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력서> (3)깻잎

“쓰임새는 오곡 중에서 가장 유익”

오이, 쑥갓, 가지… 소박한 우리네 밥상의 주인공이자 <식재료 이력서>의 주역들이다. 심심한 맛에 투박한 외모를 가진 이들에게 무슨 이력이 있다는 것일까. 여러 방면의 책을 집필하고 칼럼을 기고해 온 황천우 작가의 남다른 호기심으로 탄생한 작품. ‘사람들이 식품을 그저 맛으로만 먹게 하지 말고 각 식품들의 이면을 들춰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름 의미를 주자’는 작가의 발상.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인해 인간이 식품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깨 ⓒpixabay

고려 제 17대 임금인 인종 시절 척준경이 이자겸의 난을 척결한 이후 <고려사절요> 기록이다.

왕이 일찍이 깨 다섯 되를 얻은 꿈을 꾸었다.

이를 척준경에게 말하니 준경이 대답하기를 “깨는 한자로 임(荏)이요, 임은 임(任) 자와 음이 같으니, 임(任) 자 성을 가진 후비를 맞을 징조요, 그 수가 다섯이란 것은 다섯 아들을 둘 상서입니다.”

임(任) 자 성

척준경은 이자겸과 함께 인종을 폐위하고자 대궐에 침입했다 왕의 권유로 뜻을 바꿔 이자겸을 잡아 귀양 보내고 공신이 된 인물이다.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역사상으로 그저 그런 인물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 척준경의 해몽이 후일 적중한다. 인종은 이자겸의 두 딸을 폐위시킨 이후 곧바로 중서령(中書令) 임원후(任元厚)의 딸을 비(공예왕후, 恭睿王后)로 맞이하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다섯 아들을 낳게 된다.

또 다섯 아들 중에 세 아들이 모두 왕위에 오르니 (첫째 아들 의종, 셋째 아들 명종, 다섯째 아들 신종) 척준경의 해몽에 감탄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척준경은 이자겸을 몰아낸 바로 이듬해에 정지상의 탄핵을 받고 그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여하튼 깨는 참깨와 들깨 모두를 총칭하는 단어다.

그런데 참깨는 참깨 과에 속하고 들깨는 꿀풀 과에 속한다.

아울러 식용으로 사용하는 깻잎은 들깨의 잎이라 먼저 들깨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조선 말기 학자이며 독립운동가로 활약했던 이만도(李晩燾, 1842∼1910)의 작품 들깨(荏子, 임자)를 감상해보자. 

一分畊貝畝(일분경패묘) 비옥한 밭 한 귀퉁이에 경작하여 
三足晒墻堧(삼족쇄장연) 세 갈래로 담장 가까이 말렸네
謹避村鷄啄(근피촌계탁) 마을 닭이 쪼아먹지 못하게 하고
還嫌谷鳥咽(환혐곡조연) 골짝 새가 삼키는 걸 꺼려했네
日熏防倒落(일훈방도락) 태양 비칠 때 넘어지지 않게 하고 
風摵護旁顚(풍색호방전) 바람 불 때 엎어지지 않게 하였네
積以終年力(적이종년력) 한해 내내 힘을 다하여 쌓아
照來不夜天(조래불야천) 등불 켜 밝은 세상 마주하네

들깨는 앞서 등장한 대로 한자로 荏(임)인바 깨는 荏子 그리고 그 깨의 잎을 荏葉(임엽)으로 표기한다. 

필자가 어린 시절 집을 나서면 여기저기서 깨를 볼 수 있었고 우리 집에서도 밭농사의 일환으로 깨를 재배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을 짜내보아도 깻잎을 식용했던 기억은 전무하다.

그저 산과 들판에서 놀다 뱀에 물리면 깻잎을 으깨어 즙을 내어 먹거나 즙을 내고 난 찌꺼기를 물린 곳에 바르는 정도였다. 

