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거, 월드컵…그래도 불씨는 살았다

2014년 상반기 결산 & 하반기 전망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여파로 냉각됐다. 각종 규제 철폐 등 활성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씨를 살려놓았는데, 이 방안의 발표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하락세가 결정타라는 반응이다. 여기에 세월호 여파와 지방선거, 월드컵 등으로 신규 주택시장이 5월과 6월 들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26대책 여파로 냉각
큰 변화없이 회복 전망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2·26 대책 발표 후 3개월(2014년 2월27〜5월26일)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는 0.52%로, 지방중소도시가 0.1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발표 직전 3개월과 비교해 보면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 이후 얼마나 침체된지 알 수 있다. 발표 직전 수도권 아파트 3개월(2013년 11월 말〜2014년 2월 말)간 매매가는 0.40% 상승했다.

5월 들어 위축
침체기 들어서

이 기간 중 박근혜 정부는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 2주택 분양 허용 등 주택시장 규제완화를 공격적으로 펼쳤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말 양도소득세 취득세 한시적 면제가 종료됐음에도 연초에 매매가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재건축시장이 움직이면서 강남권에서 강북, 도심권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하지만 2·26 대책 발표 후 매수자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매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발표 후 3개월 간 수도권 세부 지역 변동률은 서울 -1.07%, 경기 -1.00%, 인천 -1.10%, 신도시 -1.90% 등 수도권 전역에서 하락했다. 강남구 등 강남3구는 -1.40%로 하락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집값이 비싼 수도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전월세 임대소득을 기대했던 다주택자들이 매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3주택 이상자에만 과세됐던 전세금 과세를 2주택 이상으로 강화했고, 2주택자도 2016년부터 과세키로 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2·28 대책 이후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세금부담과 소득 노출을 우려해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 오피스텔 등 임대형 주거시설을 기피하는 것과 달리 이번 대책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상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가가 2·26 대책의 ‘풍선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3월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에 따르면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64.6%로 지난달(73%)보다 8.4%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상가 낙찰가율은 65.3%로 2월(62%)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경매 응찰자도 평균 3명에서 3.9명으로 늘었다. 전월세 과세조치가 발표된 후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보다 상가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가구주택 3월 낙찰가율도 64.9%로 전달 대비 8.6%포인트 떨어졌고, 아파트(84.2%), 연립·다세대(74.6%)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소폭 상승한 데 비하면 상가 낙찰가율은 3.3%포인트나 올라 상가에 대한 투자수요를 실감케 했다. 실제 오피스텔 수익률은 공급과잉으로 계속 하락 중이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0년 8월 6.0% 이후 올해 2월에는 5.6%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올해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4만1312실이 입주예정이어서 수익률 저하가 예상된다.
반면 상가 및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수익형부동산은 풍선효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트럴 애비뉴 상가의 경우 지난 2월 대비 3월의 문의는 3배, 계약률은 2배가량 증가했다. 입지가 양호한 상가는 최대 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송파 문정지구 문정 법조프라자 1층 상가는 거래가격이 3000만〜4000만원 상당 웃돌고 있다. 인근 지식산업센터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2014년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은 강남과 동탄2, 위례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뜨거웠다. 특히 강남권과 위례신도시는 2013년부터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분양물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방은 작년 상반기 청약성적이 우수했던 대구, 부산, 경남이 올 상반기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2013년 상반기 7.29대1이었던 경쟁률이 16.21대1로 크게 솟구쳤다. 부산시장도 저렴한 분양가와 입지적 장점이 청약시장을 후끈 달궜다. 이밖에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 ▲광주 전남혁신도시 ▲경남 양산물금지구 등 혁신도시 및 택지지구 내 공급된 단지들은 높은 청약률로 수요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상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14만1584가구로 작년 상반기(10만1914가구) 대비 약 39%가량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은 6만278가구로 2013년 상반기(4만703가구)에 비해 물량이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아크로힐스논현’(368가구) ‘역삼자이’(408가구)를 비롯해 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 강서 ‘마곡힐스테이트’(603가구)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총 1만7237가구가 분양됐다. 경기에서는 총 3만8513가구가 공급돼 수도권 전체 물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동탄2신도시 5414가구, 미사강변도시 3086가구 등 작년 청약성적이 양호했던 남동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공급이 집중 공급됐다.
지방은 2013년 상반기(6만1211가구)보다 33% 증가한 8만1306가구가 공급됐다. 대구(1만2097가구), 부산(1만599가구), 경상(1만6985가구), 울산(994가구) 등 영남권에서만 총 4만585가구로 물량이 집중됐다. 부산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투자가 증가했다. 대구는 작년 상반기 수성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외부투자수요의 증가, 지하철3호선 개통예정 호재로 신규 분양시장이 약진을 이어가면서 공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시별 공급물량은 ▲전남(9845가구) ▲충남(7004가구) ▲광주(6637가구) ▲충북(4942가구) ▲대전(3891가구) ▲세종(3726가구) ▲ 전북(2695가구) ▲강원(1981가구) 순으로 공급됐다.
상반기 전국 청약경쟁률은 4.63대1로 작년 상반기(2.69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전국 청약경쟁률의 상승은 대구(16.21대1), 전북(12.41대1), 부산(8.65대1) 등 지방 청약 단지들이 청약 불패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은 1.48대1의 경쟁률로 전년동기 대비(3.64대1) 낮아졌다.

