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시민의 정당을 위해'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김상균 대표

[기사 전문]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스펙트럼이 아닌 ‘양 극단’에 가깝습니다. 거대 양당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정국을 주도하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꿋꿋이 명맥을 유지해온 정의당마저 고전하는 상황.

이러한 군소 정당 전멸 시대에 ‘완전한 시민의 정당’을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요시사>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끄는 김상균 대표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김상균입니다.

현재 우리 정치 지형은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정치 지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원주의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들의 힘으로 창당의 과정에 있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명칭과 로고를 그대로 가져온 이유는.

일단 기본적으로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의 창당 철학의 대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한때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열린민주당이 가졌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당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꿈이 좌절됐기 때문에, 그 꿈과 철학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열린민주당이라는 명칭과 로고를 계속 사용하게 됐는데...

(과거의)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서 기존 정치인 분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되셨어요. 시민정당의 고문으로 주진영 전 최고위원께서 참여하고 계시고, 나머지 분들은 현재 창당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Q. 냉정하게 ‘인물난’이 아닌지.

지금 현재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마치 ‘이 정당의 주인이 나다’라고 하는 주인의식을 갖고 정당이 창당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유명한 사람이 없다’는 부분에서 인물난은 맞지만 ‘인물난’이라고 하는 걸 저희가 정의 내리는 부분에서는 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당장 무슨 성과를 내야 된다고 하면 인물난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느리지만 차분하게 시민들이 다져나간다고 하면, 우리는 시민의 이름으로 끝까지 계속 갈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Q. 열린민주당의 정치적 노선은?

저희 열린민주당은 다당제 정치개혁을 가장 큰 슬로건으로 내세웁니다.

결국 최근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원주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다수 시민들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철학이나 아니면 삶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시민이 만든다’고 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정당 이름으로 대표할 수 있고, 시민 목소리를 정치적인 어떤 정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적인 노선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서 ‘무조건 진보냐’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제 좀 낡은 프레임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우리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상식적인 정당, 때로는 진보일 수 있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이야기까지도 할 수 있는 좀 포괄적인 ‘상식적 시민정당’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수정하는 상황.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기본에 충실하면 충분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이 결정하고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되는 게 사실은 정당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여러 가지 과정에서 시끄러운 이유는 뭐냐면, 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원하는 인물은 따로 있고 그 인물을 견제하고자 하는 정치 세력들이 사실은 그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당헌당규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중앙위가 기존처럼 100% 후보자를 컷오프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사실은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되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압도적이었지만, 그게 열린민주당으로 넘어올 지는 미지수인 상황. 지지율에 대한 고민은?

일단 급하지 않으려고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과정 자체가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린민주당이라고 하는 정당에서 일반 대중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또 당원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당원들이 그 안에서 한국 정치의 병폐들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주인정신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합류해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최강욱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

설령 그게 문제제기하는 측의 입장에서 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도 과연 그게 6개월이라고 하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습니다.

정말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나섰던 그 개혁적인 정치인이 공식회의도 아닌 회의 직전의 어떤... 그게 ‘ㅉ’이든 ‘ㄸ’이든 간에 지엽적인 문제로 이 사람의 정치개혁적인 의지까지 의심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게 어쩌면 기득권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개혁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한 그런 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는 상황입니다.

 

Q. 현실적으로는 거대 양당만 살아남고 정의당은 몰락 수순인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이 사람들이 마치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상담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결국 국내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바꾼다고 믿고 있고요. 그 깨지지 못하는 룰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군소 정당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움직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 정의당이 건강했을 때, 노회찬 의원의 살아 계셨을 때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 정치 세력이었던 것만큼, 우리가 지금은 감히 정의당의 정치적인 스탠스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국민의힘 내부 갈등 양상에 대한 생각은.

최근 윤석열정부가 그동안에 애썼던, 도와줬던 세력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국은 토사구팽 형식으로…

20-30대 남성의 지지율이 굉장히 아쉬웠던 대선 국면에서는 마치 이준석 대표가 모든 것들을 다 책임져 주는 새로운 정치인, 젊은 정치인처럼 취급하다가 이제 어쩌면 당을 장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다 보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Q. 출범한지 얼마 안됐지만, 윤석열정부에 대해 평가하자면.

