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용’ 안철수·나경원·유승민·이준석 끌어안기

멀어진 4인방 다시 모을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공개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필요한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쉽지 않다. 이러다가 차기 총선서 정말 필패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국민의힘 내부서 감돈다. 최근 들어 내친 인물들이 다시금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내치기 전에는 이미지가 정말 괜찮았기 때문이다. 배신자, 총질러, 방해꾼에게 손을 다시 내밀게 될까?

22대 총선 디데이가 200일대까지 떨어지며 한층 더 바짝 다가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우려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돈봉투 사건 및 코인 거래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 내 악재가 연속적으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당협위원장 공모에 수도권 신청이 저조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급하다 급해
총선 빨간불

국민의힘은 최근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는 등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앞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서울 9곳 ▲부산 1곳 ▲인천 3곳 ▲울산 1곳 ▲대전 2곳 ▲경기 14곳 등 총 36개 지역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조강특위는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공모를 보고받은 뒤,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청년에 초점을 맞춰 젊은 기업인 등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의 특징은 현역 의원 외에도 원외 인사들 다수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 중에는 대통령실 출신의 인물도 포함돼있는데 바로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대통령실 출신으로는 2번째다. 상황이 이쯤 되자 국민의힘에는 한층 더 불안함이 감돈다. 부산 물갈이설, 수도권 험지 출마론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와서다. 


황보승희 의원 발 논란이 물갈이설의 시발점이다. 황보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 중·영도인데 그에게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논란이 일었다. 앞서 논란이 일자 그는 국민의힘 탈당 및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했다. 이런 탓에 부산 일대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관건은 황보 의원의 지역구에 누가 ‘공천’을 받게 되느냐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고 평가되는 검찰 출신 인사 가운데 부산 출신이 많다는 것도 물갈이설에 힘을 보탠다. 현재 부산 지역의 국민의힘 의원은 총 14명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중 일부 인사는 부산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 출마할 수 있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당이나 지역을 제대로 다져놓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이들이 주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특성 탓에 부산 지역은 보수당 소속으로 출마하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란 것도 특징이다. 수도권 험지 출마론도 현역 의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데, 영남권 소속 의원들을 대거 수도권에 출마시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안, 미리 민심 다져…비윤이나 필요
나, 보수 대표 여성 정치인급 인정

이미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소속으로 험지에 출마할 인물이 딱히 없다는 걱정이 나온다. 수도권에 인재가 고갈된 데다, 그나마 있던 인재들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다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일단 수도권은 확실히 문제로 거론되는데, 조강특위 공모 지역 36곳 중 무려 26곳(서울 14곳, 경기 3곳, 인천 3곳)이 수도권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수도권은 지역구 의석을 50% 가까이 차지할 만큼 수가 많다. 총선 때마다 중도 표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지역이고 전체 총선의 향배를 가르기도 한다. 이번에 포함된 수도권 26개 지역은 국민의힘이 대부분 패배해온 지역이라 더욱 험지로 분류된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선 단 한 지역도 가져오지 못했다. 신청만 하면 공천받을 확률이 높지만, 대부분 기피한다. 현역 의원이 없는 탓에 조직 관리가 힘들며 대표적인 ‘얼굴 없는’ 케이스로 불린다. 

게다가 제3지대들이 속속 출현하거나 출연을 예고하고 있어 국민의힘에 불편 요소로의 작용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무당층(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층)을 노리고 있으며, 무소속 양향자 의원의 경우 ‘청년층’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역시 조만간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 모두 ‘새 정치’를 내걸고 기존의 양당 정치세력을 타파하겠다는 게 주요 목표다. 현실적으로 제3지대의 성공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들이 노리는 지점은 기존 정당들의 빈틈이다. 국민의힘 역시 틈을 메우기 위해 방법을 고심 중이다.

그러나 결국 총선은 얼굴(인물)로 치러지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의 가장 큰 난관 중 하나가 바로 얼굴로 어느 인물을 세우느냐다. 막연하게 김기현 대표와 윤 대통령의 얼굴로만 총선에 돌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따르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뒤처져 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 키워드로 ‘방탄 국회’ ‘이재명’ ‘문재인정부’를 밀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언제까지 남탓만 하겠냐며 비판 목소리도 들린다.

갈길이 막막
악재 투성이

민생에 방점을 찍고, 괜찮은 메시지를 내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김 대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윤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국정운영 지지율이 30% 후반 대와 40% 초반대를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결국 자체적으로 ‘얼굴’을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온 셈이다. 이 같은 인식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지역구는 손을 대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에도 해당 지역을 손대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국민의힘에서도 일정 부분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인지도를 인정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성비위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으며 대표직서 물러났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원외서 세력을 꾸준하게 모아왔다. 그는 꾸준히 험지로 통하는 노원병에 출마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소속 출마는 불가하다. 그의 당원권 정지 시점은 내년 1월8일이다.

