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도촬용 드론 설왕설래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0.26 10:42:29
  • 호수 12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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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아이콘, 안방을 훔쳐보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 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도촬용 드론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pixabay

한밤에 드론을 날려 아파트 입주민의 성관계 동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7일 A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함께 붙잡힌 B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이날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추락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9월19일 오전 0~3시 사이 부산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드론을 날려 창문을 통해 입주민 여러 명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일 오전 3시5분께 드론이 아파트 테라스에 추락했다는 주민 신고가 112에 접수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파손된 드론을 수거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보고 달아났고, 경찰은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를 추적해 그의 집에서 검거했다.


조사 결과 그는 평범한 40대 회사원으로 이날 3시간 동안 자기 집 인근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드론을 띄운 뒤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옥상엔 30대 남성 B씨도 함께 있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의 드론과 컴퓨터 등에선 아파트 입주민을 불법 촬영한 영상물이 확인됐다. 수거한 드론엔 여러 사람들의 성관계 영상도 있었다. 지금까지 불법촬영된 피해자만 남녀 10쌍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컴퓨터 등을 압수해 포렌식 분석을 하는 등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주민 성관계 등 몰래 촬영
신체 찍힌 피해자 남녀 10쌍 넘어

사실 드론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에 미확인 드론 2대가 발견돼 항공기 5대가 김포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이틀 후인 28일에도 인천공항 상공 내 불법 드론 신고가 접수되면서 항공기 2대가 김포공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몰카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6월 대전 중구에 살던 한 여성 A씨는 “벌이 날아다니듯 윙윙대는 소리가 들려 봤더니 창문 밖에서 드론이 몰카를 찍고 있었다”고 112에 신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016년 7월엔 제주도 곽지해수욕장 공용샤워장의 뚫린 천장 위에서 한동안 드론이 머물며 몰카를 시도하고 도주한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 ⓒpixabay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gast****> ‘드론을 그딴 식으로 사용하지 마라!’<wwe1****>
‘저거 날아다니는 소리 꽤 크던데 아무도 몰랐나 보네’<kish****> ‘드론으로 성관계 영상을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게 놀랍네요’<rain****> ‘드론이 실생활에서 가까워질수록 법적인 규제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규제는 없으니 범죄에 사용되는 것’<hone****>

규제 없으니 범죄에 사용
유사범죄 추가 발생 우려

‘명백한 성범죄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드론을 띄워 사생활을 침해하다니 알맞은 처벌이 필요해 보이네요. 처벌을 통해 신종 드론 범죄가 줄어들길 바랍니다’<clou****> ‘원래 아파트 안에서 드론 날리면 불법 아닌가?’<zhd2****> ‘성범죄자입니다. 뜨끔한 맛을 보여줘야 합니다. 솜방망이 처벌로 끝났다간 유사범죄 추가 발생 우려가 상당히 높습니다’<loce****>

‘저거 떨어트려서 인명사고 나면? 도심에서 못 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ksgj****> ‘공원에서도 머리 위로 드론 막 다니는데 애들한테 떨어질까 조마조마∼’<ices****> ‘인생을 저런 쓸데없는 일에 낭비하다니 한심하다’<dkjr****> ‘일반인에게 판매 못 하게 하고 난이도 높은 자격증을 따야 살 수 있게 해야 한다’<love****>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드론이 보고 듣는다’<haml****> ‘인간의 상상력은 나쁜 쪽으로 쓰려면 끝도 없구나. 어떻게 저런 상상을 했을까?’<know****> ‘드론 생산 후 구입할 때 반드시 사용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사고 또는 범죄 이용시 역추적 가능하게’<only****> ‘기술이 발전할수록 어떻게든 악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kkbh****>

악용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지고 세상이 오로지 자동차에 주목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에 필요한 법, 도로, 연료, 규격 등에 집중했고 이는 곧 혁신으로 이어졌다. 현재 드론이 상용화되고 민간에 풀린 시점에서 그에 따른 비행 장소, 기기 표준, 법 등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cdhm****>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점점 늘어가는 드론 범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드론 적발 건수는 185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 24건, 2017년 37건, 2018년 28건에서 지난해 7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적발 건수는 22건이다.

드론 몰카 범죄는 성폭력법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날리면 항공안전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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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