윤석열정부는 ‘기존에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시스템이 그렇게 약한 건가’라는 걱정이 들게 만드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지지율이 낮다고 하는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지지율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정도로 걸러지지 않는 시스템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1인이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 그건 결국 독재 국가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각을 본인들의 말을 잘 듣고(그런 사람으로 채우고) 또 정부 인사들을 본인 측근들로 기용하고 있는 데서부터 이 문제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요. 계속해서 국민들 비판이나 혹은 언론의 비판을 경시한다면 앞으로 지지율은 더 빠르게 급락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Q.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생각.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조용한 내조를 한다고 약속을 하셨죠. “아마 지금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는데, 혹시 조용하지 않은 내조였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저는 빨리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공식적인 직원들이 관리하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제2부속실 폐지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기 때문에 다시 설치할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건 대통령의 의중이라기보다는 통제받거나 관리받기 싫어하는 대통령 부인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항간에선 측근이 의전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데. 최근 의전을 보면,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전을 보면 ‘루머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이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부분들이 가장 큽니다.

그 과정 중에 대안으로 ‘정당 바우처 제도’를 실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당선될 수 있는 정치 세력에게 내가 표는 주지만, 내가 좋아하는 정치적 가치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소수 정당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바우처를 지원해서 이 정당들을 키우겠다’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다당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우리 열린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 하고 싶은 말.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무결점’이라는 오류를 많은 시민들이 갖고 있는 거 같아요. 저는 100% 완전한 정부는 존재할 수도 없고, 분명히 문재인정부에서도 실수한 부분들이 있고 정책적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지하는 시민들이, 또 비판하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더 건강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요. 정치인을 지지는 하시되, 정치인을 섬기고 정치인을 신앙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정치부)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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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아군 ‘물밑 콜라보’

