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말 많고 탈 많은 프로야구판

구단이고 감독이고 팬들이 까라면 까?!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프로야구판이 연일 시끄럽다. 한국시리즈 때문이 아니다. 한 사령탑이 여론의 비난을 버티지 못하고 팀을 떠났으며, 또 다른 감독은 반대로 지휘봉을 잡았다. 4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한 구단은 프런트와 선수들 간 내홍이 불거지면서 사장과 단장이 함께 퇴진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난리도 이런 난리브루스가 없다.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된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10월19일 구단과 2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팬들의 반발을 샀다. 기아가 지난 3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데다, 2년 연속 8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10월22일 팬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재계약 심경을 밝히며 명예회복을 약속했지만 여론은 더 악화됐다. 안치홍에 임의탈퇴를 언급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선 감독은 10월25일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비참한 퇴진

누리꾼들은 환영했다. 아이디 0078****은 자신의 블로그에 “임의탈퇴란 선수가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절대 나오지 않을 얘기다. 안치홍 선수 같이 사생활에 문제가 없는 선수가 들을 말은 아니다. 선동렬 감독이 중요선수가 입대를 하면 내년 자신의 입지가 위험해진다고 내놓을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부터 알려진 선동렬 감독의 인성이나 실력이 사방에 알려졌으니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적었다.

해당 글에 아이디 imlo**는 “선수로서 명성을 감독으로서 다 날려 버렸다”며 “짤려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daum****은 카페에 ‘무서운 팬심, 선동렬 감독을 보내며, 세상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누리꾼은 “아무리 결과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동렬 불패’ 외치며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열광하던 팬들은 선동렬을 불구대천의 원수 보듯 하더군요. 타이거즈 팬들은 선동렬 감독을 물러나게 했지만, 정작 그들이 잃은 건 팀의 레전드 국보급 투수 선동렬인 거 같아 마음이 무겁고 안 좋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을 했어야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무리 인거 같습니다”고 전했다.

선동렬 감독의 사퇴 이후 야구판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야신’ 김성근 감독의 거취였다. 김성근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해체로 자유의 몸이 됐고 기아를 비롯해 SK, 롯데가 새 감독을 모셔 와야 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한화를, 한화는 김 감독을 택했다. 팬심에 밀려나간 선 감독과 달리 김 감독은 팬심에 의해 한화 사령탑에 올랐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김 감독 선임을 원하는 한화 팬들의 청원이 이어졌고, 1인 시위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팬들의 마음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도 폭발적 반응이었다. 결국 한화구단은 김 감독을 선임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에는 ‘만년 꼴지’ 한화의 돌풍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아이디 rera****은 “정말 내년 한화 볼만할 듯.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갈아엎는 스케일이…”라고 전했다. 

아이디 cyw8****은 “내년 시즌이 벌써 기대가 되네요. 선수들의 정신수양+체력단련+감독의 코치(데이터야구로 SK 시절 수비시프트로 유명했죠. 다른 팀에서의 웬만한 안타가 수비시프트로 그 선수가 그 자리에 이미 가 있어서 아웃되는 신기한 경우가 많았음)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선동렬 내쳐지고, 김성근 모셔졌다
‘롯데사태’ 점입가경 “뿌리 뽑아야”

선 감독과 김 감독의 극명하게 갈린 운명보다 더 큰 화젯거리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내홍이다. 롯데 구단을 이끌던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최근 사의를 표했다.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내린 결정이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퇴보다는 명확한 원인규명과 사태의 본질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가려내는 게 먼저라는 것.
 


‘롯데사태’의 시작은 지난 5월 선수단 항명 사태였다. 롯데 주력선수 30여명이 구단에게 특정 코치와 프런트 임원을 거론하며 함께 하기 어렵다고 반발한 것. 구단 측이 해당 코치를 해임하면서 논란은 가라앉는 듯 보였지만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김시진 전 감독의 해임 여부를 놓고 또 다시 내홍이 불거졌다. 지난 10월27일에는 선수단이 프런트의 특정인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성명서에 거론된 인물은 이문한 운영팀장. 이 팀장이 반박에 나서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졌고 선수단 항명사태 때 거론됐던 ‘CCTV 사찰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롯데사태는 정점을 찍었다.

롯데는 올 시즌 원정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묵었던 호텔 CCTV를 통해 선수단의 사생활을 감시했다. 이에 선수들이 구단에 항의했고, 선수단과 프런트의 골은 깊어졌다. CCTV사찰을 주도한 인물은 최 사장. 롯데팬들은 롯데 프런트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 사장과 배 단장의 사의했지만 롯데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뿌리까지 쳐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디 소나타****은 “NC 보기 부끄럽다. KT 보기도 부끄럽다. 원년구단으로서 모범적인 경력이 아니라 추하고 더러운 면만 가득 쌓아 올려놓은 것 같다. 그냥 이번에 롯데는 야구에서 손 뗐으면 한다. 1년간 부산에서 야구 안해도 좋으니까 좋은 기업이 인수해서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 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밝혔다.
 

아이디 돌만수선징징****은 구단주의 개입을 요청했다. 이 누리꾼은 “이번만큼은 구단주가 직접 나서야 된다. 김승연 (한화)구단주처럼 의지를 가지고 개혁해내지 않으면 솔직히 어떤 사람이 또 와도 남은 프런트하고 또 동화된다. 지금은 구단주가 귀를 열고 칼 들고 나서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한화 4강 가나?

롯데그룹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아이디 조나*은 “이 사태는 고 최동원 선수 시절부터 변하지 않는 롯데라는 기업의 악질적인 야구단 운영의 결과입니다. 내년에도 롯데 이름이 달린 야구단의 경기를 보면 기분이 찝찝해 질 것 같아 안보려 합니다. 야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팬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롯데는 야구에서 손 떼 주세요. 그리고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롯데 불매운동에도 동참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5개 구단 감독 교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개 구단이 모두 감독을 갈아치웠다. 지난 10월31일 롯데는 새 감독에 이종운 1군 주루코치를 선임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물러났다. 이 감독은 아직 2015시즌 청사진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사태’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년간 함께 했던 김응용 감독과 작별하고 지난 10월25일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을 선임했다.
이만수 전 감독과 계약이 만료된 SK는 김용희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2011년 9월 SK 2군 감독으로 부임해 3년간 팀을 이끌었으며 올 시즌에는 SK 육성총괄을 맡아 팀 내부를 챙겨왔다.

기아는 선동렬 전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직후 김기태 전 LG 감독을 선임했다. 두산은 1군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김태형 감독을 선택해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초보’라는 우려가 있지만 두산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해>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