물리적으로 후보 등록 시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신청 자체도 쉽지 않다. 다만 당 지도부의 의결이 이뤄진다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이 전 대표가 나간 뒤, 국민의힘 청년층 지지세는 한동안 크게 휘청거렸다. 지금쯤 당 지도부에선 이 전 대표의 복귀 및 완전한 손절을 두고 청년세대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서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청년의 중요성을 연일 체감하고 있으며 현재 청년층의 지지가 굳건하지 않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이런 탓에 연일 청년에 방점을 찍고, 예비군 학습권 보장 법제화, 452억원 규모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 114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등을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이 같은 공약이 성공한다면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청년층이 국민의힘에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는 계속 민심 속으로 걸어 들어가며 보수 정치인에게 약한 부분을 공략해나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놓고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반기를 드는 중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민주당으로 입당하라는 힐난까지 나온다. 그는 윤정부의 정책, 오염수 방류, 킬러 문항 삭제 등 매 사안이 발표될 때마다 어깃장을 놓고 있다.

반기 접고
원팀으로?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 전 의원에게 분탕질만 한다며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용 의원은 유 전 의원을 향해 “정치인 유승민은 사라졌고, 정치 협잡꾼 유승민만 남았다”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유 전 의원이 자신의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유 전 의원은 범보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국민의힘과, 윤정부에 가한 공격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이 노리는 지점도 결국 ‘민심’으로 오염수 방류는 국민의 상당수가 반대 중인 사안이다. 국민의힘이 상당히 고민되는 지점일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당내에서의 이미지는 좋지 않으나, 대외적으로 유 전 의원의 인지도는 전 국민적으로 어느 정치인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유 전 의원은 일찍부터 민주당과 국민의힘, 윤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해왔다. 이른바 중도 무당층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결국 총선이나 다음 대선서 민심을 미리 다져놓기 위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유 전 의원의 내부 총질이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마땅히 대처할 방도가 없다. 여러 인사들이 유 전 의원에게 경고와 비판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징계 등의 조치는 따로 내려지지 않았다. 민심이 유 전 의원의 무기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당내 일각에선 총선 때 유 전 의원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인식도 생겼다. 그러나 여권의 거부감이 워낙 큰 만큼 실제로 손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 전 의원이 말로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면, 행동으로 일찌감치 지역구 다지기에 돌입한 인물이 있다. 바로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윤 대통령과 윤안 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외치고 나섰으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고 나섰다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규정됐던 바 있다. 

유, 차기 대권주자 1위 무당층 포섭
이, 청년표 계산 뒤 손잡을 지 결정

앞서 안 의원은 재보궐선거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지역구에 입성했었다. 그러나 전대 이후 김 수석이 다시 안 의원 지역구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안 의원은 지역구 변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입장서도 안 의원은 위협적인 존재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의 지역구를 윤심 공천 가늠자 격으로 보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계서 비윤(비 윤석열)계로 낙인찍혀버린 안 의원에게 다른 지역구를 제안할 경우,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 역시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처럼 민심에선 여느 정치인 못지 않은 인물로 통한다. 안 의원이 열심히 지역구를 다지고 있는 것은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의원에게도 험지 출마론과 본래 지역구였던 노원병 출마설이 제기됐으나, 현 지역구인 성남분당갑을 무조건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조금씩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개인적 행보에 쏠려 있다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지만, 안 의원은 스스로 미리 민심을 다져놓으면 당내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도당위원장 역시 다른 인물에게 양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일부 안 의원에 대한 정치적 인지도 등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당내 주류 세력과 갈등을 겪었던 터라 그의 손을 쉽사리 잡지도, 뿌리치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 유 전 의원과 반대로 잠행을 택한 인물도 있다. 바로 나경원 전 원내대표다. 나 전 대표는 대통령실의 압력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 자리서 물러났으며, 당 대표 출마도 포기했다. 

지난해 수해복구 현장부터 얼굴을 드러내며 지역구 관리에 힘써왔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공천 여부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전투력이 강한 나 전 의원 역시 필요한 인물로 보고 있다. 본래 보수 세력에게 호감도가 높았던 인물인 데다 보수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차기 총선서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얼굴 중 한 명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비윤·친윤 세력이 손을 잡아야 한다. 

단순히 당에 반기를 들었던 인물이라는 이유로 총선을 앞두고 내칠 경우, 보수당의 분열은 불보듯 뻔하다. 또 측근 공천, 낙하산 공천 등 공천 파동이 일어나게 된다면 차기 총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선 과정서도 수많은 다툼과 화해가 반복돼왔다.

내부의 적
역풍 우려

당시처럼 억지로라도 손을 잡고, 총선 승리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대표 역시 이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전당대회는 결국 내부 조직 다지기에 그치지 않아 극단적인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총선은 민심과 얼굴로 치를 수밖에 없어 하루라도 빨리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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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