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밝히는’ 민자 기숙사 실태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2.10 11: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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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코앞인데…잘 곳 없는 학생들

[일요시사=사회팀] 대학교 기숙사비가 날로 치솟고 있다. 한 학기에 200만원은 이제 기본. 특히 외부 시설투자로 직접 운영되고 있는 민자 기숙사는 더 비싸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기숙사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돈 없는 학생들은 골목 고시원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학생 주거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청년들이 주거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의 경우 주거문제는 해결 1순위의 과제다. 그러나 이들이 주거할 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학과 당국이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화려한 기숙사 건물은 그저 그림의 떡이 된 지 오래다.


화려한 건물
누구 기숙사?


대학생 A(24·남)씨는 한 번의 고배를 마신 뒤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 입학했다. 가까스로 상아탑에 입성한 그는 새내기 시절 1년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업에 열중했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군에 입대했다. 당당하게 군 생활을 마친 그는 복학신청을 하고 복학생 신분으로 캠퍼스로 향했다. 오랜만에 찾은 학교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것. 화려한 건물은 ‘신축 기숙사’였다. A씨는 새 건물에서 남은 3년을 지낼 생각에 부푼 기대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의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됐다. 높은 기숙사비 때문이었다. 그의 형편에 월 50만원이 넘는 기숙사 생활은 불가능했다. 그는 당장의 복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같은 과 동기의 원룸에서 얹혀 지냈다. 그리고 얼마 후 월 20만원대 인근 고시원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창문 하나 없는 답답한 방이었지만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지금도 방 때문에 고민 중이다.

A씨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천안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B(23·여)씨도 주거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학년인 그녀는 고학년이라는 이유로 기숙사 입사 순위에서 밀려나 주변 원룸을 찾는 중이다. 기숙사 발표는 이미 났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방이라고 해도 원룸비는 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보증금의 차이는 있지만 비싼 월세는 마찬가지다. 하숙 등도 고려해봤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국 B씨는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학생과 협의 끝에 동거를 시작하기로 했다. 숙식 해결이 가능한 기숙사에 비해 원룸 생활은 피곤한 편이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달이 내는 월세와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해 알바도 구하는 중이다. 통학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숙소 비상’대학생 주거난
돈 없으면 골목 고시원행


A씨와 B씨의 사례는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다. 주거문제로 고통 받는 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비싼 ‘민자 기숙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즉 A씨와 B씨는 각각 ‘민자 기숙사’와 ‘기숙사 수용률’ 문제로 신음하는 것이다.


학생들 속이는
대학들의 꼼수


대한교육연구소가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최근 3년간 4년제 국·공·사립대 기숙사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자 기숙사의 높은 비용을 실감할 수 있다. 대체로 수도권 사립대학들이 기숙사비가 비쌌고 정원 대비 기숙사 수용률도 낮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민자로 운영되는 기숙사들이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연세대(신촌) ▲고려대(서울) ▲성균관대 ▲한양대(서울) ▲경희대 ▲한국외대(용인) ▲건국대(서울, 충주) ▲동국대(서울) ▲단국대(죽전, 천안) ▲숭실대 ▲상명대(천안) ▲경기대(경기) ▲가천대 ▲전주대 등이다.

이중 기숙사비가 가장 비싼 대학은 가천대였다. 가천대는 1인실의 경우 매달 72만8000원(1인실 1위)의 기숙사비를 부담해야한다. 2인실은 35만1000원(2인실 5위), 3인실 24만9000원(3인실 5위), 4인실 33만6000원(4인실 5위) 등이었다.


가천대 외에도 1인실의 경우 ▲연세대 55만2000원 ▲건국대 54만1000원 ▲단국대(죽전, 천안) 51만5000원 ▲고려대 50만5000원 ▲숭실대 49만8000원 ▲상명대(천안) 48만원 ▲성균관대 44만6000원 등이었다. 이 같은 비용은 대학가 인근 하숙집보다도 비싼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인실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종교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숙사들은 전부 민자 기숙사였다. ▲고려대 38만7000원 ▲건국대 35만3000원 ▲가천대 35만1000원 ▲한국외대(용인) 35만원 ▲동국대 34만6000원 ▲서강대 34만6000원 등이었다.

