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공투족’을 아십니까

저금리의 지속으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인들끼리 자금을 모아 원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공동투자족(일명 공투족)이 늘고 있다. 매입비나 관리비 등 투자비용을 최소화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용 198 ㎡짜리 아파트에 사는 박경한(62 ·남)씨는 100㎡대로 이사하면서 남은 여유자금으로 매달 월세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은행이 선임대로 확정된 점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박씨가 여유자금으로 투자가 가능한 점포는 2칸인데 은행이 들어오는 점포는 총 4칸이다. 박씨는 친구 2명과 함께 공동투자 해 결국 4칸을 공동명의 분양을 받았는데 4개 점포를 매입하면서 분양가를 5% 정도 낮추는 것으로 절충했다. 그리고 받은 보증금과 월세는 투자금액 비율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선임대 점포 투자
공동명의로 분양

공동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근린상가, 소형빌딩, 원룸빌딩, 모텔 등 다양한 물건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동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선 의외로 주의점이 적지 않다.

중소형 빌딩(일명 꼬마빌딩)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인척이나 지인 등의 자금을 모아 공동으로 투자하는 공동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일종에 빌딩계인 셈인데 부모와 자녀 공동 투자, 형제·자매나 친구끼리 등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형태도 다양하지만 매입목적은 천차만별이다.

부동산 공동투자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투입 비용을 크게 낮춰줄 수 있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모가 클수록 단위면적당 비용은 소형물건 대비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대사업 시 반드시 필요한 유지, 관리 비용 역시 업체에 일괄 위임할 경우 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가 저렴해지기도 한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셈이다. 전문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다수의 견해를 따르면 투자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중 하나다. 또한 세금 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공동투자는 많은 면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투자 전에 당사자 간 자세한 약정은 필수다. 가장 안전한 공동투자(이하 공투)는 서로 능력이 비슷하고 투자 여력도 비슷한 사람끼리 의기투합하는 것이어서 사람을 잘 가려야 한다. 공투의 생명은 신뢰이기 때문이다.

먼저 최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부모와 자녀가 중소형 빌딩을 공동투자 형식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모가 소유한 빌딩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와 자금출처 조사 등에 대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 공동명의 매입을 통해 향후 절세로 합법적인 부의 이전이 가능한 때문 등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및 빌딩업계 등에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3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매입 현황 분석 결과, 공동투자는 전체 230건이었고 이 중 부모와 자녀 공동명의 투자는 69건으로, 비중은 30%를 보였다. 법인을 제외한 지난해 전체 개인의 단독 및 공동명의 투자 516건의 약 13%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저금리 지속으로 수익형 투자 관심
지인들끼리 자금 모아 공동투자 늘어

실제 김오성(63)씨는 지난해 8월 큰아들(33), 작은아들(30)과 함께 서울 강남 신사동 90억원 상당의 중소형 빌딩을 공동명의로 매입했다. 이 빌딩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인근 지하철과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김씨는 빌딩 지분 60%를, 두 아들은 각각 20%의 지분으로 매입에 참여했다. 빌딩 매입 과정에서 김씨는 저금리를 활용, 58억원 상당을 대출받았다. 현재 이 빌딩의 시세는 95억선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5억원가량이 상승한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녀들이 거액을 투자, 빌딩을 구입할 경우 자금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면 증여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소액 공동투자를 유도하고 빌딩을 담보로 자신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이후 임대료를 통해 대출 이자를 갚으면서 은행 대출도 갚아 나가는 방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됨에 따라 공동으로 매입한 빌딩 자산가치가 상승하면 자녀들 지분 가치도 올라 부의 이동이 시작되는 데다 자녀 명의로 투자된 자금출처 조사가 유연해지고 재산 증여로 발생하는 증여세 역시 상대적으로 적게 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는 게 빌딩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최근 이같은 자녀에 대한 부의 이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소형 빌딩을 1인이 소유하면서 자가로 관리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부모와 자식 간 공유 위탁관리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빌딩을 소유한 뒤 자산가치가 증가해서 증여하는 것보다 저금리를 적극 활용한 대출을 통해 공동명의로 매입함으로써 자금출처 조사 부담 및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산가들은 성공적이고 합법적인 부의 이전 수단으로 중소형 빌딩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형제·자매나 친구끼리 자기자본 5억~10억원씩 공동투자해 20억~50억원짜리 소형 빌딩을 구입하는 것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경우는 부모와 자녀가 빌딩을 공동으로 매입하는 사례와는 다른 일종의 빌딩계인 셈이다. 중소형 빌딩 매매시장에 공동투자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5억~10억원씩
소형빌딩 구입

