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4당 원내대표에 길을 묻다 ②새누리당 정우택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26 10:01:00
  • 호수 10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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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세론요? 허망하게 무너질 것”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올 한 해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그 역사적 순간의 중심에 4명의 정당 원내대표가 서 있다.

공정한 경선관리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들이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대선을 치르게 될지, 아니면 경선 후유증으로 당이 흔들릴지 결정된다. <일요시사>는 조기 대선 정국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4당 원내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그 두 번째로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났다.

새누리당에게 지난 2016년은 상실의 해였다. 4·13총선 참패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원내1당 자리를 내줬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계파 갈등은 극에 달했고, 결국 분열됐다. 유승민·김무성·남경필·오세훈 등 당에서 어렵게 키워낸 대선주자들 대부분은 바른정당으로 옮겨갔다. 30%를 웃돌던 정당 지지율도 반 토막 났다.

반전의 모멘텀이 절실한 새누리당은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당명·로고는 물론 당색까지 싹 바꿀 계획이다. 또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3정 쇄신’에 들어갔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모멘텀은 결국 대선 승리뿐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때문에 경선 관리를 맡고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꿈이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좌우명처럼 그는 굴곡진 정치 인생 속에서도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한국의 케네디’를 꿈꾸며 39세에 공직서 나와 정치권에 뛰어들었고 이후 정·관가를 넘나들며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점이 그를 당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중진 중 한 명으로 올려놓았다. 이러한 그의 확고한 당내 입지는 향후 당 대선주자들을 관리하는 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정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대선 준비에 임하는 각오를 말씀해주신다면?
▲이번 대선은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일자리, 북핵, 통일 문제 등 대한민국을 둘러싼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그런 후보를 선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집권여당으로서 총체적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이 있는데, 어떻게 헤쳐 나갈 생각이신가요?
▲아직 우리 당이 ‘경선 흥행’을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인적 쇄신과 정치·정당·정책 쇄신 등 ‘3정 쇄신’을 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설 명절 이후 당명 개정을 완료하고 비대위서 본격적인 경선 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입니다.

- 황교안 권한대행이 보수 지지층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실제 출마로 이어질 가능성을 진단해 주신다면?
▲황 권한대행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밝혔는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새누리당은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황 권한대행이 국정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당 대선주자가 부족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당 인재양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당에서 여러 쇄신이 한창 진행 중이라 아직 당내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설 명절 이후 당명 개정, 경선 룰 논의 등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당내의 대선주자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새누리당에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 전 총장 영입 시도는 계속되는 건가요?
▲반 전 총장은 그동안의 경력 등을 감안하면 진보 성향이라기보다 중도·보수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사드 배치 등 안보문제는 보수 성향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핵심적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중도·보수 후보’에게는 원칙적으로 문호가 열려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국민과 당원들의 혹독한 검증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 대선주자로서 반 전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나요?
▲한국인으로서 유엔사무총장을 10년 동안 역임했던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국가적·국제적 자산’이고 이는 본인만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반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뛰어든다면 총체적 국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경선 질문에 “신뢰 되찾는 게 우선”
충청권 탈당 초읽기? “보고 받았다”

- 일각에선 반 전 총장을 따라 당 충청권 인사들이 탈당할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나요?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 최근 인적 쇄신 문제로 당이 내홍을 겪었습니다. 결국 몇몇 의원에게 징계가 내려졌는데요.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윤리위원회의 결정이 적절했다고 보시나요?
▲윤리위는 당 대표에게도 독립돼있는 기구입니다. 당내 인사보다는 사회 명망가, 전문가 등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인적 쇄신 문제는 윤리위서 독자적으로 검토해 판단했던 문제라 제가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당원권 정지 3년은 우리 당 당헌·당규 상 강력한 중징계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 당 내부 관계자 중 일부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까지 당을 위해 한 일이 없음에도, 당 쇄신을 외치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인데요.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 소속 국회의원,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청년위원회, 기초의회 의장단 등 대부분의 당내 구성원들이 인 위원장의 쇄신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께서 반성·화합·다짐 대토론회, 의원총회 등을 거쳐 쇄신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당명과 로고, 당색을 모두 교체한다는 결정이 있었습니다.
▲현재 당 홍보본부에서 당명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전문가 검토, 국민 공모 등을 거쳐, 설 명절 직후에는 당명, 로고, 당색 등이 개정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합산 지지율이 50% 내외인 상황입니다. ‘민주당 대세론’을 만들겠다는 게 민주당 측 입장인데요.
▲역대 모든 대선에서 ‘대세론’은 허망하게 무너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세론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만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저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최근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선출직 공직자 65세 정년도입을 주장했습니다. 적절한 주장이라고 판단하시나요?
▲정상적인 국회의원이 말했다고 믿기지 않는 ‘반(反) 헌법적’ 주장입니다. 표 의원의 말대로라면 74세에 집권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격이 없었던 것 아닙니까? 불과 2년 후 65세가 되는 문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것입니까? 표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1호’인데 문 전 대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영입 “혹독한 검증 먼저”
대구 서문시장 방문해 복구 약속

- 최근 “대선 전에 개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그렇다면 권력구조에 집중한 ‘원포인트 조기개헌’을 의미하는 건가요?
▲개헌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 국가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작업으로 반드시 ‘대선 전’에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물론 권력구조가 핵심이 되겠지만 협치와 분권, 통일시대 준비, 국민 기본권 강화 등도 개헌의 중요한 아젠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검토를 거쳐 국회 개헌특위서 속도감 있는 논의를 통해 ‘대선 전 개헌’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개헌을 매개로 한 반문연대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실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진단하시나요?
▲“어떤 후보를 반대하기 때문에 뭉친다”는 아젠다로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개헌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들이 대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피해 상인을 만나셨습니다. 현장 민심은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던가요?
▲일단 대통령 탄핵 등 국정 혼란에 대해 대구 시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피해를 입으신 시장 상인들께서 ‘집권여당이 다녀갔다는 보람을 느끼실 정도’로 적극적인 복구작업도 지원할 것입니다. 대구가 보수 정치의 본산인 만큼 새누리당이 정통 유일의 보수정당으로서 더욱 노력하라는 격려의 말씀도 듣고 아픈 회초리도 맞았습니다.


- 설 연휴를 앞둔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국민 여러분, 정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두루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 탄핵 등 국정 혼란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새누리당은 책임 있는 정통 유일 보수정당으로서 경제·안보 등 총체적 국가 위기 극복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서겠습니다.

현재 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쇄신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감사드립니다.


<chm@ilyosisa.co.kr>


[정우택은?]

▲부산 출생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제7대 해양수산부 장관
▲제32대 충북도지사
▲15·16·19·20대 국회의원
▲현 새누리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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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