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시민의 정당을 위해'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김상균 대표

[기사 전문]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스펙트럼이 아닌 ‘양 극단’에 가깝습니다. 거대 양당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정국을 주도하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꿋꿋이 명맥을 유지해온 정의당마저 고전하는 상황.

이러한 군소 정당 전멸 시대에 ‘완전한 시민의 정당’을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요시사>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끄는 김상균 대표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김상균입니다.

현재 우리 정치 지형은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정치 지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원주의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들의 힘으로 창당의 과정에 있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명칭과 로고를 그대로 가져온 이유는.

일단 기본적으로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의 창당 철학의 대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한때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열린민주당이 가졌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당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꿈이 좌절됐기 때문에, 그 꿈과 철학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열린민주당이라는 명칭과 로고를 계속 사용하게 됐는데...

(과거의)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서 기존 정치인 분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되셨어요. 시민정당의 고문으로 주진영 전 최고위원께서 참여하고 계시고, 나머지 분들은 현재 창당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Q. 냉정하게 ‘인물난’이 아닌지.

지금 현재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마치 ‘이 정당의 주인이 나다’라고 하는 주인의식을 갖고 정당이 창당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유명한 사람이 없다’는 부분에서 인물난은 맞지만 ‘인물난’이라고 하는 걸 저희가 정의 내리는 부분에서는 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당장 무슨 성과를 내야 된다고 하면 인물난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느리지만 차분하게 시민들이 다져나간다고 하면, 우리는 시민의 이름으로 끝까지 계속 갈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정치적 노선은?

저희 열린민주당은 다당제 정치개혁을 가장 큰 슬로건으로 내세웁니다.

결국 최근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원주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다수 시민들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철학이나 아니면 삶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시민이 만든다’고 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정당 이름으로 대표할 수 있고, 시민 목소리를 정치적인 어떤 정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적인 노선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서 ‘무조건 진보냐’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제 좀 낡은 프레임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우리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상식적인 정당, 때로는 진보일 수 있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이야기까지도 할 수 있는 좀 포괄적인 ‘상식적 시민정당’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수정하는 상황.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기본에 충실하면 충분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이 결정하고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되는 게 사실은 정당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여러 가지 과정에서 시끄러운 이유는 뭐냐면, 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은 따로 있고 그 인물을 견제하고자 하는 정치 세력들이 사실은 그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당헌당규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중앙위가 기존처럼 100% 후보자를 컷오프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사실은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되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압도적이었지만, 그게 열린민주당으로 넘어올 지는 미지수인 상황. 지지율에 대한 고민은?

일단 급하지 않으려고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과정 자체가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에서 일반 대중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또 당원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당원들이 그 안에서 한국 정치의 병폐들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주인정신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합류해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강욱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

설령 그게 문제제기하는 측의 입장에서 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도 과연 그게 6개월이라고 하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습니다.

정말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나섰던 그 개혁적인 정치인이 공식회의도 아닌 회의 직전의 어떤... 그게 ‘ㅉ’이든 ‘ㄸ’이든 간에 지엽적인 문제로 이 사람의 정치개혁적인 의지까지 의심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게 어쩌면 기득권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한 그런 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는 상황입니다.

 

Q. 현실적으로는 거대 양당만 살아남고 정의당은 몰락 수순인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이 사람들이 마치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상담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결국 국내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바꾼다고 믿고 있고요. 그 깨지지 못하는 룰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군소 정당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움직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 정의당이 건강했을 때, 노회찬 의원의 살아 계셨을 때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 정치 세력이었던 것만큼, 우리가 지금은 감히 정의당의 정치적인 스탠스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국민의힘 내부 갈등 양상에 대한 생각은.

최근 윤석열정부가 그동안에 애썼던, 도와줬던 세력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국은 토사구팽 형식으로…

20-30대 남성의 지지율이 굉장히 아쉬웠던 대선 국면에서는 마치 이준석 대표가 모든 것들을 다 책임져 주는 새로운 정치인, 젊은 정치인처럼 취급하다가 이제 어쩌면 당을 장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다 보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Q. 출범한지 얼마 안됐지만, 윤석열정부에 대해 평가하자면.

윤석열정부는 ‘기존에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시스템이 그렇게 약한 건가’라는 걱정이 들게 만드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지지율이 낮다고 하는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지지율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정도로 걸러지지 않는 시스템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1인이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 그건 결국 독재 국가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각을 본인들의 말을 잘 듣고(그런 사람으로 채우고) 또 정부 인사들을 본인 측근들로 기용하고 있는 데서부터 이 문제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요. 계속해서 국민들 비판이나 혹은 언론의 비판을 경시한다면 앞으로 지지율은 더 빠르게 급락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Q.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생각.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조용한 내조를 한다고 약속을 하셨죠. “아마 지금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는데, 혹시 조용하지 않은 내조였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저는 빨리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공식적인 직원들이 관리하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제2부속실 폐지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기 때문에 다시 설치할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건 대통령의 의중이라기보다는 통제받거나 관리받기 싫어하는 대통령 부인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항간에선 측근이 의전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데. 최근 의전을 보면,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전을 보면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이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부분들이 가장 큽니다.

그 과정 중에 대안으로 ‘정당 바우처 제도’를 실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당선될 수 있는 정치 세력에게 내가 표는 주지만, 내가 좋아하는 정치적 가치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소수 정당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바우처를 지원해서 이 정당들을 키우겠다’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우리 열린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 하고 싶은 말.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무결점’이라는 오류를 많은 시민들이 갖고 있는 거 같아요. 저는 100% 완전한 정부는 존재할 수도 없고, 분명히 문재인정부에서도 실수한 부분들이 있고 정책적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지하는 시민들이, 또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더 건강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요. 정치인을 지지는 하시되, 정치인을 섬기고 정치인을 신앙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정치부)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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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