물론 과거에도 깻잎을 식용했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데 그 깻잎이 어느 순간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각광받는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살피면 불현듯 돼지감자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뒤꼍에 돼지감자가 자생하고 있었고, 급기야 호기심이 발동해 그 뿌리 즉 돼지감자를 입에 넣고 깨문 즉시 뱉어버렸었다.

이후 돼지감자는 돼지들이 먹는 감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귀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깻잎 역시 돼지감자처럼 현대에 들어 효능이 밝혀지면서 친숙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참고로 깻잎을 식용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밖에 없고 특히 생깻잎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무이하다는 사실을 밝힌다.


깨와 관련해 이응희가 작품을 남겼다. 감상해보자. 

오장을 윤택하게 하고 머리털을 부드럽게
등잔 기름으로 밤을 밝히고 냄새제거까지

荏(임) 깨

田家種百穀(전가종백곡) 농가에서 여러 곡식 심는데
此物寧不營(차물녕불영) 이 곡식 어찌 심지 않겠는가
細玉盈箱穫(세옥영상확) 가는 옥 상자에 가득하고
香油滿甕盛(향유만옹성) 향기로운 기름 가득 담았네
三蟲能去盡(삼충능거진) 삼충 거의 다 제거할 수 있어
五內得滋榮(오내득자영) 오장 모두 번영할 수 있네
擧世無君澤(거세무군택) 세상에 깨 혜택 없으면
何由保此生(하유보차생) 어찌 이내 삶 보전하리오

水荏(수임) 들깨

副居眞荏貴(부거진임귀) 참깨 다음으로 귀하지만 
名幷色無同(명병색무동) 이름과 색 같지 않네
粉粟盈金朶(분속영금타) 좁쌀 가루 금주머니 가득하고
玄珠滿綠縫(현주만록봉) 검은 구슬 초록 자루에 가득하네
澤及回文婦(택급회문부) 혜택은 회문 쓴 여인에게 미쳤고 
功多點易翁(공다점역옹) 공로는 주역 점찍은 노인에게 많네 
明光能繼晷(명광능계귀) 밝은 빛이 밤을 낯처럼 밝히니
嘉穀未爭雄(가곡미쟁웅) 좋은 곡식들 이와 다툴 게 없네


*澤及回文婦(택급회문부) : 전진(前秦) 때 두도(竇滔)가 진주 자사(秦州刺史)가 돼 멀리 유사(流沙)로 가게 됐다.

이에 그의 아내 소씨가 그리운 마음을 담아, 전후좌우 어디로 읽어도 문장이 되는 〈회문선도시(回文旋圖詩)〉를 지어 비단에 수놓아 보냈다고 한다.

즉 소씨가 〈회문선도시〉를 쓸 때 들깨 기름 등잔 아래서 수를 놓았다는 뜻이다.

功多點易翁(공다점역옹) : 당나라 때 신선을 매우 좋아했던 고변(高騈)의 〈보허사(步虛詞)〉에 ‘청계산 도사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하늘을 오르내리는 학 한 마리뿐이로다. 동굴 문 깊이 잠기고 푸른 창은 춥기만 한데, 이슬방울로 주묵 갈아 주역에 권점 찍노라’고 했다.

주역에 권점 찍을 때 등잔 기름으로 들깨 기름을 썼다는 뜻이다.

암내 제거

아울러 이응희는 들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오장을 윤택하게 하고 삼충을 죽이고 머리털을 부드럽게 하고 음식맛을 보태는 것은 비록 참깨에 비길 바가 아니다.

하나 담기(痰氣)를 가라앉히고 체증을 없애고 수도(水道)를 틔우고 안색을 좋게 하는 효능은 소자(蘇子, 차조기)와 같으며, 등잔 기름으로 밤을 밝히는 공효와 기름으로 방습하는 쓰임새는 실로 오곡 중에서 가장 유익하다.

그 잎은 9월에 따서 응달에 말려놓았다가 달여서 복용하면 몸 냄새를 없애고 호취(狐臭, 겨드랑이에서 나는 노린내)를 감추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응희 역시 깻잎의 약용에 대해 언급했는데, 암내(겨드랑이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심한 사람들은 새겨둘만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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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