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바마’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

젊은 세대 총집합 “나를 따르라!”

3선 중진인 송영길(인천 계양구을) 민주당 최고위원이 ‘한국의 오바마’를 자신의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새롭고 힘찬 야당 정치인으로서 광폭 행보를 내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견제와 남북문제, 정부 여당 등 범여권의 사정정국 조성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정책 수정 요구를 하는 등 새로운 정치 풍토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학생운동·노동운동한 전남출신, 진보적인 삶 추구
하와이 출신으로 인권변호사 전력 오바마와 유사
노동자들의 인권 옹호와 권리옹호 위해 노력 경주
새로운 정치 풍토 조성에 앞장서 정치권 이목 집중
 

미국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의 변화는 물론 세기적 전환을 이루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흑백혼혈로 하와이출신에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과 문화의 벽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부동 정치세계 추구
오바마와 닮은 꼴

오바마는 한국의 386세대와 같은 세대인 1961년생이다. 진보적인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확고한 의식이 형성된 사람이다.
송영길 의원은 오바마와 관련, “여러 가지 공감대가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대표적인 서적인 <과감한 희망>이라는 책을 이미 읽었는데 많은 공감이 간다고 답변했다. 같은 정치인으로서도 자신의 삶과 여러 가지 유사점도 있는 것 같다는 것.
송 의원 역시 차별받는 남도 땅 고흥반도에 태어나 1980년 5월을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겪었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쳤다. 사법연수원시절에는 오바마 당선인이 하버드대학 로리뷰의 편집장을 했던 것처럼 사법연수지 편집장을 했다.

인권변호사로서의 삶도 유사하다. 하와이 출신인 오바마 변호사가 교회단체와 함께 적은 월급으로 일리노이주에 와 지역사회봉사운동을 했던 것도 유사하다. 그때가 1985년이라고 한다.
송 의원 역시 1985년 감옥에서 나와 아무런 연고가 없던 인천에 내려와 배관용접공부터 노동자생활을 시작했다. 인천기독교 민중교육연구소를 설립해 노동자들의 인권 옹호와 권리옹호를 위해 노력해 왔다.

송 의원의 오바마에 대한 공감은 지난 이라크전 때 형성됐다. 그는 부시대통령의 선제공격 전략에 강력히 반대하며 전쟁직전 이라크를 방문해 전쟁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의회가 이렇게 무력하게 부시의 전쟁추진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힐러리조차도 공포와 협박의 대중적 분위기에 영합해 이라크전에 찬성한 모습에 실망한 적이 있었다. 이에 비해 오바마는 일관되게 이라크전을 반대하여 좋은 느낌을 가진 바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진보의 생각을 보수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당파를 넘어 미국 전체를 아우르면서 진보세력을 항상 소수세력이 아니라 미국의 주류세력으로 만드는 뛰어난 통합의 언어와 정치를 추구한 것이 매력적이다. 송 의원이 추구하고자하는 화이부동의 정치세계와 일치하는 면이 보인다. 
지난 7월 송영길 의원은 당 최고위원에 출마해 전당대회를 위한 합동연설회를 여러 차례 치르면서 자신이 ‘한국의 오바마’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미국 민주당이 국회를 주도하게 되면서 송 의원은 쿠바출신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초청으로 2007년 1월, 미 상원의원 개원식 참석 및 한미FTA점검, 대북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FTA로 이미 안면이 있는 의원들을 비롯해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과 대선 후보인 오바마를 만나게 됐다.
오바마는 흑백 혼혈에 하와이 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인종적 격차와 본토와의 차별의식을 극복하고 일리노이주에서의 승리를 거쳐 미국을 통합시키는 리더로 성장했다.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경제를 살리겠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등 공허함을 품고 있는 그런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진정성으로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무당파들이나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에게 담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5천년 단일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데다가 영호남 지역갈등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송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미래’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386정치인으로서 우리 젊은 세대가 변화와 희망을 통해 분단의 벽을 뚫고 동서의 지역구조의 벽을 뚫어보자는 취지에서 ‘한국의 오바마’라는 표현을 쓰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그러한 진정성이 당원들에게 전달되어 최고위원에서 1위를 할 수 있었고 5명의 최고위원 중 386세대가 3명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변화와 희망 통해
장벽 넘는다”

경제부문과 한미 FTA 경제적으로 신자유시대에 과도한 금융규제 완화라는 기조가 바꿔지고 공공성이 강조되는 면에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갈 개연성이 있다. 민주당이 노동자들과 농민, 노동자연합체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제회복, 재정적자, 무역적자 등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문제의 해소,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의 재수립 등의 과제가 눈앞에 존재한다.
한미 FTA의 경우 여러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겠지만 오바마는 한미 FTA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등 몇몇 부분에 대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페루 FTA비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을 당시에 오바마는 찬성표를 던졌던 것처럼 FTA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 FTA는 당시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어 추진했고, 그동안 한미 FTA협상을 진행해오면서 미 민주당 상ㆍ하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지원해 개성공단 한국산제품인정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냈으며 지금까지도 그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또한 비준을 담당하고 있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인 찰스 랭겔 의원과 상원 세입세출위원장인 막스 보커스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한미 FTA 비준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과 충돌되는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집권다수당인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논의를 통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 FTA 선제비준 문제다. 이미 펠로시 하원의장이 오바마 등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은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이다. 11월4일 선거이후 11월17일경 레임덕 세션이 열릴 수 있지만 여기서는 주로 경기부양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바마 당선 후
한국과 민주당에 미칠 영향


