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바마’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

젊은 세대 총집합 “나를 따르라!”

3선 중진인 송영길(인천 계양구을) 민주당 최고위원이 ‘한국의 오바마’를 자신의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새롭고 힘찬 야당 정치인으로서 광폭 행보를 내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견제와 남북문제, 정부 여당 등 범여권의 사정정국 조성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정책 수정 요구를 하는 등 새로운 정치 풍토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학생운동·노동운동한 전남출신, 진보적인 삶 추구
하와이 출신으로 인권변호사 전력 오바마와 유사
노동자들의 인권 옹호와 권리옹호 위해 노력 경주
새로운 정치 풍토 조성에 앞장서 정치권 이목 집중
 

미국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의 변화는 물론 세기적 전환을 이루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흑백혼혈로 하와이출신에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과 문화의 벽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부동 정치세계 추구
오바마와 닮은 꼴

오바마는 한국의 386세대와 같은 세대인 1961년생이다. 진보적인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확고한 의식이 형성된 사람이다.
송영길 의원은 오바마와 관련, “여러 가지 공감대가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대표적인 서적인 <과감한 희망>이라는 책을 이미 읽었는데 많은 공감이 간다고 답변했다. 같은 정치인으로서도 자신의 삶과 여러 가지 유사점도 있는 것 같다는 것.
송 의원 역시 차별받는 남도 땅 고흥반도에 태어나 1980년 5월을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겪었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쳤다. 사법연수원시절에는 오바마 당선인이 하버드대학 로리뷰의 편집장을 했던 것처럼 사법연수지 편집장을 했다.

인권변호사로서의 삶도 유사하다. 하와이 출신인 오바마 변호사가 교회단체와 함께 적은 월급으로 일리노이주에 와 지역사회봉사운동을 했던 것도 유사하다. 그때가 1985년이라고 한다.
송 의원 역시 1985년 감옥에서 나와 아무런 연고가 없던 인천에 내려와 배관용접공부터 노동자생활을 시작했다. 인천기독교 민중교육연구소를 설립해 노동자들의 인권 옹호와 권리옹호를 위해 노력해 왔다.

송 의원의 오바마에 대한 공감은 지난 이라크전 때 형성됐다. 그는 부시대통령의 선제공격 전략에 강력히 반대하며 전쟁직전 이라크를 방문해 전쟁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의회가 이렇게 무력하게 부시의 전쟁추진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힐러리조차도 공포와 협박의 대중적 분위기에 영합해 이라크전에 찬성한 모습에 실망한 적이 있었다. 이에 비해 오바마는 일관되게 이라크전을 반대하여 좋은 느낌을 가진 바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진보의 생각을 보수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당파를 넘어 미국 전체를 아우르면서 진보세력을 항상 소수세력이 아니라 미국의 주류세력으로 만드는 뛰어난 통합의 언어와 정치를 추구한 것이 매력적이다. 송 의원이 추구하고자하는 화이부동의 정치세계와 일치하는 면이 보인다. 
지난 7월 송영길 의원은 당 최고위원에 출마해 전당대회를 위한 합동연설회를 여러 차례 치르면서 자신이 ‘한국의 오바마’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미국 민주당이 국회를 주도하게 되면서 송 의원은 쿠바출신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초청으로 2007년 1월, 미 상원의원 개원식 참석 및 한미FTA점검, 대북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FTA로 이미 안면이 있는 의원들을 비롯해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과 대선 후보인 오바마를 만나게 됐다.
오바마는 흑백 혼혈에 하와이 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인종적 격차와 본토와의 차별의식을 극복하고 일리노이주에서의 승리를 거쳐 미국을 통합시키는 리더로 성장했다.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경제를 살리겠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등 공허함을 품고 있는 그런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진정성으로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무당파들이나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에게 담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5천년 단일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데다가 영호남 지역갈등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송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미래’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386정치인으로서 우리 젊은 세대가 변화와 희망을 통해 분단의 벽을 뚫고 동서의 지역구조의 벽을 뚫어보자는 취지에서 ‘한국의 오바마’라는 표현을 쓰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그러한 진정성이 당원들에게 전달되어 최고위원에서 1위를 할 수 있었고 5명의 최고위원 중 386세대가 3명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변화와 희망 통해
장벽 넘는다”

경제부문과 한미 FTA 경제적으로 신자유시대에 과도한 금융규제 완화라는 기조가 바꿔지고 공공성이 강조되는 면에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갈 개연성이 있다. 민주당이 노동자들과 농민, 노동자연합체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제회복, 재정적자, 무역적자 등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문제의 해소,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의 재수립 등의 과제가 눈앞에 존재한다.
한미 FTA의 경우 여러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겠지만 오바마는 한미 FTA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등 몇몇 부분에 대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페루 FTA비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을 당시에 오바마는 찬성표를 던졌던 것처럼 FTA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 FTA는 당시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어 추진했고, 그동안 한미 FTA협상을 진행해오면서 미 민주당 상ㆍ하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지원해 개성공단 한국산제품인정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냈으며 지금까지도 그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또한 비준을 담당하고 있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인 찰스 랭겔 의원과 상원 세입세출위원장인 막스 보커스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한미 FTA 비준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과 충돌되는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집권다수당인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논의를 통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 FTA 선제비준 문제다. 이미 펠로시 하원의장이 오바마 등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은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이다. 11월4일 선거이후 11월17일경 레임덕 세션이 열릴 수 있지만 여기서는 주로 경기부양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바마 당선 후
한국과 민주당에 미칠 영향


