이글스’서 출발했다. 1987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정당 관악지구당 청년국장은 이글스를 선거운동에 동원하기로 계획했다. 이에 윤씨는 한가람청년회를 결성한 후 이를 모태로 조직을 체계화했다.

미성년 입단
이천연합파

지난 2014년 8월 여주의 한 식당서 고모씨는 기존 폭력조직을 통합해 ‘이천연합파’의 두목으로 추대됐다. 이후 세력 확장을 위해 미성년자가 포함된 신규 조직원을 대거 영입하고 각종 범죄를 일삼았다. 이들은 조직의 존속·유지를 위해 나이대별로 팀을 꾸려 자금을 모으고, 이를 영치금·벌금대납·변호사 비용 등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결속력을 강화해왔다. 조직의 기강을 세운다는 이유로 탈퇴 조직원이나 하부 조직원들에게는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맹목적 충성
춘천 통합식구파

‘통합춘천식구파’는 2011년 춘천 승택파와 동기파, 생활파, 식구파 등 4개 조직이 뭉쳐 탄생했다.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홍천군 모 리조트서 결성식을 개최하고 A씨를 두목으로 추대했다.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 ‘선배가 부르면 즉시 출동한다’ 등의 행동강령도 갖췄다. 이들은 이후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대치했다. 핵심 조직원 6명은 충성을 맹세하며 자신의 새끼손가락 한마디씩 잘랐다. 

최대 실세 조직
충북 파라다이스파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1986년 전후 결성된 폭력조직이다. 신원이 확인된 간부만 수십명인 만큼 실제 조직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4대 조직으로 불렸다. 

‘시라소니파’ ‘화성파’ ‘비룡파’ 등과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시라소니파는 파라다이스파와 조직의 뿌리가 같은데 이들은 ‘야망파’라는 집단서 갈라져 나왔다. 1986년 5월부터 지역 유흥업소 영업부장, 지배인 등의 자리를 확보하며 20년 넘게 경영권을 행사했다.

스펙 보고 뽑는
용산 이태원파

이태원파는 용산구 일대서 그간 패거리 형태로 활동하던 두 조직이 합쳐 만들었는데 조직원을 뽑을 때 외모와 학력을 본 것으로 유명했다. 이태원파가 내건 조건은 키 175㎝ 이상, 대졸자 혹은 미남. 토익과 토플 등 영어시험 고득점자를 우대했다. 

기존 조직 대부분 와해
서로 뭉쳐 다시 하나로

얼굴에 흉터가 있거나 거대한 몸집과 험상궂은 인상은 활동에 지장이 많다는 이유로 준수한 외모를 우대했다. 이태원파는 일본 야쿠자 조직 운영 형태를 모방했다. 후계자로 지목된 조직원과 함께 정기적으로 전국을 일주하며 지방 대표 조폭들로부터 향응 등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칼차고 다니는
인천 크라운파

크라운파는 1993년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있던 ‘크라운나이트 클럽’서 시작됐다. 신흥동 일대서 활동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세력이 약해졌고, 2009년 재결성됐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등에서 활동하던 ‘크라운파’는 2010년 8월 한씨가 두목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세력을 확장했다. 

이들은 ‘크라운은 타 조직에 절대 꿀려서는 안 된다’ ‘타 조직원과 전쟁(패싸움)이 길어지면 야구방망이와 회칼을 항상 차에 갖고 다녀야 한다’ ‘조직원이 구속되면 밖에서 도와준다’는 내용의 행동 강령을 만들어 실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피 뭉친
대전 한일파

한일파는 대전지역서 활동하는 조직으로, 대전 시민들을 상대로 폭력, 사기, 미성년자 성매매 등을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대상이다. 한일파 조직원들의 연령은 30대 중반 이하로, 조직 관리자들만 30명이 넘는 대규모 폭력조직이다. 2013년 청소년 37명이 한일파에 입단해 또래 고교생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 돼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교도소 결성
신전국구파

신전국구파는 살인죄 등으로 24년10개월간 교도소에 장기복역중이었던 전모씨가 2006년2월 ‘청하위생파’와 ‘전국구파’, ‘안중파’ 등 평택지역 3대 폭력조직을 통합, 외부에 조직을 결성해 만들었다. 
 