한미 FTA가 논의될 가능성은 없다. 그 짧은 기간에 콜럼비아, 파나마 건도 계류되어 있는 마당에 한마 FTA가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의회의 선제비준이 미국에 압박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척헤이글 상원의원이 얼마 전 민주당을 방문해 정세균 대표와 만난 과정에서 한국의 선제비준이 미국의회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러 경로로 확인해 봐도 선제 타결이 압박이 될 요소가 없다. 오히려 한-EU FTA를 체결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농촌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대책, 자생력대책도 다듬어야 한다. 영화산업 진흥방안도 과연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의약산업분야의 제네릭 출시연기로 인한 피해문제도 법적절차를 보완해야 한다.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문제는 미국은 항상 국내 적용원칙과 국외 적용원칙의 이중성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얼마나 최소화될지 지켜볼 사안이다. 국내산업보호와 의료보험제도 개선 그리고 빈민, 하층민들의 사회부조, 일자리 창출 등이 주요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은 미국의 세계 최강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는 유연한 외교를 강조하고 동맹보다 UN과 같은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오바마는 지난 부시 정부의 외교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그가 집권할 경우 이 부분에 있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관계가 긴밀함을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부시정부와 대북관계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한 것과 다르게 부시는 우리측과 전혀 협의 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등 동북아 외교에서 북한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각축이 활발해져 우리가 의도적으로 소외당할 가능성이 컸다.

오바마가 당선됨으로써 북미 직접대화 등의 과정에서 북의 통미봉남의 전략과 맞물려 한국의 위상이 여러 가지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유엔총회가 만장일치로 동의해준 6·15와 10·4 선언을 승계하고 이를 이행 실천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 신뢰 분위기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중대과제다.
개성공단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탈출구다. 중일 사이의 샌드위치가 되어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중흥 도약시키는 새로운 계기다. 금강산 관광도 즉시 재개되어야 한다.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분단의 극복과 동서지역의 통합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사회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시대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 386세대는 평화적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위해 두 정권을 지지하고 뒷받침했다. 그러나 주도하지는 못했다. 여러 가지로 실망도 많이 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도 받았다.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우리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실력을 길러야 한다.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더욱더 국민 속으로 민중 속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담아내야 한다. 오바마가 당선됐더라도 미국은 역시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남북대화, 신뢰 복원이
중대과제다”

단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미국정치가 군산복합체의 하수인이 되어 세계문제를 군사적 대응으로 하는 잘못된 정책이 전환되는 것이다. 오바마가 주장한 대로 외교적 노력과 경제적 협력, 동맹국과 동맹 강화를 통해 세계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핵문제도 6자회담과 그 속에서 북미직접대화를 통해 포괄적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 당선이 1970년대 40대 기수론에 영향을 미쳤듯이 오바마 당선이 한국정치의 퇴영적 군사독재잔존세력과 구세대로의 회귀를 막고 새로운 세대로의 권력이동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송영길 의원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을 통해 “5천년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우리 민족은 지금도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거의 단절돼서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 의원은 북한의 통미봉남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가 6·15 선언, 10·4 선언을 승계하고 이를 실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와 상호 신뢰 분위기를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 삐라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고 “삐라 내용을 보면 선데이서울처럼 지저분한 이야기와 김정일 암살설을 비롯해서 안 좋은 이야기, 수준 낮은 이야기들을 써 놨던데 통제가 안 돼냐”며 행정안전부를 질책했다.
또 “3만 명이 넘는 개성공단 남북한 근로자들에게는 (삐라 살포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제하도록 통제해야 한다. 이런 단체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5+2 지역 구조’로 지역과 수도권의 차별 격화, 편파수사와 공안탄압으로 위기 상황에 국민 통합을 해야 할 정부가 제 식구 챙기기에 앞장서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천억 달러 지급보증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에 대한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야당에 대한 사정 칼날에 대한 불공정성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해 영장이 청구됐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유죄든 무죄든 그 내용은 재판에서 다퉈질 것이다. 그런데 왜 야당 최고위원을 구속하려고 하는 것인가. 현역인 김재윤 의원도 여러 가지 무죄가 다뤄지고 있다. 정치적 공백기에 중국과 미국에서 유학하는 과정에서 아는 친구로부터 돈을 받을 것이 그렇게 죽을 죄인가”라며 김 최고위원 영장 청구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 대해 조사해 보니 재산이 3억1천만원 정도 되고, 채무가 9천3백만원 정도 된다. 집을 빼고 나면 특별한 현금이나 예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재오 최고위원은 지난 5월부터 미국에 체류 중이고, 존스홉킨스대학 부설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변화해야 할 현안들
386세대 역할에 달려 있다”

이어 “뉴저지에 있는 매크로프로민스 지역은 최소한 월세가 3천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세와 생활비를 합치면 두 부부의 한 달 생활비는 최소한 8천 달러에서 1만 달러가 정도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현행 환율로 보면 매달 1천2백만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할 것인데 국회의원은 그만두면 퇴직금도 없고, 연금도 없다. 특별한 수입도 없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미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 검찰은 그 수입원을 조사해서 정치자금 위반 혐의를 수사할 용의 있는가”라며 검찰의 여권 핵심 인사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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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