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골든디스크’ 오사카 개최 논란

정말 대~단한 ‘골빈디스크’ 나셨다! 그죠?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국내 최고의 음반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내년 1월 일본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가수들의 한 해를 정리하는 안방잔치를 왜 굳이 일본에서 개최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주최 측은 일본이 한류 열풍의 진원지이고 K-pop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국내 팬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골든디스크 일본개최 논란’ 여론이 형성되면서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음반판매량으로 이뤄지는 시상식을 왜 굳이 일본에서?”
“한류 열풍 진원지…반한 감정 만회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한국 가요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골든디스크’가 국내가 아닌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다. 2012년 1월 초 일본 오사카돔에서 제26회 골든디스크가 열릴 예정이다.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 jTBC는 개국 특집쇼로 계열사 행사인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생방송으로 단독 중계한다.

골든디스크는 케이팝 열풍의 중심지인 일본에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하는 동시에 더 스케일 큰 무대를 선보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986년 첫 출범한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1년간 음반 판매량과 음원서비스, 전화 투표 등을 집계해 10명의 가수를 선정해왔고 작년엔 소녀시대가 ‘Oh!’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MAMA)도 지난해 마카오에 이어 올해 11월29일 싱가포르의 대표 공연장인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Singapore Indoor Stadium)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 MAMA가 국내 가수를 섭외해 해외에서 시상식을 가진 적은 있지만 골든디스크가 외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념 좀 챙깁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가요팬들은 댓글, SNS 등을 통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류 열풍도 좋지만 국내 시상식을 일본에서 개최하려는 의도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면서 “칸 영화제를 독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래미 시상식을 일본에서 개최한다고 하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골든디스크의 일본 개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진행 중이다. 청원을 올린 ‘한청’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아무리 우리나라 걸그룹들이 한류를 주도하고 있고 급성장하고 있지만, 골든디스크는 국내 직수입반이 아닌 이상 해외에서의 음반판매량은 집계에 포함하고 있지도 않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반한류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역지사지로 일본의 유명한 시상식을 한국 내 JPOP의 인기를 확인시키겠다며 한국에서 열겠다고 하면 일본 국민들도 반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10000명을 목표로 현재 3000명에 가까운 네티즌들의 서명을 받으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청원에 서명한 아이디 lgt***는 “골든디스크는 국내 가요계의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인데, 한국 가요계의 중요한 시상식을 일본에서 한다니 말도 안되는 발상이다”며 “일 년 동안 한국가수들의 앨범을 사고 음원을 다운받아 들었던 국내 가요팬들은 눈에 안보이나? 돈은 국내 팬이 쓰고 시상식은 일본 팬이 보는 앞에서 하고 국내 팬들은 TV로 보라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younny***도 “국내와 해외를 잘 구분 못하는 것 같은데 아무리 한류바람이 크다고 해서 국내음반판매집계로 열리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의 뜻까지 묵살시켜 버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언제부터 일본이 국내로 바뀌었는지….여러모로 이미지만 망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아이디 sunflowe***는 “음악축제가 아니라 그나마 권위 있는 한국 가요계의 시상식임을 잊지 말아달라”며 “한류타령을 하는데, 진정한 한류라면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시상식에 일본인이 직접 찾아와야지 우리가 왜 일본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이디 spac***는 “아니 도대체 국내 음반판매량으로 이뤄지는 시상식을 대체 왜 일본가서 하는겁니까? 누굴 위한 시상식인 거죠? 개념 좀 챙깁시다”라며 “돈을 벌고 싶은 거면 외국인한테 표를 팔면 되지. 미국 ACADEMY AWARDS 이런 것들이 일본에서 개최 된적 있나? 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지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일본 팬들은 좋겠네~

이와 반대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국내의 큰 행사를 일본에서 개최함을 계기로 반한류 시위가 커지는 분위기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uuv41***는 “한국 가요가 뜨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한류’가 일본의 힘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며 “그런 곳에서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일 필요성이 있고, 일본 내에 확산되고 있는 반한 감정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아이디 pldd***는 “국내 팬들이 피해를 본 덕에 일본 팬들은 정말 좋게됐다”며 “한국 가수 실컷 보고 시상식까지 일본에서 볼 수 있으니 부럽다는 말 밖에 할말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국내 팬들이 우려하는 것은 국내 시상식이 자칫 외국인들만을 위한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시상식이 해외에서 개최될 경우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하는 가수들은 불참하게 되고 자연스레 국내 팬들과의 공감대도 줄어든다. 지난해 마카오에서 진행됐던 MAMA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을 표방하며 거대하게 열리는 듯 보였지만 행사 종료 직후 알맹이는 없고 허세만 가득했다는 시청자들의 큰 비난을 받아야 했다. 네티즌들은 이와 같은 연장선으로 2011년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바라보고 있다. 한류열풍도 좋지만 행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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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