소규모 종교대학들의 기숙사비도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4인실 기숙사의 경우 ▲대전가톨릭대 51만3000원 ▲수원가톨릭대 43만7000원 ▲부산가톨릭대 33만9000원 ▲인천가톨릭대 33만9000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13만4000원보다 2배 이상의 높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민자 기숙사의 형태로 운영하지 않는 경우 동일한 대학이라고 해도 본교와 캠퍼스 간의 기숙사비 차이를 나타냈다.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간 기숙사비는 4인 기준으로 한국외대의 경우 본교 30만원, 캠퍼스 14만1000원으로 15만9000원 차이가 났다. 중앙대는 본교 22만7000원, 캠퍼스 16만7000원으로 6만원 차이가 났다. 예외도 있었다. 명지대의 경우 캠퍼스 기숙사비가 본교 기숙사비를 넘었다. 본교가 13만2000원, 캠퍼스가 22만8000원으로 9만6000원 차이가 났다.

‘민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높은 기숙사비 문제를 지적했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학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용률이 15% 미만인 학교는 총 64개교로 전체 대학의 33.7%에 달한다. 즉 3개학교 중 1개 학교는 기준치 미달인 셈이다. 64개 학교 중 수도권 소재 대학은 39개로 비수도권 소재 대학보다 기숙사 수용률이 낮았다. 기숙사 수용률 15% 미만인 서울권 대학은 ▲서강대 ▲동국대 ▲홍익대 ▲국민대 ▲가톨릭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광운대 ▲성공회대 ▲삼육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이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 총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이 2011년 13%, 2012년 13.5%, 2013년 13.5%로 1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기준은 없어진 상태지만 ‘대학설치기준령’에서는 총학생 대비 수용률 15%를 명시하고 있었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1년 20.7%, 2012년 20.6%, 2013년 21.0%로 15%를 넘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대학들이 기하급수적으로 학생수를 늘리는 데 반해 기숙사 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못함을 뜻한다.

전문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립 전문대 기숙사 수용률은 11.1%에 불과해 재학생 10명 중 1명만이 겨우 기숙사 입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50만∼70만원…하숙집보다 비싸
3개 학교 중 1개 학교 수용률 미달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숙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저렴한 기숙사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재는 외부 시설 투자로 직접 운영되면서 학생에게 부담이 넘어간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하숙이나 자취를 알아보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사립대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대학이 직접 나서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청년들은 자산과 소득을 가진 다른 계층에 비해 훨씬 비싼 임대료를 물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권 상실은 건강한 청년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민달팽이 유니온,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 청년유니온, 서울지역대학생연합 등이 모여서 대학들의 민자 기숙사비 책정 근거 공개와 기숙사비를 통한 건축비 충당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투명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다달이 월세
등록금 뺨친다


이들은 당시 12개 대학에 민자 기숙사비 책정근거 공개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신청했지만 12개 대학 모두 민자 기숙사비에 대한 책정 근거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민자 기숙사 설립은 학교와 민간운영업체가 협의해 진행하므로, 학교 당국은 민자 기숙사비에 대한 책정근거를 요구할 수 있지만 기숙사비 책정근거에 대해서는 ‘민간 업체의 영업상의 비밀’이라는 것.

국립대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공개한 자료에서 서울대 임차료 운영비 지급현황과 강릉원주대학교 생활관비 산출근거를 보면, 현재 민자 기숙사비 중 일부가 건축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앞으로도 민자 기숙사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세를 살고 있는 학생들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주거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학가 원룸시장에서 전세의 월세전환율이 10%를 웃돌고 있다. 즉 보증금 1000만원을 월세 10만원으로 환산해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목돈이 없는 청년층은 주거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내리고 월세를 올리는 경우가 이제는 다반사다. 지나친 보증금을 받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통상 임대인은 한 달치 월세만 보증금으로 받는다. 신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세 달치 미만으로 받는 시스템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임차인이 받는 피해는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의 월세 전환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안녕하지 못한
‘청년 주거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거래량(확정일자 취득 세입자 기준)은 54만388건으로 전년(45만122건) 대비 20% 포인트 증가했다. 전세는 같은 기간 87만3705건에서 83만 2784건으로 4만921건 줄었다.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3%에서 지난해 39.4%로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 임대시장의 구조변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주거시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해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한 주거권을 위해 지자체가 힘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남도학숙’이 대표적이다. 남도학숙은 광주·전남 인재육성을 목표로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학생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했다.