전씨는 뇌물을 주고 교도관을 회유해 수용생활을 하는 타 조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 하부 조직원으로 포섭했다. 이들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연예인을 동원해 특정후보를 지원유세 했으며 경쟁후보들에 대해 비방 글을 게재하는 등 안면 있는 후보자를 당선시켜 우호세력으로 삼으려 하기도 했다. 

조직원 늘리는
목포식구파

목포식구파는 2005년부터 안산시와 시흥시 일대 유흥가를 중심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이들은 조직 활동자금을 만들기 위해 유흥업소, 불법오락실, 무등록 대부업소 등도 운영하며 불법 수익을 챙겨왔다. 이들은 강원도나 충청지역의 외부 폭력배를 신규로 영입하며 세력을 넓혀왔다. 또 조직원 양성 및 관리를 위해 조직원 합숙소까지 운영하는 등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고교생 부리는
용인 용청회파

용청회파는 지난 1987년부터 용인지역을 활동 무대로 결정돼 용인지역 신도시개발로 건설경기 활성화와 지가 상승에 따라 이권개입을 목적으로 세력을 키워왔으며 택지개발 이권개입과 유흥업수 장악 및 갈취, 도박장 운영 등 용인 구도심권을 중심으로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러왔다. 이들은 고교생들에게 전단지와 배달 아르바이트 등을 하게 한 뒤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철처한 위계
향촌동 신파

향촌동 신파는 지난 2006년 쯤 기존 향촌동파서 분리돼 나온 뒤 향촌동파 조직원을 집단 폭행하고 노래방이나 주점 업주 등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금품을 빼앗아왔다. 이들의 서열은 철저하게 나이 순으로 정해졌고, 기수별로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일명 ‘전화발이’도 둔 것으로 확인됐다. 하위 조직원 일부는 수성구 황금동의 한 원룸서 합숙까지 했다. 하위 조직원이 출소하면 두목이 직접 ‘출소 마중’을 나가는 등 조직력을 갖췄다.

신진세력 영입
신르네상스파

관리대상 폭력단체였던 르네상스파가 경찰의 단속 등으로 와해되자 지난해 세를 규합해 신르네상스파를 결성했다. 두목 원모씨는 세력을 키우기 위해 최근 신진세력을 대거 영입해 활동 중 자신에 반하는 선배 조직원의 양 아킬레스 건을 절단하기도 했다. 이들은 평소 자신의 차량에 쇠파이프와 목검, 회칼 등을 싣고 다녔으며 문신 등을 드러내며 위력을 과시했다. 선배 조직원들의 경조사에 참석해 도열해 90도로 경례를 하는 등 주변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성했다.

사업체 운영
서울 상암파

2010년 2월 상암동을 기반으로 활동한 폭력배들과 지방 출신 폭력배들이 모여 ‘서울 상암파’를 결성한 이들은 같은달 경기 용인 소재 아파트 건설현장서 유치권자들간 갈등이 발생한 틈을 타 조직원을 용역으로 제공하고 사채 2억원을 빌려주는 수법으로 개입했다. 이들은 2012년 6월 조직원 신모씨가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채권추심·유사수신업체의 투자자들을 자신이 세운 유사업체로 옮기기 위해 조직원을 동원 A사 대표 박모씨를 감금·협박하기도 했다.

유원지 무법자
청평 식구파

청평식구파는 2005년부터 가평, 청평 지역의 유흥가, 유원지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결성한 뒤 세를 불리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이들은 외제차를 이용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냈고 남양주, 화천의 펜션, 카센터 등 4곳에 도박장을 개설해 운영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당시 남양주의 모 공고 2학년 학생 4명을 남양주 화도읍의 한 빌라에 합숙시키며 소위 처세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교육 내용 중에는 ‘선배를 보면 양발을 모으고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한다’ ‘타 지역 건달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다’ 등이 포함돼있었다. 

폭력배도 잡는
경주 신세계파

신세계파는 경주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통합파’서 활동하던 행동대원 10여명이 조직을 이탈해 새롭게 결성했다. 이들은 통합파 조직원들을 집단 폭행하고, 경찰 수사가 개시되자 선배조직원들은 폭행사건에 가담했던 신규조직원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며 조직적으로 은닉시켰다. 당시 이들은 행동강령 등을 만들지 않았고, 폭력조직이 아니라고 부인해 폭력조직과 관련한 법률을 적용받지 않았다. 

