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19)

조사결과 신용평가 20~30% 수준으로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4개 법인 중 살아있는 하나 마저도 휴업 중
부동산 3자가 낙찰 받아 소유권 넘어간 상태

나는 여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한손을 들어 통화하고 있는 수화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통화한 후 곧바로 연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오 과장과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오  과장은 마치 자신의 무용담을 설명이라도 하듯 경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보험금 납부 못해

“예, 초본에 나타난 대표이사 나상기의 주소지에 대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24평형 주공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근저당권저당과 가압류가 많이 된 상태로 작년에 경매가 진행되어 제3자가 낙찰을 받아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사들 중 감사로 되어 있는 자는 그런대로 원만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모두 저당 잡히고 대출을 받아 사실상 제대로 된 재산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여 집니다.”

“그래, 박 대리나 이 주임에게 모두 통보해 주었나?”
“제 일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알려주었으니까 지금쯤 뭔가 조사내용이 나왔으리라고 봅니다. 제가 두 사람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
“아니야. 오 과장 정말 수고했네. 지금 박 대리와 이 주임이 전화대기 중에 있으니 내가 통화해 볼게. 그리고 오 과장! 혹시 필요할지 모르니 사무실로 복귀하기 전에 모든 관련자들의 호적 등초본을 발급받아, 가족들에 대한 재산조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그러니 구청인근에서 잠시 대기하는 것도 좋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일단 대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오 과장과의 전화를 끝내고 이번에는 수화기를 들어 박 대리를 찾았다. 
“아, 예, 이사님! 통화 중이라 연결을 기다렸습니다.”

“그래. 박 대리는 어떻게 잘 되었어?”
“급한 대로 하는 데까지 해보았습니다.”
“수고했네.”
“이사님! 4개 법인 중 2개 법인은 폐업되었기에 굳이 조사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조사를 하지 않았고, 2개 법인 중 1개 법인 역시 타인에게 넘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오 과장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어. 잘했어!”
“현재 살아있는 K컨설팅(주)법인은 약 3년 동안 실적신고가 전혀 없는 상태라서 휴먼기간인 5년이 경과 되면 자동폐업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표이사 나상기는 금융기관 대출금을 갚지 못한 금액이 약 2억원 정도로 이미 2년 전에 금융 신용불량자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자입니다. 또한 과거에 부동산 사기로 인해 기소중지되었다가 상대방의 고소취하로 자수하여 약식기소 벌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직원이라는 것이 모두 자기친구나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현재는 4대보험이 개인으로 적용되어있으나 일부는 보험금을 납부치 못해 독촉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 사기건도 해결

“수고했네. 그만하면 알만하니 회사로 복귀하게.”
더 이상 깊은 조사를 하지 않아도 신용은 개털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러나 K경매컨설팅회사가 살아있다고 하니 현 상태가 어떤지 궁금했다. 다시 수화기를 들어 이 주임을 찾았다.
“이사님? 저 이 주임입니다.”
이 주임이 급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 수고가 많지?” 나는 다시 한 번 고생한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아닙니다. 이사님.”
“우리 이 주임은 늘 패기가 넘치고 씩씩해서 무엇을 맡겨도 든든해.”
“감사합니다.”

이 주임은 사기가 넘치는지 더욱 목소리에 힘을 실어 말했다.
“이 주임! 내가 오 과장과 박 대리한테서 보고를 받아 파악할 만큼 했으니 다른 부분은 생략하고, K경매컨설팅 법인에 대해 현장 방문한 것만 보고해주게.”
“옙, 알겠습니다. K경매컨설팅 주식회사는 법인에 등록된 소재지는 송파구 삼전동 000번지로 되어있기에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 그곳은 부동산 중개업소이고 일반 거주지가 아니었습니다. 그곳 중개업자들의 말로는 K경매컨설팅과 나상기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들이 계약을 하면서 임대인한테 들은 바로는, 나 상기 사장이 보증금 3000만원에 300만원 월세를 내고 그럴듯하게 사무실을 포장 해놓고 있었다고 합니다. 표면상으로는 일을 하는 체 하다가 딱 한 달 월세를 내고 다음달부터는 아예 월세를 내지 않고 오늘내일 미뤄오다가 6개월인가 7개월 만에 부동산 사기 건에 연루되어 문을 닫고 모두 도망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래, 혹시나 한 것이 역시나 였군.”
“예?”

“아닐세. 혼잣말이야. 그래 수고했어. 들어와 만나서 얘기 하세…….”
나는 전화를 끊고 잠시 조사 보고받은 것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았다. 여러 가지 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사기성이 농후한 자들이라고 판단이 들고 있었다.
내가 나름대로 조사 평가에 대한 결론을 굳히고 있는 사이 어느 듯 10시40분을 지나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휴대폰에 저장된 중국의 마 사장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그 역시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벨이 두 번도 채 울리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사님?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인근에서 나상기 사장과 그의 측근들이 계약이 지연되는 영문을 몰라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겨우 연장한 시간이 다되어가기에 혹시 조사가 잘못되면 어쩌나하고 애를 태우고 있었지요. 그래, 어떻게 되었습니까?”
“간신히 조사를 마쳤습니다.”

“아, 그래요. 역시 이사님은 정확합니다. 그래서 믿고 맡긴 것이 아니겠습니까?”
“보고서를 만드는 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우선 평가결과를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요, 그러믄요. 굳이 보고서를 보지 않아도 이사님의 말씀이 결과 아닙니까? 그냥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고요.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 신용평가를 100% 기준 삼는다면 약 20% 혹은, 30% 정도라고 판단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마 사장 역시 불안한 느낌을 가졌던 듯 놀라는 음성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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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