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조현아보다 더한 재벌가 따님들 비(秘)스토리

금지옥엽 키웠더니 사고뭉치 됐네~

[일요시사 경제1팀] 김성수 기자 = '땅콩 리턴'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됐다. 사실 재벌가 딸들의 괴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툭하면 한번씩 말썽을 일으켜 입길에 오르내린다. 집집마다 꼭 한 명씩 있을 정도.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운 '공주님'때문에 뒷목 잡은 재벌가 사연을 담아봤다.

대기업 재벌가 '따님'들의 스캔들은 끊이지 않았다. 뻔뻔하게 남의 돈을 떼먹는가 하면 어이없게 파산 신청을 한 재벌녀. 마약에 손을 대거나 입학 비리로 망신당한 재벌녀도 있다. 그동안 숨겨온 사생활이 드러나 진땀을 흘리는 재벌녀까지 있었다.

돈 떼먹고 오리발

넥센타이어는 오너의 딸이 남의 돈을 갚지 않아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사건의 발단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차녀 강모씨는 2010년 12월 한 경호 용역업체를 찾았다. 그리고 이듬해 1월까지 약 2개월간 업체 직원 송모씨를 고용, 전남편의 사생활을 캐달라는 의뢰를 했다. 둘은 과거 국내외에서 송씨가 강씨를 경호한 인연이 있었다.

강씨는 계약 기간이 끝나자 안면을 바꿨다. 당초 약속한 돈을 달라는 송씨의 요청을 묵살했다. 강씨는 차일피일 시간만 질질 끌다가 급기야 연락까지 끊었다. 한 달 넘게 그랬다. 화가 난 송씨는 서울 서초구에 사는 강씨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미수대금 1500만원을 요구했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도저히 돈을 받아낼 수 없게 된 송씨는 결국 강씨를 상대로 용역비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다. 송씨는 "A씨가 자신을 고용하는 대가로 15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의 결과는 송씨의 완승. 법원은 "강씨는 송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고, 소송비용도 강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채무소송에 파산신청

그래도 강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회사 연매출이 수조원에 달하는 데다 부친과 친척들의 재산이 재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부자 집안의 딸 수중에 1500만원도 없다는 점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남승우 풀무원 사장도 딸 때문에 한동안 머리를 싸맸다. 전 사위가 한 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딸의 이혼 사실이 알려진 것. 게다가 파산신청까지 해 구설에 올랐다.

검찰은 2012년 4월 가장납부(장부상으로만 자금을 회사에 내는 것)를 통한 유상증자로 선량한 투자자들을 울린 코스닥 기업 펜타마이크로 대표 이모씨와 금감원 직원, 사채업자 등을 구속했다. 여기에 남 사장의 전 사위였던 박모씨가 끼어있었다.

집집마다 꼭 있는 트러블메이커
툭하면 한번씩 말썽일으켜 입길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10월 박씨가 펜타마이크로를 인수할 것이라는 정보를 흘린 뒤 305억원 규모의 가장납부 유상증자를 했다. 박씨가 남 사장의 사위인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박씨가 펜타마이크로를 인수한 이후 이씨와 박씨는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00억원과 105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팔아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 펜타마이크로는 주가가 폭락해 2010년 말 상장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이혼 사실이 드러났다. 남 사장의 장녀 남모씨는 2000년대 초 박씨와 결혼해 2010년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둘의 이혼설이 돌았지만, 확인된 것은 박씨가 연루된 사건을 통해서였다.
 


이 사건 이후 두문불출했던 남씨는 2012년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갑자기 '파산 신청'을 해서다. 남씨는 그해 5월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및 면책 신청을 냈다. 이 일도 전남편 박씨와 무관치 않다. 남씨는 박씨와 함께 지인 소개로 만난 정모씨로부터 40억원을 빌렸다. 박씨가 운영했던 코스닥업체 네이쳐글로벌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명목이었다. 네이쳐글로벌은 그해 8월 횡령·배임 사건이 터졌고, 4개월 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거쳐 상장폐지됐다.

겁없이 대마초 손대

이후 부부가 이자 등 채무 변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정씨는 사기 혐의로 두 사람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남씨가 조용히 파산 신청을 한 것이다. 2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중견그룹 오너의 자녀가 "수중에 한 푼도 없다"고 한 것은 쉽게 납득이 안 됐다. 국내 대형로펌인 태평양을 통해 파산 신청을 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았다.

딸이 지저분한 사건에 연루된 재벌가도 있다. 현대가와 금호가다. 두 집안은 한동안 얼굴을 들지 못했다.

경찰은 2012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현대가 방계 3세 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두 달 뒤 검찰로 송치된 이 사건은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의 딸인 정씨는 성북구 자택 근처 차량 안에서 한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넘겨받아 함께 피운 혐의를 받았다.

철부지 딸 괴행에
회장도 두손 들어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며칠 뒤 국외로 출국했지만 보름 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대마초 흡연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공항에 잠복해 있다가 입국하는 정씨를 체포한 것. 경찰은 체포 직후 정씨의 머리카락과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분석 감정을 의뢰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

금호가는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에 휘말렸다. 2012년 8월 수사를 시작한 인천지검 외사부는 그해 11월 위조 서류로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 47명을 적발했다. 1명은 구속, 나머지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5000만∼1억원 가량의 돈을 주고 입학 서류를 위조한 뒤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았다.

