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행방불명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25 09:57:02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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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더니…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의 지시자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도피성 출국을 한 지 1년이 훨씬 넘었다. 미국 모처서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조 전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검찰이 인터폴에 신병확보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도대체 그는 어디에 있는 걸까. 

▲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박근혜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에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미국으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 측에 여러 번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내란음모 혐의
시간만 질질∼

그러자 군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 지난 1월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에 중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합수단 측은 “인터폴에 수배 요청, 체류자격 취소 절차 진행 등 신변 확보를 위한 필요 조치와 함께 그의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자진 귀국을 설득해왔다”고 말했다.

인터폴 수장인 김종양 사무총장도 조 전 사령관의 송환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인터폴이 한국 검찰의 공조 수사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KBS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것이 ‘정치’ ‘군사’ ‘종교’ ‘인종적’ 성격의 사건을 취급 금지한 인터폴 헌장 3조에 위배된다는 것.

조 전 사령관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미국 경찰이 나설 수 없다. 설사 체포되더라도 강제송환 불복 소송을 내면 시간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다. 사실상 조 전 사령관의 신병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핵심 피의자에 대한 조사 없이 검찰 수사가 끝날 수도 있다. 


합수단은 지난해부터 다각도로 조 전 사령관의 귀국을 압박했지만,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6일 외교부는 조 전 사령관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외교부는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 전 사령관의 여권에 대한 무효화 신청을 받아 여권 반납 통지를 했으나, 조 전 사령관이 응하지 않자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국방부는 외국에 1년 이상 체류하는 예비역 군인이 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매년 ‘신상신고서’를 제출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서 해외로 도피한 예비역에게는 연금을 절반만 지급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서 귀국하지 않는 조 전 사령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의로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 해외로 도피한 예비역들이 연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미국교민사회에서는 조 전 사령관에 대한 현상금까지 내걸었으며 지난 1월엔 조 전 사령관을 찾는 현상금이 1만달러까지 올랐다.

북미민주포럼은 지난 1월17일(현지시각) “‘촛불시민들을 탱크로 뭉개겠다’는 기무사 계엄문건의 전모를 조현천 없이는 못 밝히게 된다”며 “북미민주포럼과 군인권센터는 미국 현지서 조현천의 거주지 파악을 위해 (제보) 현상금을 1만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박정부 시절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어딨나’ 도피성 출국 1년 감감무소식 

이어 조 전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 알려주면 1만달러 상당의 현상금을 주겠다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엔 조 전 사령관의 얼굴과 함께 ‘기무사 계엄 문건의 핵심으로 내란예비음모, 반란예비음모로 고발당한 상태’라는 글귀와 함께 ‘여권압수, 인터폴 적색심사 중에도 군인 연금을 받아가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북미민주포럼은 2018년 7월부터 조 전 기무사령관을 찾는 200달러 상당의 제보 현상금을 내걸고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7일 국군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합수단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서 기자회견을 연 합수단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등 8명에게는 참고인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합수단은 계엄령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장 TF 관련 공문을 기안한 기무사 장교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도 밝혔다. 기소중지는 검찰이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운 경우에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처분이다. 다만 넓게는 불기소 처분이지만 수사 종결은 아니다. 
 

▲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떠난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 수사 후 공모와 혐의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 전 실장 등에 대해 조 전 사령관 위치가 확인될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사령관은 경북 예천군 지보면 출신으로 1959년 2월12일(음력 1월5일)생으로 월탄초등학교, 지보중학교,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8년에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입학한 조 전 사령관은 1982년 임관했다.

작년 11월 
기소중지    

대령 시절에 제8기계화보병사단 제16보병연대장,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을 지냈다. 준장으로 진급 이후에는 육군인사사령부 인사운영처장, 육군본부 인사기획처장을 거쳤다. 그는 소장 진급 후에 제8기계화보병사단장 ,육군학생군사학교 학교장, 국군사이버사령관에 올랐다. 

2014년 10월에는 장성 정기인사에서 선배인 37기 이재수 중장에 이어 기무사령관이 됐다. 청와대와 연결된 인맥이 없다고 알려져 대통령 독대에 좀 더 직언을 던질 수 있어서 뽑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전 커리어를 보면 기무사 경험이 없고 직무상으로는 인사통 출신이다. 그러나 알자회에 인맥이 있었다는 것이 후에 드러난다. 사조직 출신이 기무사령관에 오른 건 23년 만의 일이었다. 

