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던 아웃백의 몰락 내막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사라진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패밀리레스토랑의 대표주자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한국 진출 1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외식 트렌드의 변화와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악화 등으로 인해 아웃백 측에서 매장 축소를 강행, 질적 향상을 통한 재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34개 매장이 폐점됨에 따라 항간에는 ‘매각설’과 ‘국내 진출 실패설’ 마저 떠돌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전성기를 이끈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4개 매장을 폐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109개 매장을 운영하던 아웃백이 31.2%에 해당하는 매장 점포의 문을 닫은 것이다.

무더기 폐점

영업 종료 매장에는 명동중앙점(11월17일), 광화문점(11월19일), 중계점(12월1일), 광주충장로점(12월2일), 왕십리점(1월5일), 홍대점(1월8일), 종로점(1월19일), 센텀시티점(1월22일) 등을 포함한 전국 34개점이다. 지역별 폐점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16개점, 경기도와 부산 각 4개점, 광주와 대구 각 2개점, 기타 6개점이다.
아웃백은 공식입장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폐점하고, 질적 향상을 통한 매출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질적 향상의 일환으로 각 매장의 품질 개선과 혁신적인 플래그십 지점 오픈, 정통 웨스턴 메뉴 개발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본사 담당자는 “지난해 10월 2015년도 사업계획을 새롭게 수립하면서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대거 매장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며 “외식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아웃백이 국내 진출 18년 만에 매출 하락을 불러왔고, 매장 축소를 통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2015년도 사업계획은 조인수 전 한국피자헛 대표이사를 블루밍 브랜즈 사업개발부분 임원으로 영입하면서 수립됐다. 지난 2008년 5월6일, 아웃백 100호점(김해점)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박재홍 대표이사가 “2012년까지 150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아웃백 본사는 이번 34개점 폐점에 대해 가장 큰 원인으로 외식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매출 하락을 제시하고 있다. 2008년 2750억원, 2009년 2774억원, 2010년 285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아웃백은 2011년 이후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때부터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진출 18년 만에 최대 위기 
전국 110개 매장 중 34개 폐점

외식업계 담당자는 “아웃백은 다른 패밀리레스토랑이 샐러드바를 통해 뷔페 형태로 운영되는 형식을 끝까지 도입하지 않아 고객들로부터 점차 외면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2000년대 초중반까지 패밀리레스토랑이 전성기를 이루다 2000년대 후반부터 웰빙 열풍이 불어 한식뷔페가 급증한 것도 한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아웃백 본사 담당자에 따르면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장수를 축소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전국 아웃백 매장이 200석 내외 100∼200평 규모의 대형 상가에서 운영되는 만큼 상가 임대료가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웃백 매장당 월 평균 매출이 2억7000만원에서 최근 2억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설명한다. 아웃백을 비롯한 베니건스와 TGI프라이데이스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으며 코코스, 씨즐러,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은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사라졌다. 반면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인 CJ푸드빌의 빕스와 이랜드의 애슐리, 삼양에프앤비의 세븐스프링스는 메뉴 및 매장 구성의 변화를 통해 고객 수요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아웃백은 지난 1997년 4월 김포공항 인근에 1호점 공항점을 오픈했다. 이후 우리나라에 패밀리레스토랑 전성기를 불러왔으며 2002년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점포수 1위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100호점인 김해점을 오픈하면서 점포수 150개 매장 오픈 계획을 밝힐 정도로 아웃백의 전망이 밝았다. 매년 10여개 점의 직영점을 오픈하던 아웃백은 이후 마지막 신규 매장인 125호점 거제점을 오픈하기까지 6년이 소요됐다. 25개점에는 점포 이전 매장과 점포명 변경 매장도 포함돼 있어 신규 매장은 이에 못 미친다.

아웃백 미국본사가 지난 2010년 한국 법인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다. 당시 매각에는 CJ, 한국투자파트너스, 호텔신라, 유럽계 최대 사모펀드인 퍼미라, 베어링, 유니타스캐피탈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 협상 과정에서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아웃백의 매각 비용으로 3000억원대가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아웃백은 올해 들어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15년 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수원역사점, 해운대점, 김포점, 대전유성점 등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획일화된 매장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해운대점은 오픈 키친형, 수원역사점은 아웃백 최초 개방형으로 인테리어를 단장했다.

오픈 키친 및 개방형 인테리어 형태로 지난 2월27일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내에 오픈한 김포점은 프레시바를 통해 과일쥬스의 제조 과정을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한 김포점에서는 김포점만의 메뉴인 ‘할라피뇨 퀘소 스테이크’ ‘잠발라야 치킨라이스’ ‘카카두 김치 그릴러’ 등의 신메뉴와 여성 고객만을 위한 ‘파니니’ 3종 신메뉴도 판매 중이다. 6월 오픈 예정인 센트럴시티점은 매장의 한쪽 벽면에 미술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매장의 품격을 높일 전망이다.

부메랑 캠페인

아웃백은 소중한 인연과의 따뜻한 식사라는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만남을 돌려드려요’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부메랑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광고 모델로 1997년 영화 <비트>의 주인공 정우성, 고소영을 발탁해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캠페인 광고에서 정우성은 고소영에게 오랜만에 안부 문자와 함께 부메랑 프렌즈 초대장을 보내고, 아웃백에서 식사를 나누며 추억을 얘기한다. 실제로 아웃백은 지난 10일부터 고객을 대상으로 부메랑 프렌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참여자에게 최대 18%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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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