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돌고 돌아 돌아온 이대호

부산에 짐 푼 '150억 사나이'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이대호(35)가 친정 롯데 자이언츠(이하 롯데)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이대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그의 선택은 친정집으로의 복귀였다. 친청집은 따뜻하게 그를 맞이 했다. 4년 총액 연봉 150억원으로 한국프로야구(KBO) 역사상 최고액을 보장해 주기로 한 것. 2017년 시즌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24일 이대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50억원에 FA(자유계약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가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것이다. 이대호의 4년 연봉 총액은 KBO리그 역대 FA 최고액이다. 그가 FA 시장에 나왔을 때 국내행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았다.

4년에 150억원
역대 FA 최고액

높은 몸값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의 커리어에 걸맞는 연봉을 제시해줄 국내 구단이 전무해 보였다. 특히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이대호에게 큰 금액을 배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를 확실하게 했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연봉을 제시한 것이다. 이 선수도 이에 화답했다.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한 채 한국 무대서 뛰기로 결단을 내렸고, 친정팀인 롯데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4년 연봉 총액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최형우가 지난해 11월24일 받았던 4년 총액 100억원이었다.

미국과 일본, 국내를 모두 염두에 두고 고민하던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향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오릭스 버펄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대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서 뛰었고, 6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게 됐다.


이대호는 “미국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이뤘다. 롯데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다시 FA가 된 이대호가 롯데와 계약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에 이대호를 1루수 플래툰 자원으로 보고 관심을 보일만한 구단이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서도 이대호의 거취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본인이 “출전 기회를 가장 중시할 것”이라고 해 다시 일본서 뛸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지바 롯데 마린스, 한신 타이거스가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잇따랐다.

올 겨울 전력 누수가 심했던 롯데에 이대호는 놓칠 수 없는 카드였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개인사를 이유로 이탈한 가운데 FA 황재균까지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겠다고 제안을 고사한 상황이었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겨울에도 그에 대한 애정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해외에 나가있을 때에도 언제든지 롯데로 돌아올 선수라 생각해 예의주시했다. 이번 비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말만 하고 지켜본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살펴봤다”며 “이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꾸준히 이대호의 움직임을 살피던 롯데는 지난 주부터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이 단장은 사이판서 개인 훈련을 하는 이대호를 만나기 위해 직접 사이판으로 떠났다. 지난 18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등 사이판에 머물면서 그를 설득했다.

이 단장은 “사이판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직접 사이판으로 간 것에 고마워했다”고 설명했다.


일본·미국 거쳐 6년 만에 친정팀 복귀
망설이다 팬·가족 사랑에 한국행 결심

이제 나이가 적지 않은 이대호도 고향팀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서 정상급 타자로 활약하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그에게 고향팀서의 우승이라는 꿈이 남아있었다.

이 단장은 “이대호 본인도 롯데서 우승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선수와 구단의 뜻이 통했고,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한국행을 결정했던 중요 키워드는 가족이었다. 이 선수는 평소 자녀교육에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1년 시즌을 마치고 해외(일본) 진출했고 우수한 성적도 거뒀다. 일본 진출 첫 해에 오릭스와 계약한 그는 2014년 소프트뱅크로 팀을 옮겼고, 4년간 일본 프로야구서 맹활약했다.

2015시즌을 마치고 돈 대신 꿈(메이저리거)을 택한 이대호는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했다.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꿰찼고,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서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에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이대호 본인은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으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초 해외파의 WBC 출전 의사 확인 차 미국을 다녀온 이순철 WBC 타격코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대호가 한국에 오고 싶어 하더라. 출전시간 보장도 큰 걸림돌이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을 많이 걱정하더라”라고 언급했다.

1루수 4번 찜
주장으로 활약

특히 장녀 효린양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이 깊다고 했다. 효린양은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할 무렵에 태어나 그곳에서 유아기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미국생활을 하면서 환경과 문화적 차이에 꽤 힘들어했다는 후문이다.
 

가정적인 이대호도 오랜 해외생활에 지친 딸을 매우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고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의 한국행이 가능했던 것은 상호 신뢰감이 돈독한 팬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행이 결정되면서 “해외리그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며 “마음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국제신문>에 따르면 사이판서 정훈 등과 함께 개인 훈련 중인 이대호와 전화 통화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한 구단 홍보관계자는 이대호가 끊임없이 강조한 것은 팬들이었다.


