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3 17:57
강만석 남·2002년 5월23일 진시생 문> 저는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교육계나 언론계 등에 뜻을 두고 있던 중 어느날 갑자기 컴퓨터에 빠져 진로에 혼선이 오는데, 어느 쪽이 제가 나갈 길인지 너무 답답합니다. 답> 교육계에 이어 문단에도 입문하게 돼 작가로서의 길도 함께 열려 두 가지 모두에 만족하며 명성과 재물을 동시에 이루게 됩니다. 컴퓨터 쪽은 잠시 스쳐가는 취미에 불가하며 진로로 선택하게 되면 후회와 실패로 이어지게 됩니다.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 진학으로 식견과 인격의 질을 높이고 키우며 큰 길을 향해 전진하세요. 귀하는 암기력과 응용력이 함께 어우러져 특유의 재능과 포용력이 좋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다가와 인적 자원도 풍부해 인간적으로도 성공합니다. 운이 성숙해 나이답지 않게 노련한 점은 있으나 조금 더 구체적인 사생활이 요구됩니다. 앞으로 3년간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채연희 여·1982년 4월4일 인시생 문> 1979년 11월 미시생인 남편과 조금 늦게 결혼했는데 남편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시댁 식구들의 아주 심한 간섭과 충돌로 헤어질까 합니다. 저의 미래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답> 우선 두분은 헤어지지
학창 시절에는 늘 후순위로 밀려났던 역사 공부가 사회에 나오면 교양과 상식의 필수 요소로 손꼽히곤 한다. 기업이나 공인이 역사적 의미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고, 누구나 한 번쯤 역사가 대화 주제로 올랐을 때 모르면 어색하게 웃으며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이유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너무 방대한 양 때문에, 한자로 된 사건 이름 때문에, 복잡한 인과관계 때문에 공부하는 데 시작조차 주저하게 만든다. 오랜 기간 역사를 가르쳐 온 저자 최태성도 한국사에 관심은 많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국사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 <최소한의 한국사>를 출간했다. “한국사 교과서 저자로서, 한국사 강연자로서 전국을 다니며 한국사를 소개해왔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정도만 알면 당당해질 수 있겠다 싶은 한국사의 핵심을 정리했습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고조선 건국부터 현대까지 한반도의 반만년 역사 중에서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필수 한국사를 다룬다. 우리 역사의 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강남 하이프레스티지 아파트. 남편 강도준은 등에 칼이 꽂히고 숨이 붙은 채로, 아내 오유진은 베란다 난간에 배를 걸치고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장미호는 17년 전, 절연한 친구 오유진이 피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였으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멀어졌다. 오래전 사건에 대한 부채감을 떨쳐내지 못한 장미호는 그녀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소설 <행복배틀>은 행복을 두고 모두가 경쟁한다. 마치 세상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인 것처럼. 행복의 값이 정해져 있어 나눌수록 작아지는 것처럼. 그들에게 ‘행복’이란 아직 차지하지 못한 무언가다. 그들은 부지런히 행복을 흉내 내지만, 결국 그것을 진정 맛본 적은 없다. 넓은 집, 완벽한 남편, 귀여운 아이들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학습했을 뿐이다. 그것을 얻은 다음에는 더 좋은 무언가가 필요하고, 나보다 더 좋은 무언가를 얻은 사람을 악착같이 끌어내려야만 하는, 결승점 없는 레이스 위에 그들은 서 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하늘서 떨어지는 빗방울 수보다 많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생각한다. 그들 중 누군가가 이 한 가지만 알고 있었다면 행
대한민국 대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일류 강연자로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그가 돌연 한국 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떠난 것은 2012년, 만 50세가 되던 해였다.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등 떠밀려 살아온 지난 50년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결심하에 일본행을 감행한 것. 말이 쉽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고자 전문대학에 입학했다. 그렇게 나이 오십에 꿈을 찾아 골방서 홀로 외로운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webmaster@ilyosisa.co.kr>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과학에 관해 다뤘지만, 저자가 오랫동안 공부한 인문학을 과학과 교섭시켜 풀어놓아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과학이론을 통해 인문학 담론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고 성찰한 것을 기반으로 쓰였다. 저자는 과학이 어떻게 인문학의 지평을 확장하는지 참신하고 독창적인 생각으로 풀어 이 책의 백미를 장식했다. 가령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뇌의 거울신경세포를 통해 과학적 타당성과 사회생물학면서 사회주의의 실패로 설명한다. 칸트의 철학을 양자역학의 관점서 이해하거나, 경제학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법칙’이 아니라 뇌 신경세포의 작동 방식일 뿐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저자가 아니면 풀 수 없는 놀라운 통섭의 사유다. 저자는 경제학, 철학, 동양 고전, 사회과학 등 인문학과 과학을 연결하고 결합해, 과학의 다양한 설명 가능성과 더불어 인문학의 의미와 한계를 확장한다. <webmaster@ilyosisa.co.kr>
