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 인사 하이라이트’ 검찰총장 후보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6.21 09:00:54
  • 호수 1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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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버금가는 깜짝 카드 꺼내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문재인정부의 제1기 내각 인선이 90% 완성됐다. 그런데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검찰총장 인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문재인정부는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 임무를 수행할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신중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금까지 하마평에 올랐던 검찰총장 후보군들을 살펴봤다.  
 

법무부가 차기 검찰총장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문재인정부 첫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에 저항하지 않을 인사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차기 검찰총장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이튿날부터 20일까지 검찰총장 제청 대상자를 천거 받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인선 오리무중
이달 말 마무리

이금로(52·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은 장관 권한대행 자격으로 각계서 추천받은 인사 중 적합한 인사를 추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 심사 대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총장 후보자를 3명 이상 선정해 다시 이 차관에게 전달하면 그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총장 후보자를 낙점한다.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총장 후보 자격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이라는 요건 외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추천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일반 시민이나 법인, 단체 누구라도 가능하다. 다만 공정한 심사를 위해 누가 어떤 인사를 추천했는지는 비공개로 법무부에 의견을 전달해야 하며,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공개 추천할 경우 위원회 심사 대상서 제외될 수 있다.  

법무부가 차기 검찰총장 인선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문재인정부 첫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에 저항하지 않을 인사가 될 전망이다. 검찰총장 인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같이 쓴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2011년 11월)에 나오는 내용은 참고할만하다. 


책 112페이지에는 “검찰총장은 대통령과 정치철학이 같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정치세력의 몇 가지 철학과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맡아야지요. 이를테면 수사의 독립, 정치적 중립, 인권 옹호 등의 철학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지요”라고 적었다.

법조경력 15년 이상 대상 추천 가능 
문 정부와 손발 맞출 검찰 수장 누구?

노무현정부가 초기 검찰개혁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송광수 검찰총장 인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평가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도 이 책에서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아 장관과 마찰이 뻔히 예상되는 인사를 임명한 것은 검찰개혁에 큰 장애가 된다”며 “더구나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에 전혀 의식이 없거나 오히려 검찰개혁을 검찰의 기득권 침해로 해석하고 적극 저항하는 경우에는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가장 중요한 인물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개혁적인 법학교수였던 안경환 서울법대 교수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안 교수는 도장 위조 혼인신고와 함께 아들의 퇴학처분 무마 의혹, 저서의 왜곡된 여성관 논란 등으로 코너에 몰렸다가 결국 '1호 낙마자'가 됐다. 향후 청와대는 차기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다시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장관 다음 중요한 인물이 검찰총장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검찰 총수로서 검찰을 안정화시키면서 개혁까지 해야 하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 역할이라는 것이다.


새 검찰총장은 이르면 7월 중순께 임명될 전망이다. 공고기간과 위원회 심사, 국회 인사청문회 등 향후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공석 상태를 최소화하고 조직의 조속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장관 취임 전에 먼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천거절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비검찰·호남 
출신 물색 중

실제로 청와대는 경찰에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속하는 전현직 검사의 존안자료(인사 관련 자료)와 세평(世評) 등을 통한 사전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청 정보 라인이 관련 정보를 확인 중이며 조만간 자료를 취합해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법조 관련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정보 라인을 가동했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과거 행적서 드러난 업무 경력을 바탕으로 능력과 세평, 수집된 장단점 정보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청와대가 경찰에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지시를 한 것은 비교적 최근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각각 위장 전입, 세금 탈루와 아파트 다운 거래, 부인 강사 채용 특혜 의혹 등으로 잇달아 곤욕을 치른 탓으로 보인다. 

검찰에 대한 인사 검증에 경찰을 참여시킨 것도 눈길을 끈다.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이미 시작된 걸 감안하면 검찰 권력의 견제라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 중 수사권 일부를 경찰에 이관한다는 등의 ‘검찰 힘 빼기’를 공약한 바 있다.

