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보다 무서운 어린 포주들 천태만상

가출 여학생 모텔로 밀어넣고 ‘벗어!’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가출한 10대 여성 청소년을 유인해 성폭행한 후 성매매 시킨 10대 포주들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을 먹잇감 삼아 돈을 갈취하는 조폭 어른 포주들의 범죄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른보다 무서운 10대 포주들의 범죄 행각을 살펴봤다.

지난 4일, 울산지방경찰청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10대 청소년 2명을 포함한 일당 6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가출한 자매 A(14)양과 B양(18)을 비롯한 10대 가출 여학생 6명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모텔로 유인한 후 성폭행했으며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해 1200여회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여학생들이 성매수 대가로 받은 화대 1억8000여만원을 갈취했으며 상습적인 감시와 폭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일당은 울산 지역의 조폭 이모(30)씨가 성매수남으로 위장해 성매매 알선을 고발하겠다고 협박, 600여만원을 갈취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290건 
70%가 미성년자

지난해 4월 가출한 C(18)군과 D(13)양은 가출팸으로 만나 찜질방과 모텔을 전전하다 생활비가 떨어져 오갈 데가 없어지자 C군이 D양에게 성매매를 제안했다. 1년여간 부산 및 경북지역에서 성매매 활동을 해온 C군과 D양을 성매수자 E(21)군 등 일당 4명이 유인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200여만원을 갈취했다. 부산사상경찰서는 지난 3일, E군 일당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C군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구속했다.

가출 여성 청소년들을 감금한 후 지방 대도시를 돌며 성매매를 시킨 박모(21·여)씨 등 일당 6명도 지난달 22일 서울경찰청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해 3월부터 스마트폰 채팅어플에서 성매수남으로 가장해 17세, 18세 여성 4명에게 접촉, 가출팸을 구성한 후 지방 대도시에서 성매매 알선을 해왔다. 가출 여성 청소년에게 하루 최소 4번, 성매매 한 건당 13만∼14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하게끔 강요하고, 이를 채우지 못할 시 부족금을 강탈하고 폭행했다.

박씨는 가출팸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나머지 남성 5명은 포주 및 감시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당은 모두 21세 동갑내기로 천안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그만둔 후 친구로 지내던 사이로, 동종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출팸 멤버 한 명이 탈출하자 범행이 들통날까 두려워 고향으로 피신했다가 경찰 수사로 붙잡혔으며, 성매매 청소년 4명도 함께 구속됐다.


청소년 성매매 배후 잡고보니…무서운 10대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접근해 사지로 내몰아

지난달 7일, 전북지방경찰청은 조건만남을 미끼로 성매수남의 금품을 갈취한 10대 일당 6명을 붙잡았다. 18세 여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성매수남을 모집, 고발 협박으로 남성 15명으로부터 900여만원을 뜯어내는 등 꽃뱀과 포주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러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포주 F양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일당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20대 여성을 6개월간 감금한 후 성매매를 시킨 20대 남성 김모(23)씨와 10대 동거녀 문모(19)씨가 지난 5월8일 경기시흥경찰서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경기도 시흥 소재 자신의 빌라에 G(20)양을 감금하고 40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해왔다. 또 화대 5000여만원을 갈취해왔으며 협박 및 폭행도 일삼아왔다.

G양이 성매매로 임신까지 하게 되자 빌라에서 도망쳐 나와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게 됐다. 경찰은 동거녀와 짝퉁 지갑 사업을 하기 위해 G양을 납치·감금·성매매 알선을 해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김씨를 구속하고, 임신 중인 문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G양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세 가출 여학생 2명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매매를 알선한 장모(17)군 등 일당 5명이 지난 3월 구속됐다. 지난 1월 중순부터 10여일에 걸쳐 하루 2~3차례씩 성매매를 알선해왔으며,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일본에 팔아 넘기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 일당은 여학생들에게 성매수남의 현금 및 휴대전화를 훔치라고 지시하기도 했으며, 성매수남의 현금 도난 신고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1일, 울산포항경찰서도 4개월 동안 14·17·19세 가출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박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 4월부터 가출팸 여성들을 대포차에 태워 김해·포항·진주 등을 돌며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성매매를 알선해왔다. 성매매 한 건당 매수비 15만원 중 5만원을 챙기는 포주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경찰조사에서 “내가 잘못한 것이 뭐가 있냐?”며 뻔뻔한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성매매 알선 10대 포주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유승희 민주당 의원실은 지난해 10월,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매매사범 연령별 사범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사범이 2008년 4만7869명에서 2012년 2만903명, 2014년 2만4455명으로 줄어든 반면, 20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08년 871명(1.82%), 2012년 1094명(5.23%), 2014년 1290(5.27%)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10년 대비 2.4배나 증가한 셈이다. 18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08년 388명(0.83%)에서 2012년 541명(2.59%)으로, 19세~20세 성매매사범은 483명(1.01%)에서 553명(2.65%)으로 증가했다.