적의 적은 아군 ‘물밑 콜라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쟁점 법안을 연이어 몰아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대응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면서 이정부를 든든하게 돕는 ‘언더 찐윤(진짜 친윤)’이란 집단의 존재를 끌어올렸다. 국회는 지난 3일 본회의를 열어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출하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고,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해 소액주주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이재명식 몰아치기 하지만 여야는 다시 신경전을 다시 이을 예정이다. 국회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 동안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내내 거부권을 행사했던 ▲노란봉투법 ▲방송 3법 ▲농업 4법 ▲상법 추가 개정안 등도 몰아쳐 처리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달 11일엔 “검찰을 폐지하고 그 권한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등이 나눠 갖고, 국가수사위원회를 신설해 통제를 맡긴다”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각각 여야의 수장이었을 당시 서로에게 강성으로 유명했다. 재임 중 소수 여당 배경을 벗어나지 못했던 윤 전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에 거부권 행사로 대응했다. 실제로 그는 임기 2년6개월여 동안 거부권을 25회나 행사했다. 거부권 행사 대상 법안엔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자신과 가족의 신상 관련 법안도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자, 야권에선 지난해 9월 거부권 행사 범위를 제한하는 특별법까지 발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그러자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박찬대 당시 원내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줄 탄핵’이라고 비난할 만큼 많은 탄핵소추를 발의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발의했던 탄핵소추는 총 22건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조기 대선에서 당선돼 취임한 지난달 3일까지 발의했던 내역은 9건이었다. 이 중 파면된 윤 전 대통령과 현재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조지호 경찰청장·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외에 실제로 넘겨진 탄핵 심판 10건 모두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탄핵소추권 남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회가 탄핵소추 사유의 위헌·위법성을 숙고하지 않은 채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했단 우려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국힘 쇄신 막는 진짜 실세 그룹? 태풍 몰아치는데 끝까지 버틴다 또 이 대통령의 대표 재임 당시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올해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대통령실과 검찰의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를 전액 삭감해 0원으로 처리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이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그러던 민주당은 지난 4일 2차 추가경정예산을 단독 처리했고,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의 특활비를 절반씩 되살렸다. 국민의힘 송원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대국민 사과도 없이 특활비를 부활시켰다”고 성토했다. 이어 원내 지도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했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야당 대표 재임 당시 강경 대응엔 검찰을 앞세운 윤 전 대통령의 이 대통령을 향한 공격도 한몫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에 대한 사법 공세는 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대표 취임 4일 후 검찰의 소환장을 받았고, 그로부터 1주가 지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2023년 2월과 9월엔 각각 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통령은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영장 실질심사까지 받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민주당에서 이 대통령 체포에 찬성했던 이탈표는 최소 29표로 예상돼 큰 파문이 있었다. 이 대통령으로선 “윤석열정부가 나를 구속하기 위해 민주당 내부 계파 갈등까지 이용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민주당의 일명 ‘줄 탄핵’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 이전에 탄핵소추가 가결됐던 사람은 지난 2023년 2월 탄핵 소추됐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밖에 없다. 지난 2023년 9월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몰아치기’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이 몰아치기는 김민석 총리 인사청문회 정국 당시 홀로 김 총리와 관련된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했던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지난달 20일 “주 의원 부친 주대경 전 검사는 공안 사건을 조작했던 전력이 있다”며 “주 전 검사는 지난 1986년 민주교육 쟁취 투쟁위원회를 이적단체라고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 의원이 급성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주 의원은 32년째 B형 간염 치료 중이라는데, 술을 즐긴다”며 “병역은 면제받았으면서, 검사 임용에도 문제없고, 술도 즐기는 효자 바이러스”라고 비난했다. 무뎌진 칼날 사라진 야당 아울러 주 의원의 재산에 대해서도 “검사 17년·변호사 2년 반·윤 전 대통령의 법률비서관 1년 반 동안 재산 70억원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주 의원 아들이 예금 7억원 이상을 갖고 있다”며 “국회의원 아빠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느냐”고 비판했다. 국회 공보에 게재된 주 의원과 가족 명의 재산은 약 70억원이고, 주 의원 아들은 지난 2022년 기준 예금 7억8000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국민의힘은 주 의원을 거의 도와주지 못했고, 주 의원도 당의 도움은 기대하지 않았는지, 민주당의 공세에 홀로 대응했다. 민주당의 주 의원 공격은 ‘메신저 공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주 의원 홀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선 “야당이 사라졌다”는 일각의 자조가 있었다. 김 총리에 대한 인사 검증과 반격은 주 의원 홀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공세로 해석하기 어렵다. “야당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민주당도 이에 자신 있게 파고들어 주 의원에 대한 공세를 당 차원에서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패배 이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를 지휘했던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엔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 국민의힘의 내부 결함은 윤 전 대통령이 ‘고분고분한 여당 대표’를 원해 수시로 당 대표들을 몰아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견고한 구조로 자리 잡았다. 윤 전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총장이었고,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가 주도해 대선후보로 옹립한 외부인이었다. 비대위원장과 당 대표를 지내면서 친한(친 한동훈)계라는 계보를 형성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원래는 외부인이었다. 