과거 중소형 빌딩시장은 서울 강남에 사는 자산가들의 리그였지만 최근 투자자 층이 확대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재테크를 위한 투자처가 변변치 않은 상황이어서 부동산 자산가격의 거품 논란에도 불구, 초소형(꼬꼬마 빌딩) 혹은 중소형 빌딩(꼬마 빌딩) 구매 수요는 꾸준하다.

빌딩 공동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건물 매입가격의 60~70%, 많게는 80%까지 은행 대출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저금리 탓에 금융비용(이자 납부)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기돈 5억~10억원을 가지고 빌딩을 사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공동투자나 대출금 비중이 높은 투자는 큰 임대료 수익이나 향후 땅값(건물 대지) 상승 기대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공동투자의 경우 임차인을 교체하거나 건물 매각 등 주요 결정을 하는 데 의견일치를 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 공동투자는 공실 충격도 더 크게 받는다.

그렇다면 중소형 빌딩의 공동투자 전망은 어떨까. 최근 가격만 보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을 봐야 한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 다른 투자처의 수익률, 안정적인 자산 소유 욕구 등을 고려하면 이만한 투자 상품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 중소형 빌딩 공동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소유권 누구에게?
반드시 문서화해야

다만 국내 소비 위축과 사드배치 등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올해 빌딩매매 시장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주요 상권의 임차인들이 장사가 안 되면 건물 매매시장에도 자금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수자 입장에선 역세권 급매물을 중심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공동투자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조심해야 할 것도 많다. 투자자들의 이익 충돌로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잦은 데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투자가 방향성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형 빌딩 공동투자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 등에 대해 알아보자. 중소형 빌딩 공동투자는 투자금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 그리고 임차들에게 받을 수 있는 임대료가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수익률 극대화의 비법은 얼마나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소형 빌딩 공동투자는 개발 혹은 임대 대상 부동산을 2인 이상 명의로 공동 매입해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 지분율에 따라 나누거나 부동산 그 자체를 이용할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매입·관리비 등 투자비 최소화
결국 수익률 극대화로 일석이조


투자 물건은 근린상가 등의 상업용 건물, 오피스 빌딩, 호텔 등의 숙박업소, 아파트, 주차장, 토지 등 다양하지만 주로 1인 투자자가 금액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대형물건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파트 등 시세차익을 노리는 물건보다 중소형 빌딩 등 임대수익을 노리는 물건을 고르는 게 낫다. 수익을 배당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리는 물건은 매각 시기를 언제로 두느냐를 두고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동투자로 부동산 물건을 매입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소유권 등기를 누구에게 하느냐다. 2가지 방법 중 하나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우선 투자자들 중 대표 1인의 명의로 등기를 하고 나머지 투자자들은 자신의 지분에 대해 공증을 받거나 근저당설정을 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관리 계약이나 매매 계약 시 투자자 모두의 합의서를 다 받는 복잡한 절차를 줄일 수 있지만 대표 명의자 임의로 부동산을 처분해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등기 자체를 공동명의로 하는 것이다. 투자 금액 비율에 따라 지분별 등기가 가능해 자신의 소유권을 확실히 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매나 건물 개보수, 관리 등의 절차를 밟을 때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도할 때 청산 가격 등을 둘러싸고 다른 투자자들과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소유권을 가지고는 있지만 온전하게 행사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공동투자는 공동지분 형식으로 투자하므로 개개인의 소유권에 제한이 따른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투자자 간 의견이 맞지 않으면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특히 소유 지분 산정, 개발 수익의 분배, 자금지불 불이행에 대한 문제, 수익금 정산방식 등이 사전 조율돼 있지 않을 경우 분쟁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동투자에 나서기에 앞서 이런 내용들을 담은 사전투자계획서를 반드시 문서화해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문서는 법률사무소 등에서 공증을 해두는 것이 좋다. 공동투자 시 초과 이익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손해가 날 경우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대부분 분쟁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약 손해가 발생할 경우의 책임소재나 해결책에 대해서도 미리 문서로 합의해두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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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