하루 최소 4번
건당 13만∼14만원

유의원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청소년이 성매매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중·고교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범으로 단속된 청소년에 대해서도 현장 전문가들과의 상담 연계·교육 등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20세 이하 청소년 성매매사범 건수가 유독 증가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는 청소년에 의한 성매매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복준 전 동두천경찰서 수사과장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성매매 알선 범죄에서 10대 포주 범죄가 70%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경찰서에 접수된 13~18세 가출 신고 건수는 1만1279건이나, 가출청소년의 규모는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4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산되는 가출청소년의 규모는 남성 16만명, 여성 23만명으로 39만명이다. 가출 여성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생활비를 벌고자 성매매로 뛰어들고 있어 성매매사범은 경찰 조사 수치의 수십배에 달할 것이라는 여성단체의 설명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발생한 가출 청소년의 범죄는 17만1127건으로 주로 절도(36.3%), 폭력(27.4%), 사기 및 횡령(10.9%)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단체는 가출청소년의 주요 범죄유형이 남성 청소년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성 청소년의 경우 절도나 사기 및 횡령보다 불법유흥업소(가요주점, 오피스 등) 취업 및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한 성매매가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경찰청이 60만명 회원이 가입한 한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조사한 결과, 한 달간 ‘조건만남’ ‘원조교제’ 등으로 메시지를 전송한 성매수남이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수남의 규모 이상의 성매매 알선자 및 성매매 여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채팅어플 운영 업체는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등을 포함해 100여개 업체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성폭행…그리고 성매매 알선
대부분 미성년자 상대 ‘조건만남’

여성단체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부모 및 후견인 동의 없이 아르바이트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 가출 여성 청소년들이 성매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소년범죄 중 절도와 사기 및 횡령, 성매매가 높은 이유가 여기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단체는 “가출 여성 청소년들이 여전히 성매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에서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곳이 성매매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근로기준법 제66조(연소자증명서)에서는 ‘사용자는 18세 미만인 자에 대하여는 그 연령을 증명하는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와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서를 사업장에 갖추어 두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는 데도 제약이 따라 편의점·PC방·일반 식당 등의 청소년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성인은 줄고
아이는 늘고

여성인권상담소는 “가출한 10대 여성 청소년들이 성매매하다 임신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하며 가출청소년에 대한 보호시설 마련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가출청소년들이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 청소년쉼터는 전국 119개소로 수용인원은 1200여명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가출청소년 추산 대비 0.3%, 가출청소년 1000명 중 3명만이 청소년쉼터에 머무르는 셈이다. 청소년쉼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쉼터에 머물지 못한 가출청소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및 밀집지역에서 가출팸을 모집해 숙박을 모색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해당 커뮤니티 카페나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해 숙식제공자를 모집, 이 과정에서 성매매 알선자 및 매수자와 접촉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출청소년들의 커뮤니티 카페 ‘가출한사람들의놀이터’(회원수 5134명, 8월13일 기준) ‘일행구해요’ 카테고리에서는 금전 및 숙식 제공하는 도움 제공자의 글이 하루 40여건이나 게시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쉼터에 입소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우발적인 가출이 많다”며 “청소년쉼터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안정을 찾은 후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 속의 가출청소년들에게 청소년쉼터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라 안타깝다”며 “정부 예산 확대 방침에 따라 청소년쉼터 증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출청소년의 지원사업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남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소장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소년쉼터는 가출 여성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며 “아이들이 편안하게 머물 만한 쉼터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조건만남은 가정폭력과 방임을 못 견뎌 가출한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청소년들의 보호처분에 대한 처벌 피해 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성매매 알선자 및 성매수자들이 이를 악용해 신고를 못하도록 협박하거나 상습적인 성폭행을 하기도 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이에 청소년 성매매 피해 전문 상담소가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숙식 어려워
성매매 자청?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도 <여성신문> 인터뷰를 통해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매매로 내몰리는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나 지원 체계가 빈약하다”며 “심지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피해 전문 상담소는 전국에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 시 안전하게 지원받을 수 있고, 재유입을 방지할 수 있는 통합지원 서비스가 제공하는 상담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한국소년정책학회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지원 대책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의 증가는 죄의식 약화(78.5%), 기업화 및 조직화(45.8%), 포주 및 보도방의 부활(13.3%) 등으로 분석된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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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