상가·지식산업센터 웃고
오피스·다가구주택 울고


위례, 동탄2…
신도시는 치열

다만 수도권 중 서울 강남권, 위례, 동탄2신도시 등에 공급된 단지들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6.21대1로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오페라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는 평균 76.86대1의 경쟁률로 상반기 분양물량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 침산화성파크드림(38.48대1), 범어화산샬레(37.90대1) 등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2014년 상반기 오피스텔 시장은 지속적인 공급물량의 증가와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의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됐다. 2014년 상반기 입주물량(1만4549실)은 작년 동기(1만4486실)와 유사하지만 분양물량은 2만4448실로 작년 동기(1만5358실) 대비 59% 증가했다. 공급물량 증가세 속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국 기준 -0.07%를 나타냈다. 월세가격은 새학기 임차수요 영향으로 2014년 1분기 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지만 4월 들어 하락하며 -0.02%의 변동률을 보였다.
2014년 하반기에는 1만3681실이 늘어난 2만8230실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상반기에 분양한 오피스텔은 총 2만4448실로 전기 대비 약 3% 증가했다. 분양 물량의 약 62%가 수도권(1만5078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서울 1만1712실, 경기 3300실, 인천 66실이 분양됐고 지방은 대구(2437실), 부산(2231실), 전남(1666실), 광주(1241실) 등의 순으로 분양됐다.
서울은 강서구 마곡지구와 용산구에 분양물량이 쏠렸다. 강서구 마곡지구에서는 마곡디엠시티(1031실), 동익미라벨마곡(911실) 등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됐고 용산은 래미안용산 전면3구역(782실), 용산푸르지오써밋(650실) 등의 분양 물량이 공급됐다. 전기 대비 분양물량이 2.6배 이상 증가한 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북구 침산동·칠성동 등에 공급이 몰렸다. 부산은 해운대구에서 타워마브러스해운대(616실), 해운대투모로우(540실) 등 중형 단지의 오피스텔이 분양되면서 물량이 증가했다.
전국 입주물량은 전기 대비 약 25% 감소한 1만4549실로 서울(4105실), 경기(4239실), 부산(2873실) 등의 지역에서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전기 대비 입주물량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으나 부산, 광주, 충남, 세종 등의 지역은 입주물량이 증가했다. 충남, 세종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요로 인해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의 증가와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로 오피스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매매가격은 0.07%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이 발표되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매매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0.20%) 대비 월세가격 하락폭은 줄었지만 지속적인 공급 증가로 인한 치열한 임대경쟁 속에서 월세가격 변동률은 -0.02%로 나타났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 2007년 상반기(6.86%)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수익률 하락세 속에 2014년 상반기 임대수익률은 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5.78%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의 신규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정부 임대차선진화방안 발표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5.34%), 경기(5.78%)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보다 하락했고 ▲광주(7.72%) ▲대전(7.66%)은 소폭 상승했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201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26 대책의 국회통과 여부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거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장이 회복세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2·26 대책에 대해서는 조세 기준 완화와 과세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해 보인다. 위축된 주택시장은 6월 들어 조정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 여름 비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성수기에 접어들면 물가상승률 정도의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2·26 대책의 보완이 없으면 관망세는 지속될 수 있다.