한미 FTA가 논의될 가능성은 없다. 그 짧은 기간에 콜럼비아, 파나마 건도 계류되어 있는 마당에 한마 FTA가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의회의 선제비준이 미국에 압박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척헤이글 상원의원이 얼마 전 민주당을 방문해 정세균 대표와 만난 과정에서 한국의 선제비준이 미국의회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러 경로로 확인해 봐도 선제 타결이 압박이 될 요소가 없다. 오히려 한-EU FTA를 체결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농촌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대책, 자생력대책도 다듬어야 한다. 영화산업 진흥방안도 과연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의약산업분야의 제네릭 출시연기로 인한 피해문제도 법적절차를 보완해야 한다.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문제는 미국은 항상 국내 적용원칙과 국외 적용원칙의 이중성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얼마나 최소화될지 지켜볼 사안이다. 국내산업보호와 의료보험제도 개선 그리고 빈민, 하층민들의 사회부조, 일자리 창출 등이 주요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은 미국의 세계 최강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는 유연한 외교를 강조하고 동맹보다 UN과 같은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오바마는 지난 부시 정부의 외교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그가 집권할 경우 이 부분에 있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관계가 긴밀함을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부시정부와 대북관계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한 것과 다르게 부시는 우리측과 전혀 협의 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등 동북아 외교에서 북한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각축이 활발해져 우리가 의도적으로 소외당할 가능성이 컸다.

오바마가 당선됨으로써 북미 직접대화 등의 과정에서 북의 통미봉남의 전략과 맞물려 한국의 위상이 여러 가지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유엔총회가 만장일치로 동의해준 6·15와 10·4 선언을 승계하고 이를 이행 실천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 신뢰 분위기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중대과제다.
개성공단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탈출구다. 중일 사이의 샌드위치가 되어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중흥 도약시키는 새로운 계기다. 금강산 관광도 즉시 재개되어야 한다.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분단의 극복과 동서지역의 통합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사회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시대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 386세대는 평화적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위해 두 정권을 지지하고 뒷받침했다. 그러나 주도하지는 못했다. 여러 가지로 실망도 많이 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도 받았다.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우리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실력을 길러야 한다.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더욱더 국민 속으로 민중 속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담아내야 한다. 오바마가 당선됐더라도 미국은 역시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남북대화, 신뢰 복원이
중대과제다”

단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미국정치가 군산복합체의 하수인이 되어 세계문제를 군사적 대응으로 하는 잘못된 정책이 전환되는 것이다. 오바마가 주장한 대로 외교적 노력과 경제적 협력, 동맹국과 동맹 강화를 통해 세계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핵문제도 6자회담과 그 속에서 북미직접대화를 통해 포괄적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 당선이 1970년대 40대 기수론에 영향을 미쳤듯이 오바마 당선이 한국정치의 퇴영적 군사독재잔존세력과 구세대로의 회귀를 막고 새로운 세대로의 권력이동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송영길 의원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을 통해 “5천년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우리 민족은 지금도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거의 단절돼서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 의원은 북한의 통미봉남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가 6·15 선언, 10·4 선언을 승계하고 이를 실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와 상호 신뢰 분위기를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 삐라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고 “삐라 내용을 보면 선데이서울처럼 지저분한 이야기와 김정일 암살설을 비롯해서 안 좋은 이야기, 수준 낮은 이야기들을 써 놨던데 통제가 안 돼냐”며 행정안전부를 질책했다.
또 “3만 명이 넘는 개성공단 남북한 근로자들에게는 (삐라 살포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제하도록 통제해야 한다. 이런 단체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5+2 지역 구조’로 지역과 수도권의 차별 격화, 편파수사와 공안탄압으로 위기 상황에 국민 통합을 해야 할 정부가 제 식구 챙기기에 앞장서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천억 달러 지급보증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에 대한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야당에 대한 사정 칼날에 대한 불공정성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해 영장이 청구됐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유죄든 무죄든 그 내용은 재판에서 다퉈질 것이다. 그런데 왜 야당 최고위원을 구속하려고 하는 것인가. 현역인 김재윤 의원도 여러 가지 무죄가 다뤄지고 있다. 정치적 공백기에 중국과 미국에서 유학하는 과정에서 아는 친구로부터 돈을 받을 것이 그렇게 죽을 죄인가”라며 김 최고위원 영장 청구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 대해 조사해 보니 재산이 3억1천만원 정도 되고, 채무가 9천3백만원 정도 된다. 집을 빼고 나면 특별한 현금이나 예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재오 최고위원은 지난 5월부터 미국에 체류 중이고, 존스홉킨스대학 부설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변화해야 할 현안들
386세대 역할에 달려 있다”

이어 “뉴저지에 있는 매크로프로민스 지역은 최소한 월세가 3천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세와 생활비를 합치면 두 부부의 한 달 생활비는 최소한 8천 달러에서 1만 달러가 정도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현행 환율로 보면 매달 1천2백만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할 것인데 국회의원은 그만두면 퇴직금도 없고, 연금도 없다. 특별한 수입도 없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미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 검찰은 그 수입원을 조사해서 정치자금 위반 혐의를 수사할 용의 있는가”라며 검찰의 여권 핵심 인사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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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