긴축 정책이 이어지는 영국, 빈민가의 공영단지서 살아가는 열세 살 소녀 미아. 약물 의존증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의 보호자 노릇을 하며 살아가는 미아는 누군가 친절하게 다가오면 경계부터 하고 종일 옆자리에 앉는 친구에게도 속사정을 털어놓지 못한다. 작아진 교복을 그대로 입고 다니면서도 동생의 낡은 옷을 걱정하고 끼니를 때우기 위해 학교 식당서 음식을 훔치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미아. 미아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책을 읽을 때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파란 표지의 책이 미아의 손에 떨어지고 그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미아의 삶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webmaster@ilyosisa.co.kr>
조선의 선비들은 어디서 무더위를 이겨냈을까? 한양도성 안쪽에 그 답이 있다. 인왕산서 발원해 세종마을(서촌)을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옥류동천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모습을 확인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를 현대적으로 개발하며 하천을 지하에 두고 아스팔트로 덮었기 때문이다. 상류의 계곡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인왕산 수성동계곡(서울기념물)은 왕족과 사대부 등 양반이 자주 찾았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뒤로는 인왕산이, 앞으로는 저택과 경복궁이 펼쳐지는 명승지였다. 조선의 대표 화가 겸재 정선이 <장동팔경첩>에 ‘수성동’을 남겼을 정도다. 어디 그뿐일까? 19세기 학자 유본예가 한양의 관청과 궁궐, 명승지를 한데 묶어 소개한 <한경지략>이나, 작가 불명의 지리서 <동국여지비고> 등에도 수성동계곡이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며 극찬했다. 명지라 극찬 선비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지인과 담소를 나눌 때, 혹은 책을 읽기 위해 수성동계곡을 찾았다. 그들은 계곡물 소리를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도 비 내리는 날 수성동계곡의 물소리를 듣고 시를 썼다. 수성동(水聲洞)이라는 이름 또한 ‘
강현길 남·1980년 1월18일 신시생 문> 나쁜 술버릇 때문에 직장을 잃었고 아내마저 떠나버렸습니다. 술을 끊을 수 없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우나 이제 술만이 유일한 벗일 뿐 아무 희망이 없습니다. 답> 사람은 어느 누구나 장단점은 있지만 불행한 사람의 단점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귀하의 계속되는 음주는 자신을 파괴시키고 신변의 위기까지 몰고 올 무서운 존재라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무조건 끊도록 하세요. 지금은 악운과 악성의 체질로 묶여 스스로 해결은 불가합니다. 격리된 생활이 우선이고 전문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올해까지입니다. 분명한 것은 올해까지 새로운 인생을 찾고 새 생명을 얻어야 합니다. 2년 후 마치 중환자가 생명을 구하고 정상 회복해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과 같은 영광을 찾게 됩니다. 조인영 여·1999년 6월14일 미시생 문> 원래 연극을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외국어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통역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도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직업으로 생각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 갈등이 심합니다. 답> 예능이 우선이고 외국어는 차선으로 목표를 바꾸세요. 운명의 길
산성의 돌 하나는 병사의 갑옷과 같다. 목숨을 구할 방패다. 가파른 산에 거대한 돌을 쌓는 행위는 호국의 염원 없이 불가능하다. 여전히 마르지 않은 우물과 폐사지 초석 틈새로 자란 꽃이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을 떠올린다. 익산 미륵산성(전북기념물)은 둘레 1776m 포곡식 석성으로,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 익산 지역 11개 성곽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북쪽으로 낭산산성(전북기념물), 동쪽으로 용화산성과 선인봉산성, 남쪽으로 익산 토성(사적)과 금마도토성(전북기념물)이 미륵산성을 겹겹이 둘러싼 형태다. 차로 미륵산성까지 갈 수 있는 최대 지점은 베네스다기도원 옆 미륵산성 주차장. 여기부터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가벼운 등산로 주차장서 주 출입구인 동문지까지 1㎞ 남짓, 약 15분이면 도착한다. 굵은 참나무가 등산로를 호위하듯 서 있다. 신선한 초록 잎과 묵은 갈색 이파리가 한 줄기에 달렸는데, 자연 속에 있는 산성 여행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자늑자늑 알려준다. 호젓한 산책로 같은 등산로여서, 미륵산 정상에 오를 계획이 아니라면 가벼운 옷차림도 무방하다. 동문지서 바라본 미륵산성은 좌우로 날개를 펼치고 서 있다.