이 관계자는 “보도자료에는 팬들이 두 차례 언급됐지만 이대호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우리 팬들’이라는 말을 거의 빼놓지 않았다”며 “후배들과 함께 팬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롯데 입장서도 이번 이대호의 영입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이대호가 이전에 롯데에 있을 때도 리더십을 보여줬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팀 분위기를 활기차게,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복귀로 롯데는 막강 타선도 구축하게 됐다. 손아섭, 최준석, 강민호, 이대호 등으로 이어지는 ‘강타 라인업’은 향후 포스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형우와의
라이벌 예고

이대호는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프렌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2001년 2차 1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2008∼2011년 롯데의 4번타자로 활약하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했다.


사실상 최근 11시즌 동안 롯데의 전성기는 그의 전성기와 맞닿아 있었던 셈. 그가 복귀 후 선전한다면 최근 4년간의 부진으로 돌아선 ‘부산갈매기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100만 관중을 달성하고 관중 동원 1위를 달린 롯데는 2013년 77만731명으로 관중수가 뚝 떨어졌고, 2014년(83만820명)과 2015년(80만962명) 90만 관중도 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도 롯데는 85만2639명 관중에 머물렀다.

이대호가 롯데로 돌아오면 1루수 4번타자와 더불어 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이대호와 롯데 팀원들이 처음 만나는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 상견례 자리서 그를 주장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시즌엔 포수를 맡고 있던 강민호가 주장직을 수행했다. 롯데는 강민호가 포수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에서 이대호에 주장을 맡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대호의 친정 복귀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이대호의 한국행으로 지금까지 그가 선수로서 얼마나 연봉을 챙겼는지도 관심이 쏠린 것. 연봉 추이를 보면 그의 성과를 대략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국내 간판타자가 얼마나 벌었느냐는 호기심도 포함됐다.

이대호는 지난 2001년 2차 1순위에 지명돼 롯데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연봉은 프로선수 최저인 2000만원이었다. 이대호의 이번 연봉이 평균 37억50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6년 만에 187배 치솟은 셈이다.

이대호는 2006년 첫 억대 연봉(1억3000만원)에 진입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7년 곧바로 3억원(3억2000만원)대로 들어섰고, 2011년에는 6억3000만원을 끝으로 일본으로 진출하며 큰폭으로 뛰었다. 오릭스와 2년간 7억6000만엔(약 78억원)에 계약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로 자리를 옮겨 2년간 12억5000만엔(약 129억원)의 연봉을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몸값이 솟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서 400만달러(약 46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이번 롯데와 4년간 150억원의 역대 최고액을 받게 된 이대호는 입단 계약금 포함 연봉 누적 429억 2900만원을 적립하게 된다.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21억4645만원 수준.

롯데 애정공세로 계약성사
국내서 선수생활 마무리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간판타자’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승엽(41·삼성)과의 격차가 현격하게 좁혀졌다는 점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종료 후 은퇴할 예정인데, 그가 활약한 23시즌 동안 벌어들인 총 연봉은 462억9200만원으로 이대호의 연봉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번 이대호의 복귀로 KIA 거포 최형우와의 연봉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둘 간의 4년 연봉 총액만 250억원으로 자연스런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커리어는 이대호가 앞선다. 2001년 롯데서 데뷔한 이대호는 11시즌을 뛰면서 통산 1150경기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2006년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에 오르면서 전성기에 진입했다.

2010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타격 7관왕 시대를 열었다. 그는 KBO리그 통산 세 번의 타격왕 (2006·2010·2011년)과 두 번의 홈런왕(2006·2010년), 두 번의 타점왕(2006·2010년)에 오르는 발군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갔다.

이 꾸준함은 해외로 진출해서도 이어졌다. 2012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뒤에도 소프트뱅크서 뛰던 2015년에는 31홈런 98타점으로 활약하며 일본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그해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리면서 선수생활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한 그는 14개의 홈런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물론 이대호의 한국행 이전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한 최형우의 이력도 화려하다. 전통의 강호 삼성 라이온즈서 활약한 최형우는 2008년 중고 신인으로 신인왕에 오른 뒤 최근 4시즌 동안 평균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지난해에는 타율과 안타, 타점 부문서 1위로 생애 첫 타격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에는 이대호(27개)를 제치고 30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풍성한 볼거리
달아오른 부산

최형우는 우승 경험서 이대호를 앞선다.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서 두 번의 일본시리즈 우승반지를 꼈지만 한국시리즈 정상 경험은 물론 한국시리즈 출전 경험도 없다. 반면 최형우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롯데행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주장(2001∼2011년)을 맡았던 조성환 KBS 해설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대호의 복귀는 나도 고대하던 소식이었다”며 “롯데구단을 깨우고 팬들을 다시 불러모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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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