부정입학 사건 망신

학부모는 재벌가 4명, 상장사 임원 4명, 중견기업체 경영 21명, 의사 7명 등 대부분 부유층이었다. 특히 대기업 총수 가족도 포함돼 시선을 모았다. 바로 금호가였다.

 

<kimss@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br> 연결고리 추적

‘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이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수사는 ‘집사 게이트’다.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김예성씨가 연관된 부실기업에 다수의 대기업이 투자한 게 핵심이다. 일부 증권사는 기업가치까지 과대 해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해당 기업에 투자한 대기업 오너들을 전부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집사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는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이하 IMS)다. 이 기업은 렌터카 업체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수백억원대 빚더미에 앉았지만 복수의 대기업으로부터 ‘수상한 투자’를 받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IMS 설립에 관여한 김예성씨가 김건희씨의 최측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고 있다. 투자 강행 로비용으로? 특검팀은 지금까지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유니크, 중동파이낸스 등 투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만이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오정희 특검보는 지난 22일 “조현상 부회장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신속히 귀국해 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조사 기업은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보유한 IMS에 2023년 6월 무렵 5000만~10억원을 투자한 곳들이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으로부터도 10억~50억원씩 총 184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이 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투자(오아시스3호펀드)를 통해 투자됐다. 오아시스3호펀드는 선순위 130억원과 후순위 70억원 투자 구조로 결성됐다. 184억원 중 약 46억원은 기존 주식을 매입하는 ‘구주 매입’ 방식으로 집행됐다. 이 자금이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되는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이사는 김예성씨의 아내인 정모씨다. 누적적자가 수백억원대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점과 김예성씨가 차명 회사를 통해 46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올리던 시기의 자금 흐름이 수상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형사사건 및 오너 리스크 등이 존재했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이해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기업들 배임 가능성 실제 IMS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에 부채가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증권금융의 투자가 의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증권시장 유동성 보강과 투자자 예탁금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때는 증권시장 안정화 기능을 담당했을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역대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출신들이었고 윤 전 사장은 금융위 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현 김정각 사장도 FIU 원장 출신이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 당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쳤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경위와 투자 근거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IMS, 자본잠식에 부채만 1000억대 한국증권·신한·효성 수 십억 투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공기업에 해당하고 준정부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한 게 한국증권금융이다. 공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HS효성의 투자 시기는 지난 2024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최고 경영진이 경고 처분을 받기 직전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조 부회장의 16년간 차명 주식 보유기업 계열사 신고 누락을 지적했다. HS효성은 또 2024년 상반기 그룹 인적 분할을 앞두고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특검팀은 HS효성이 김건희씨에게 간접적으로 로비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3월 ‘택시콜 몰아주기’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받았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가맹사 이중계약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2023년 5월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직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기다. IMS에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손실 가능성을 검토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펀드 손실 시 투자자의 투자원금 손실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계약하기도 했다.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등은 선순위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참여했고, HS효성은 조영탁 IMS 대표, 유니크, 경남스틸 등과 함께 후순위 유한책임조합원이었다. HS효성은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도요타)를 통해 총 35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후순위 조합원은 조합이나 회사가 청산될 때 가장 마지막에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먼저 투자한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한 후 남은 금액이 있을 때만 돌려받을 수 있어 투자금 회수가 불발될 여지가 있어 리스크가 크다. 기업가치 과대 포장?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투자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등은 최대 4년 이내에 IMS ONE의 IPO(기업공개) 혹은 M&A 실패 시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함께 검토했다. 투자 현황 보고서상 투자 원금 회수는 투자 구조와 투자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구조를 보면 오아시스3호펀드 투자 구조상 선순위 조합원에게는 후순위의 우선손실충당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손실충당제도란 투자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후순위 조합원이 손실을 먼저 떠안는 것이다. HS효성이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했다는 의미다. 투자 구조 외에 신용보강 조건으로 한국증권금융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상환 청구권(풋옵션) ▲동반 매각권 등 3가지 권한을 확보해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위험한 투자는 곧 투자업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특검팀도 앞서 청구했던 압수수색영장에 이들 기업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해당 압수수색영장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는 IMS에 대해 수천 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IMS 기업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PSR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 IMS 시가총액을 2177억~2488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IMS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당기순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처리하지 못한 결손금만 1276억원에 달한다. 김예성씨는 정씨의 출국금지가 풀리면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특검에 전달했다. 정씨가 베트남으로 들어와 자녀 돌봄 문제를 해결하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특검팀은 정씨의 출국금지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씨도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정씨를 상대로 김예성씨 부부가 제주도에 마련한 자택의 보증금 출처를 요구하는 등 김예성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원’의 행방과 용처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금융정보 제공 동의 등에 대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예성씨 측은 거래 내역 등의 입증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흐름 수사 고삐 특검팀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예성씨가 특검 수사에 대비해 도피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처에 나섰다. 이에 압박을 느낀 김예성씨가 태국으로 다시 도주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예성씨 측은 비자 문제로 잠시 태국을 방문했을 뿐 베트남 거주지를 옮긴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예성씨 연락처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