활기 되찾을까
회복 기대감↑

리모델링의 경우 수직증축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고, 수혜단지는 이미 가격이 올라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 속도가 붙지 않고 있어 수직증축 영향력이 현재까지는 미미해 올 하반기 뚜렷하게 상승효과를 보긴 힘들다. 내년 정도에 사업 속도가 붙으면 분당, 평촌,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수직증축으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3㎡당 분양가가 16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분당 및 서울에서도 가격이 평균 이상이어야 하므로 효과가 제한적이다.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도 크지 않다. 2·26 대책이 걸림돌이 돼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규제완화 효과가 적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일부 하락세를 보여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재건축 시장 기대치가 수직증축 시장보다 조금 더 높다. 재건축은 과세 방안에 따른 투자 위축이 있지만 개포, 반포 등 저층 재건축과 강남권 중층아파트 수혜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인기 있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끝난 후에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중 아파트 인기지역 상가와 규제가 완화되는 지식산업센터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식산업센터는 역세권의 접근성 여부에 따라 분양률의 변수는 있겠다.
올해 전국적으로 13조원 이상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보상금이 침체된 토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상반기 대비 약 12% 정도 증가한 15만9257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도권은 총 8만9576가구가 공급될 예정. 서울은 성동구 텐즈힐(왕십리뉴타운3구역) 2097가구, 서대문구 북아현e편한세상(북아현1-3구역) 1910가구 등 강북권 재개발 물량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시흥 은계지구(5651가구), 동탄2신도시(2871가구), 송도국제도시(2590가구), 위례신도시(2374가구) 등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지방은 상반기 대비 14% 감소한 6만96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남(1만5974가구) ▲부산(1만3413가구) ▲세종시(1만261가구) 순으로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
하반기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만8230실로 상반기 대비 1만3681실이 증가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상반기(4만8975실)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 대기 중이라 오피스텔의 임대 경쟁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분양된 3만여실에 2014년 상반기 분양 물량(2만4448실)까지 더해져 당분간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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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게이트’ 김건희·대기업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이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수사는 ‘집사 게이트’다.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김예성씨가 연관된 부실기업에 다수의 대기업이 투자한 게 핵심이다. 일부 증권사는 기업가치까지 과대 해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해당 기업에 투자한 대기업 오너들을 전부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집사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는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이하 IMS)다. 이 기업은 렌터카 업체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수백억원대 빚더미에 앉았지만 복수의 대기업으로부터 ‘수상한 투자’를 받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IMS 설립에 관여한 김예성씨가 김건희씨의 최측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고 있다. 투자 강행 로비용으로? 특검팀은 지금까지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유니크, 중동파이낸스 등 투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만이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오정희 특검보는 지난 22일 “조현상 부회장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신속히 귀국해 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조사 기업은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보유한 IMS에 2023년 6월 무렵 5000만~10억원을 투자한 곳들이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으로부터도 10억~50억원씩 총 184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이 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투자(오아시스3호펀드)를 통해 투자됐다. 오아시스3호펀드는 선순위 130억원과 후순위 70억원 투자 구조로 결성됐다. 184억원 중 약 46억원은 기존 주식을 매입하는 ‘구주 매입’ 방식으로 집행됐다. 이 자금이 김건희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되는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이사는 김예성씨의 아내인 정모씨다. 누적적자가 수백억원대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점과 김예성씨가 차명 회사를 통해 46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올리던 시기의 자금 흐름이 수상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형사사건 및 오너 리스크 등이 존재했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이해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기업들 배임 가능성 실제 IMS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에 부채가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증권금융의 투자가 의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증권시장 유동성 보강과 투자자 예탁금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때는 증권시장 안정화 기능을 담당했을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역대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출신들이었고 윤 전 사장은 금융위 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현 김정각 사장도 FIU 원장 출신이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 당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쳤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경위와 투자 근거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IMS, 자본잠식에 부채만 1000억대 한국증권·신한·효성 수 십억 투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공기업에 해당하고 준정부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한 게 한국증권금융이다. 공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HS효성의 투자 시기는 지난 2024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최고 경영진이 경고 처분을 받기 직전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조 부회장의 16년간 차명 주식 보유기업 계열사 신고 누락을 지적했다. HS효성은 또 2024년 상반기 그룹 인적 분할을 앞두고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특검팀은 HS효성이 김건희씨에게 간접적으로 로비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3월 ‘택시콜 몰아주기’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받았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가맹사 이중계약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2023년 5월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직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기다. IMS에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손실 가능성을 검토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펀드 손실 시 투자자의 투자원금 손실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계약하기도 했다.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등은 선순위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참여했고, HS효성은 조영탁 IMS 대표, 유니크, 경남스틸 등과 함께 후순위 유한책임조합원이었다. HS효성은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도요타)를 통해 총 35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후순위 조합원은 조합이나 회사가 청산될 때 가장 마지막에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먼저 투자한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한 후 남은 금액이 있을 때만 돌려받을 수 있어 투자금 회수가 불발될 여지가 있어 리스크가 크다. 기업가치 과대 포장?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투자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등은 최대 4년 이내에 IMS ONE의 IPO(기업공개) 혹은 M&A 실패 시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함께 검토했다. 투자 현황 보고서상 투자 원금 회수는 투자 구조와 투자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구조를 보면 오아시스3호펀드 투자 구조상 선순위 조합원에게는 후순위의 우선손실충당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손실충당제도란 투자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후순위 조합원이 손실을 먼저 떠안는 것이다. HS효성이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했다는 의미다. 투자 구조 외에 신용보강 조건으로 한국증권금융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상환 청구권(풋옵션) ▲동반 매각권 등 3가지 권한을 확보해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위험한 투자는 곧 투자업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특검팀도 앞서 청구했던 압수수색영장에 이들 기업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해당 압수수색영장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는 IMS에 대해 수천 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IMS 기업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PSR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 IMS 시가총액을 2177억~2488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IMS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당기순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처리하지 못한 결손금만 1276억원에 달한다. 김예성씨는 정씨의 출국금지가 풀리면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특검에 전달했다. 정씨가 베트남으로 들어와 자녀 돌봄 문제를 해결하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특검팀은 정씨의 출국금지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씨도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정씨를 상대로 김예성씨 부부가 제주도에 마련한 자택의 보증금 출처를 요구하는 등 김예성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원’의 행방과 용처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금융정보 제공 동의 등에 대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예성씨 측은 거래 내역 등의 입증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흐름 수사 고삐 특검팀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예성씨가 특검 수사에 대비해 도피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처에 나섰다. 이에 압박을 느낀 김예성씨가 태국으로 다시 도주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예성씨 측은 비자 문제로 잠시 태국을 방문했을 뿐 베트남 거주지를 옮긴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예성씨 연락처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