박근혜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앞으로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 경찰 정보를 전면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에 의한 고위 공직자 정보 수집 및 인사 검증은 2015년 1월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중단시킨 뒤 2년 반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에 파견됐던 박관천 전 경정이 연루된 ‘정윤회 문건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는 경찰 정보의 신뢰성을 문제 삼아 인사검증 배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이 검증 작업 중인 총장 후보군은 전직 가운데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59·15기·전남 순천)과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57·17기·경남 진주), 현직은 김희관 법무연수원장(54·17기·전북 익산)과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광주),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강원 양양) 등 7∼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 전 원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2013년 10월 김진태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압축한 최종후보 4명에 오른 적이 있다. 대전지검장과 대구고검장 등을 거쳐 2013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퇴직해 2013년 12월 검찰을 떠났다. 소 전 원장은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아 ‘전관예우’ 논란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안전빵’
현직 인사로?

또 변호사 개업을 포기하고 농협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온 행보 역시 높게 평가된다. 지방 강연을 다닐 때 직접 운전대를 잡는 등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고 한다. 

현 정부의 핵심 기반 지역인 전남 순천 태생인 데다 검찰 내 신망이 두텁고 중립적 성향으로 평가돼 현 정부의 개혁에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평가다. 

김 전 고검장도 거론된다. 검찰 안팎에선 차기 총장은 직전 김수남(58·16기) 전 총장과 신임 봉욱(52·19기) 대검 차장 사이인 사법연수원 17∼18기서 고려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감안하면 김 전 고검장이 더 근접한다. 함양군 서상면 출신으로 진주고,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 아들 비리 등 많은 대형 사건을 수사했고 대검찰청 마지막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특수통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순결하고 깨끗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눈사람’에 비유했을 정도다. 후배들의 신망이 높아 검찰 내부를 추스르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검찰 내부를 다독이면서 '개혁의 칼날'을 맡을 적임자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 후보자 정보수집 착수 
2년 만에 다시 인사검증 참여

김 원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김 전 총장 퇴임으로 공석이 된 검찰총장에 익산 출신 김희관 법무연수원장이 거론돼왔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 하버드 로스쿨 석사를 마쳤으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부산지검장, 대전고검장, 광주고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적극적이고 원만한 성품으로 기획, 공안 업무 능력과 정책 판단력, 분석력이 탁월한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재직할 당시 18대 총선 수사를 매끄럽게 마무리했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시절에는 성범죄자 및 살인자에 대한 보호관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확대 등에 힘썼고 선진국형 범죄예방 기법 연구에도 기여했다.

문 고검장은 광주 출생으로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지검과 서울지검, 인천지검, 광주지검 등을 거쳤다. 그는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역임하며 검찰 내 호남출신 특수통으로 꼽히고 있다.

문 고검장은 2004년 노무현정부 때는 대통령 측근 비리 특별파견 검사로 활약했다. 그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2012년 대선 자금을 포함해 6억1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문무일 팀장은 2007년 대검 중수1과장 재직 때는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신정아씨를 조사한 바 있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특별수사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오 고검장은 강원 양양 출신으로 강릉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수원지검 검사로 검찰에 입문했다. 이어 서울지검 검사,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대검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취임과 동시에 TFT팀장을 맡아 반부패부 신설과 검찰개혁과 관련한 갖가지 업무를 추진하면서 반부패부 창설에 산파 역할을 했다. 성실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공안, 기획, 공보 등 풍부한 업무경험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황판단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메스 들고 
총대 메야

사정 당국과 정치권에선 문재인정부 인사 코드인 ‘탕평’을 고려할 때 호남 출신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낙마한 안 교수는 경남 밀양 출신이었다. 또 검찰·경찰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국정원장에 서울 출신 서훈 이화여대 교수, 국세청장에 경기 화성 출신 한승희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내정되면서 호남 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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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