김문수 전 대선후보는 오랜 경력을 가진 내부인이지만, 탈당 후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아울러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강성 보수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친윤계에 의해 사실상 급히 옹립된 대선후보였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비대위 산하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지난 8일 임명 8분 만에 사퇴했다. 사퇴한 이유 중 하나는 인적 청산 시도가 가로 막힌 것이었다. 안 의원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강제로 교체하려고 했던 원흉으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 전 원내대표를 지목해, 이들을 청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친윤계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 안 의원은 이 과정을 밝히면서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후 다음 달 19일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당을 내분에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했고, 권 전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혁신의 대상이고, 분열의 언어로 혼란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드러난 국민의힘 내 숨겨진 핵심 그룹은 ‘언더 찐윤’이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쌍권을 몰아낸 후 송 비대위원장과 영남권 초·재선급 의원들을 정리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강하게 밀착했던 영남권 초재선급 의원 그룹을 일컬어 ‘언더 찐윤’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실체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옮긴 김상욱 의원이 처음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국민의힘 내 친윤 성향 의원은 약 60명”이라며 “이 중 이름이 알려진 의원들이 아닌 ‘언더 찐윤’도 20~30명”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들에 대해 “이들은 나서는 걸 싫어하고, 각 지역구에서 왕으로 행세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는 데 관심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에 노출되는 의원들은 언더 찐윤의 도구로 활용된다”며 “윤 전 대통령도 언더 찐윤의 도구였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일요시사>와의 만났을 당시엔 이들에게 ‘기득권 카르텔’이란 이름을 붙여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의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엔 여전히 절대로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완전한 영향력을 행사·지배할 수 있는 친윤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시절 친한계 소속이었던 김 의원과 사이가 좋을 수 없는 친한계 관계자들도 김 의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국민의힘 윤희석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언더 찐윤은 당연히 실재한다”며 “마음에 안 드는 지도부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토대로 무너트리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둘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 앉은 의원들까지 언더 찐윤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송영훈 전 대변인도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런 그룹이 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 신지호 전 의원도 지난 9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언더 찐윤에도 몇몇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김 전 원내대표는 “권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전면에 나선 친윤계 의원은 안티가 많다”며 “그들 대신 실질적으로 친윤계를 움직이는 세력의 중심엔 몇몇 선수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언더 찐윤을 일컬어 “직접 만나보면, 나쁘거나 사악한 사람들이 아니”라며 “영혼이 없는 식민지 관료형”이라고 비판했다. ‘언더 찐윤’의 정체를 처음 거론한 김 의원은 지난 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저에게 연락해 언더 찐윤 때문에 당이 혁신을 못 한다는 답답함을 토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더 찐윤 의원들의 특성을 다시 정리해 제시했다. 이어지는 강 대 강 충돌 대통령 진짜 믿는 구석? 김 의원에 따르면, 언더 찐윤 의원들은 지역의 왕으로 군림하면서, 당권을 잡아 지역구 공천을 받은 후 의원직과 이권을 유지하는 것에 집착한다. 그러면서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당직에 올라 책임지는 것을 싫어한다. 지역구 행사에만 열심히 다니고, 발의할 법안 구성은 공무원을 호출해 맡긴다. 공통의 이해관계 때문에 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중요해서 공천에 관해선 똘똘 뭉친다. 아울러 이들은 국민의힘의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도 우리 지역을 탄탄하게 지켰으니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 수도권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누군지에 대해선 논란이 분분하게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의 텃밭을 지역구로 둔 의원 ▲의정 활동보단 지역구에서의 접촉에 더 집착하는 의원 ▲언론에 잘 등장하지 않는 의원 등 특징이 있다. 그래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 특징들을 조합해서 확인되지 않은 언더 찐윤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언더 찐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힘의 혁신을 방해하면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 정국에서 사실상 야당은 2개밖에 없다. 의원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은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서 정국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 107석 규모의 국민의힘이 침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면,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은 거칠 것이 없다. 여기에 이 대통령 특유의 몰아치는 정국 운영 방식까지 가미되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독주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치와 헌법은 촘촘한 상호 견제로 구성된다. 따라서 야당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 친한계 소속인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과 송 전 대변인·박상수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친한계 모임 ‘언더73 일동’ 명의로 “언더 찐윤은 혁신위 출범 같은 꼼수로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며 “변화와 쇄신의 과정에선 인적 청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너지는 상호 견제 그러면서 ▲전 당원투표로 당론 결정 ▲시·도당 당원들의 직접 투표로 시·도당 위원장 선출 ▲당원소환제 대상을 모든 당직으로 확대 ▲원내대표 선출에 전 당원투표 결과 반영 등 언더 찐윤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개혁안을 주장했다. 김 의원이 언급하기 시작하고, 안 의원이 하늘 위로 쏘아 올린 대포는 수면 아래 잠들어 있는 국민의힘의 진짜 주인을 드러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수면 위에 드러나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사라지면, 제일 아쉬워할 사람들은 이정부와 민주당일 것이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