경남은 하나다
신동부산통합파

신동부산통합파는 부산지역 기장지역 폭력조직 우두머리들이 대부분 구속돼 조직이 와해되자 인근의 울산, 경남 지역의 조직원들까지 끌어들여 세력을 결집해 만들어졌다. 두목 구모씨는 해운대, 기장 지역의 각종 공사와 건설현장의 이권에 개입해 협박과 폭력을 일삼았다. 특히, 경남 김해시 모 병원 건설현장에서는 공사 시행사인 김모씨 등 5명을 지하실에 감금해 각종 흉기를 휘두르며 “가족을 헤치겠다”고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탈퇴하면 죽는
속초 신쌍둥이파

신쌍둥이파는 2010년 9월 초순께 ‘선배는 하늘이다. 조직을 탈퇴하면 응징하겠다’는 행동강령 아래 속초 양양지역의 폭력 조직을 규합해 결성됐다. 그뒤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러 왔다. 이들은 검정색 양복을 입은 조직원들이 병원 장례식장서 도열한 채 선배들에게 90도를 인사를 하며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탈퇴하는 조직원에게는 흉기로 위협하거나 둔기로 때리고 심지어 가족까지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학교 짱 영입
마산 아리랑파

아리랑파는 북마산파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1998년 두목과 부두목이 구속되면서 북마산파는 와해되다시피 했는데, 이때 구속된 두목 K씨가 10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2009년부터 아리랑파는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폭력조직원들을 무력시위로 제압하는 한편 이탈하는 조직원들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폭행했다. 

패싸움 줄고 이권사업에 혼신 
미성년자 신입으로 대거 영입

행동대장에게 반항해온 전 조직원의 손가락을 자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아리랑파는 소위 ‘학교 짱’들을 영입하는 한편 신입 조직원과 함께 합숙소 생활을 하게 했다. 마산회원구 합성동, 성산구 중앙동, 의창구 사림동 등 3곳에 합숙소를 마련하고 행동강령과 단체 행동지침 등을 교육했다. 

원정 성매매
부산 국이파

국이파는 2008년 9월 해운대와 광안리지역의 칠성, 20세기파 등 추종 폭력배들을 규합해 결성됐다. 이들은 부산의 대형 유흥주점에서 수천만원의 술값을 갈취하고 업소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50만∼1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또 유흥업소 여 종업원들에게 고리의 사채를 빌려 주고 이를 갚지 못한다며 미국과 일본에 원정 성매매를 보내 수천만원의 알선료를 받아챙겼고 유흥업소 업주 등에게 폭행을 일삼았다. 

회칼 들고 전전
연합 고흥식구파

연합 고흥식구파는 2007년 7월, 교도소서 함께 수감돼있던 현 부두목 최모씨가 OB동제파(현 고흥식구파) 두목 유모씨가 함께 연합해 기존의 고흥식구파와 미아리 상택이파, 이글스파 조직원들을 모아 만든 신흥 폭력조직이다. 
 

모두 24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돼있는 이 조직은 지난 2년 동안 호텔과 오피스텔 업주들을 상대로 회칼과 골프채를 흉기로 가지고 다니며 협박을 해 건물과 금품을 빼앗는 등의 범행을 저질러왔다. 이들은 리모델링 공사를 해준다고 접근해 공사비를 부풀린 뒤 호텔 경영권과 건물을 송두리째 빼앗기도 했고 호텔을 불법으로 개조한 뒤 룸살롱과 안마시술소를 운영해 수십억을 챙기기도 했다.

소규모 규합
전국 연합파

전국 연합파는 2009년 서부경남 지역의 소규모 폭력배 70명을 규합해 서울 천호동과 잠실 일대 카지노와 유흥업소, 도박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결성된 신흥 폭력조직이다. 이들은 조직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불법 행위들을 일삼았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다방, 마사지 업주를 협박해 보호비 명목 등으로 수천만원을 갈취했으며, 불법 보도방(도우미 소개처)을 독점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렸다. 도우미로 미성년자를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존 서울지역 조직폭력배들과 비교해 수적 열세인 상황서도 축구와 야유회, 결혼식 등으로 조직원들을 소집해 위력을 과시했다.

칠성파 계보
해운대칠성파

해운대 신칠성파 조직원들은 부산 최대의 폭력조직이었던 칠성파의 주축 세력들이 잇따라 구속, 사망하는 등 조직이 구심점이 잃게 되자 새로운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조직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운대 영세주점 업주들에게 돈을 갈취했고 사채를 쓴 채무자들을 감금, 폭행하는 방법으로 차용증을 강제로 징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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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