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8)

“지연술로 난관을 돌파하라”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독촉장·민사소송 등 법적 통보 받은 일 없어
약속어음 보증 선 채무자 죽자 돈 달라 독촉

우리는 차를 마시며 서로의 근황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래, 하고자 하는 일은 잘 되어 가는가?”
내가 먼저 궁금해서 물었다.
“아직은 그러네. 요즘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 차라리 가만히 앉아 놀고먹는 게 돈 버는 것이라고들 하니 마땅히 할 게 없어.”
“허어, 참. 그러게 말이야. 다들 걱정들 하고 있어요.”

“그것보다 도움을 청할 게 있어서……. 항상 어려운 일만 닥치면 찾아오게 되네.”
예전보다 한층 수척해진 그녀가 조심스레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소위 ‘잘나가는 사람한테서는 생기가 돌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서는 사색이 돈다’고 했던가? 아무래도 고민이 큰지 전 같지 않은 표정이었다.
“왜, 무슨 일 있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봐요.”
“좀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이곳저곳 다니며 자문을 해봤는데 다들 바쁘다는 핑계만 대니……. 내가 원하는 궁금한 부분에 대해 답을 구할 수가 있어야지.”

얼굴에 사색 가득

그러면서 그녀가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태도를 보였다.
“왜? 무슨 문젠데?”
“괜히 바쁜데 귀찮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거듭 미안한 표정을 짓는 그녀.
“오늘 따라 별소리 다하시네. 동문이 좋다는 게 뭐요. 얘기해 봐요.”
그제야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그 왜 있잖아. 내가 오래전에 친구 부탁으로 약속어음에 보증을 서준 적이 있거든. 그런데 정작 채무자인 본인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고 말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전혀 알지 못하는 남자들한테서 전화가 걸려오는 거야. 돈을 달라고 독촉하며 자꾸 만나자고 하지 뭐예요.”


“보증 서준 곳의 사람이 그 남자들인가?”
“아니, 남자들한테 보증을 서준 게 아니라, 죽은 내  친구의 친구인 최모 여인이거든. 한데 어째서 그녀가 아닌,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이 나한테 돈을 달라고 자꾸 조르면서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어. 우리 남편도 일거리가 없어 어렵다고 난리인데, 이 사실까지 알게 되면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해. 걱정이 돼서 미치겠어.”
그러면서 그녀가 답답하다는 듯 찻잔에 남은 차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 사람들은 청구를 위임 받았거나 아니면, 그 사람들이 현재로선 돌려진 어음의 최종 소지인이 되었기에 청구를 하는 거겠지요. 그걸 가지고 발행자가 청구를 거절할 입장은 아니죠. 참, 보증 서준 어음이 은행에서 발행한 어음이야? 아니면 문방구점에서 판매하는 소위 문방구 어음이야?”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대꾸했다.

어음지급일자 3년

“응, 거 있잖아. 은행에서 발행한 어음은 아닌 것 같아. 발행자인 친구가 어음용지를 가지고와서 금액하고 이름을 써넣은 거야.”
“그래 발행 금액은 얼마나 되는데?”
“2500만원인가 그럴 거야.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나지 않아. 3년 전에 무심코 보증선 일이라 오래되어서…….”
“그럼, 어음뒷면에 배서를 한 건지, 아니면 앞면에 작성을 한 것인지 기억나나?”
“어음 앞면에 발행자란에는 친구가 기명날인하고, 그 아래에는 내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었을 걸.”
“그럼, 보증을 선 것이 아니고 공동발행인이 되었네?”

“아마 그렇다고 하는 가봐. 전화하는 남자들이 나더러 친구와 같이 공동책임이 있다고 해.”
“당연히 어음상의 모든 내용에 대해 주 채무자인 발행인과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하지.”
그녀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 말을 듣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뒤늦게나마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는지 “후유!”하고 큰 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말했다.

“차 사장! 잘못된 친구를 둔 덕분에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게 된 것은 분명해.”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그 친구가 죽을 줄 누가 알았겠어? 하긴 내가 어리석었던 탓이지 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꾸하면서도 책임만 주고 가버린 친구가 원망스러운지 인상을 찡그렸다.
나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다시 물었다.
“어음상에 기명날인 할 당시 죽은 발행자의 모든 채무를 인정한다는 뜻에서 작성한 것은 아니고, 단순 어음발행금액에 대한 것만 책임지겠다는 뜻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혹 차용증이나 지불각서 같은 용지에 서명날인 한 것은 없어?”

“그런 말한 사실은 없고 죽은 친구가 그의 친구인 최모 여인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차용증을 작성해 주었는데, 그 최 여인이 추가로 보증인을 세워달라고 하도 요구하자 어쩔 수 없이 친구가 나를 찾아 온 거야, 나를 찾아와 어음용지를 내 놓으며 도장을 찍어 달라고 했어. 내가 망설이며 거절하는 눈치를 보이자 일단 어음에 도장을 찍어주면 최 여인에게 보여만 주고 내가 승낙할 때까지 건네주지 않겠다고 해놓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약속을 어기고 그 최 여인에게 건네주었다는 거야. 내가 막 항의를 하니까 친구는 자신이 모두 책임지겠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렇게 일찍 죽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어음에 한 번 서명날인을 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그 어음을 회수하기 전까진 책임을 면하기 어렵지.”
“그러게 말이야.”
“억울하게 되었네, 가만! 어음지급일자가 얼마나 되었다고 했지?”
“한 3년은 되었나.”
“3년? 그러면 지금까지 어음과 관련해서 독촉장이나 민사소송 등 어떠한 법적 통보를 받은 일이 없나?”
“아니,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 소송을 당하면 법원에서 소환장이 오는 게 아닌가?”
“물론, 물론이죠. 혹 차 사장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곳과 주민등록지가 달라 우편물을 송달 받지 못한 건 아니야?”
“아니, 똑같아. 내가 사는 곳과 전입한 곳은 같아.”
“그렇다면 상대방이 법적진행은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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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