알자회는 옛 하나회와 함께 군내 불법 사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나, 하나회에 가려 그 존재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알자회는 하나회 숙청 작업 당시 적발돼 같이 청산됐는데 회원들은 불법 사조직에 가입한 대가로 진급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하나회가 10여년간 대한민국을 장악한 것과 달리 알자회는 34기(1978년 임관)부터 43기(1987년 임관)들로 구성돼 해체 당시 가장 상위 계급자가 중령 수준이었다. 회원들은 진급에 불이익을 받아 대령을 2차로, 중장을 3차로 진급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당시 군인사에서 최순실과 알자회가 조 전 사령관을 차기 육군참모총장으로 내정했다는 설이 폭로됐다. 현역 3군사령관 37기 엄기학(비알자회) 대장을 합참의장에 올려놓은 뒤, 기무사령관 38기 조현천(알자회) 중장을 참모총장에 취임시키고,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41기 장경수 소장을 수방사령관에 취임시켜 특전사령관 41기 조종설 중장과 함께 핵심 보직들을 차지함으로써 알자회가 군을 장악하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잡을 수 있나
어떻게 잡나

폭로가 사실이라면 최순실과 알자회는 2017년 상반기 군인사를 통해 육군본부, 수도방위사령부, 특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를 모두 장악하려 한 것이다. 이는 과거 군사정권 시기 하나회가 지속적인 정권 유지를 위해 핵심 보직을 하나회끼리 차지하면서 군을 철저하게 장악한 방식과 유사하다. 정권 이임을 앞둔 정권 말기에 이러한 군인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쿠데타를 일으킬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로 문건서 조 전 사령관을 참모총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첫째 육군참모총장은 통상 대장으로 진급한 후 야전군사령관이나 연합사부사령관을 거친 뒤 보임되는 대장 2차 보직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군의 현대 구조가 정립된 이래 노재현, 이희성, 박흥렬, 임충빈, 한민구, 김용우 총 6명의 경우밖에 없는 흔치 않은 일이다. 

둘째 조 전 사령관은 인사 관련 보직만 맡아왔기 때문에 중장 계급서 군단장 보직을 거치지 않았다. 대장 진급을 위해서는 중장 시절 군단장급 지휘관 보직을 거치는 것은 필수며, 이를 거치지 않고 대장으로 진급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기무사령관의 대장 진급이 드문 데다가 대장 1차 보직도 거치지 않았고, 심지어 군단장도 거치지 않아 중장 계급서 전역해야 할 인사 특기자인 사조직 출신 인물을 참모총장에 올린다는 발상은 당연히 군내 외에 반발과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참모총장 내정설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계엄령을 전제한다면 이 발상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인터폴 수배 거절…강제송환 난항
재미교포사회 포상금 1만불 상향

조 전 사령관은 중장 보직도 한 번밖에 수행하지 않았다. 보통 육군 대장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중장 시절에 군단장과 합참본부장 또는 육군참모차장을 거치는 게 보편적이다. 육군본부 소속 사령부 사령관(군수·교육·인사), 교육분야(육사교장·국방대 총장), 야전군 부사령관은 진급이 사실상 힘들고 거의 전역 대기역이다.

조 전 사령관은 중장 진급 후 기무사령관을 지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장 진급, 심지어 참모총장에 임명되면 군사정권 이후 가장 파격적인 인사가 될 것이었다. 중장 진급부터는 근속연수 수가 없지만 2개 보직 이상 지내야 보통 진급이 가능하다.
 


게다가 조 전 사령관 말고도 진급할 군인사는 많았다. 무엇보다도 정권이 바뀐 후 알자회 소속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았다. 동기인 김용현 합참작전본부장, 정연봉 육군참모차장, 최병로 육군사관학교장과 같은 이들은 조 전 사령관과 달리 야전 지휘관 출신들이다. 조 전 사령관의 동기이자 같은 알자회 출신인 임호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때 잡음이 없었던 건 그가 제6보병사단장, 제5군단장, 합참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야전 지휘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각을 전제로 계엄령을 발동하려고 계획한 의혹도 있다. 군 병력을 투입해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려는 계획을 구상한 기무사령부 문건이 공개됐다. 탄핵정국 당시 쿠데타를 막아야 할 기무사령관이 친위 쿠데타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이는 내란모의다. 뿐만 아니라 애초 계엄령 및 위수령 권한은 합동참모본부에 있다.

군인권센터는 조 전 사령관을 비롯해 한민구·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등을 내란음모,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알자회 멤버
최순실 사람?

조 전 사령관의 자녀와 형제 10여명 중 대부분은 미국 시카고 등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친의 묘도 이장해 모두 미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사령관의 형은 미국 시카고한인서부교회의 목사며, 다른 형제들은 미국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사령관은 합수단 수사가 진행되던 중 주변 지인에게 살아서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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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