기자가 남도학숙을 방문해본 결과 깔끔한 내외관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모든 출입은 작은 카드로 통했다. 1층에는 장학부와 관리부 등 학생들을 위한 관리부서가 자리하고 있었다.


남도학숙·행복기숙·희망하우징…대안 부상
각종 편의시설에 비용도 한 달 10만원대 수준


남도학숙은 지역 기업인·농민·상공인·근로자·공직자·학생 등 17만여명이 기탁한 성금을 모체로 시·도비와 군비 등 278억원의 재원으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공동으로 설립해 1994년 2월28일에 개관했다.

이러한 지자체의 후원으로 수많은 대학생들이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남도학숙은 서울 1호선 대방역과 서울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사이에 위치해 인근 대학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대지는 2362평, 연면적 9871평으로 지상 11층과 지하3층으로 남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총 수용능력은 810명(남 444명, 여 366명)이다.

남도학숙에는 도서관, 체력단련실, 휴게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기숙사 내에서는 기본적인 생활훈련, 태도훈련과 더불어 교양강좌까지 열린다.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장학금 지원도 있다. 입사생은 시군별 정원이 정해져 있어 학업성적과 생활정도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시·도 및 남도학숙 장학부가 이러한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고향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다.

이밖에도 지방 유학생을 위한 학교 밖 기숙사인 지자체 학사는 경기도장학관(쌍문), 강원학사(난곡), 충북학사(당산), 서울장학숙(방배), 탐라영재관(가양) 등 서울에 위치해 있다.

입주 대상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다. 수용인원은 규모에 따라 다양하다. 각 학사의 기숙사비는 월 10만원에서 17만원까지 저렴한 편이다. 지자체 학사는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에 사는 학생만 신청할 수 있지만, 거주 기간을 따지는 곳도 있다.

모든 학사가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전문대생은 신청할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전문대학의 4년제 학과는 예외가 되기도 한다.

민자 기숙사의 절반 가격인 ‘행복기숙사’(사립대공공기숙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행복기숙사는 국토해양부와 사학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사립대 공공기숙사다. 단국대(천안)가 처음으로 문을 연다. 기숙사비는 월 19만원 수준이다.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우선 배정하고 기숙사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구한의대, 세종대, 경희대가 행복기숙사에 선정됐다.

또한 다가구주택 및 원룸을 임대할 수 있는 ‘희망하우징’도 눈에 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와 SH공사에서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생들에게 다세대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이를 통해 보증금 100만원에 월 8만∼10만원 선의 저렴한 월세 거주가 가능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H 대학생 임대주택은?

아무나 못 가는 ‘그림의 떡’

저소득층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고 있는 전세임대주택을 두고 ‘그림의 떡’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신청자에 비해 공급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신청자격 조건도 까다롭다.

정부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공공기숙사 및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했다.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청년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부족한 공급이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 실효성이 희미해졌다.

공급량 턱없이 부족
까다로운 자격 조건

정부는 올해 3000가구를 공급한다고 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100가구, 경기 600가구, 인천 100가구 등 수도권에 1800가구가 배분됐다. 

부산 140가구, 대구 80가구, 광주 80가구, 대전 140가구, 울산 10가구 등이다. 강원 120가구, 충북 110가구, 충남 160가구, 전북 120가구, 전남 30가구, 경북 110가구, 경남 90가구, 제주 10가구다. 그러나 입주대상자 1순위인 기초생활수급자 대학생을 제외한 2, 3순위권은 사실상 신청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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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