DAY 1.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 오르세 미술관. DAY 2. 한 작품당 10초씩 봐도 4일이 걸리는 루브르 박물관. DAY 3. 모네를 사랑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찾는 오랑주리 미술관. DAY 4. 현대 미술의 중심 퐁피두 센터. DAY 5.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 로댕 미술관. DAY 6. 프티 팔레·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 DAY 7. 마르모탕 미술관ㆍ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파리의 미술관은 늘 사람으로 가득하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 같은 주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깊은 감동을 받는 동시에 약간의 아쉬움도 느낀다.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조용하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을 위해 작품을 해설해주는 도슨트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미드나잇 뮤지엄: 파리>는 바로 이런 아쉬움에서 탄생한 책이다. 깊은 밤, 나만을 위해 열린 미드나잇 뮤지엄에서 매일 환상적인 명작들을 만나 보자.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꼭 알아야 할 작품과 작가들을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다. <미드나잇 뮤지엄: 파리>의 작가 박송
권력은 이 세상의 유일한 진실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직장은 물론이고, 친구들의 모임이나 단란한 가정에도 권력은 존재한다. 사랑과 우정의 어이없는 결말도 권력의 코드로 보면 분명해지고, 사람들의 이유 없는 친절과 미움 뒤에도 권력관계가 깔려 있다. ‘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에야 세상은 모든 진실을 드러내며 투명해진다. 세상을 물밑에서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 권력. 그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권력술 멘토이자 마키아벨리의 통찰을 재해석한 로버트 그린은 인간과 세상을 움직이는 전략 포지션을 정확하게 짚어내 무수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중요한 권력 법칙을 어기면 어떤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반대로 권력 법칙을 따르면 어떻게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로버트 그린은 홀로 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파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면의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피할 수 없을 바에야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당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비장의 무기이지만, 적에게는 치명적인 상
이 책은 작가의 고백이기도 하다. 헤어짐 앞에 외롭고 슬펐고 아팠던 감정을 솔직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이 고백은 작가처럼 ‘사랑이 좋아서 외로운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헤어짐 앞에 무너지는 건 누구나 똑같다고. 슬픔을 억지로 감추려 하지 말라고. 마음껏 표현한 뒤에는 흩어진 마음을 그러모아 일어설 힘이 생길 거라고. 그때쯤에는 더 단단한 자신을 마주하며 잠시 감추었던 사랑을 꺼낼 수 있을 거라고.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게 있다. 사람에게 다치고 헤어짐에 아파도 무언가에 계속 마음을 주는 건 바보 같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힘들고 아픈 시간 뒤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사랑을 간직한 당신은 정말 대견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했으면 한다. <webmaster@ilyosisa.co.kr>
사립학교 학생인 홀든 콜필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퇴학을 통보받는다. 퇴학 사유는 시험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홀든의 이면에는 열일곱 살을 뒤덮은 성장기의 혼란이 자리하고 있다. 변호사인 아버지, 할리우드의 극작가인 형과 함께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홀든은 기성세대의 속물근성과 위선에 염증을 느끼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사립학교 펜시는 밖에서 볼 때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치기 어린 동급생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학부모의 지위에 따라 학생들을 차별하는 견딜 수 없는 곳이었다. 홀든은 학교에 선처를 호소하는 대신 퇴학을 통고하는 편지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뉴욕 거리를 헤매기로 마음먹는다. 여기에 존경하는 선생님 댁에서의 하룻밤, 여동생 피비의 애정 어린 간섭이 더해지며 그의 여정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webmaster@ilyosisa.co.kr>
도쿄의 한 상점가에서 중화소바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공 고헤는 함께 가게를 꾸려온 아내와 갑작스레 사별한 뒤 만사에 의욕을 잃은 채 가게도 장기 휴업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읽기를 미뤄둔 두꺼운 책을 뒤적이다 책갈피에서 오래된 엽서 한 장을 발견한다. 30년 전 소인이 찍힌 엽서의 수신자는 그리운 아내 란코, 발신자는 고사카 마사오. 기억을 더듬어보니 당시 서른 살의 아내가 “모르는 사람한테 엽서가 왔어”라고 했던 일이 떠오른다. 아내는 어째서 이 엽서를 이토록 소중히 간직했을까? 미처 듣지 못한 아내의 어제의 시간을 찾아 고헤는 등대 여행을 나선다. <webmaster@ilyosisa.co.kr>
부산에 자리한 금정산은 금정구 금성동·구서동·남산동·청룡동·부곡동, 동래구 온천동, 북구 화명동·만덕동에 걸쳐 있다. 공식 안내 지도서 27개 지정 등산로를 소개하지만, 주민들이 찾는 샛길을 포함하면 무려 100여개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과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금정산성(사적)은 금정산 꼭대기서 동남·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다. 금정산성 입구에 ‘18845M’ 포토 존이 있는데, 산성 둘레 1만8845m를 뜻한다. 국내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다. 둘레가 너무 길어 수비군이 부족했을 정도다. 동래부사 한배하는 1707년 금정산성을 남과 북으로 나누는 중성을 쌓고, 장대와 군기고 등을 정비하기도 했다. 4망루에 오르면 중성의 흔적이 선명하다. 가장 큰 규모 상고시대부터 대한제국 말기까지 모든 제도와 문물을 기록한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금정산성은 숙종 때인 1701~1703년에 쌓았다. 그러나 현종 때인 1667년 통제사가 금정산성 보수를 건의했다는 기록도 발견돼, 그 이전부터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고종 때 제작한 ‘금정산성진지도’에는 동서남북에 성문이 있고 본성과 중성에 망루 12곳
심지어 독재자도 민주주의를 칭송하고, 군홧발로 시민들을 짓밟은 대통령도 ‘정의 구현’을 부르짖는 게 인간 사회다. 모두가 성공의 기준을 통장에 찍히는 숫자의 길이로 평가하면서도, ‘사람의 탈을 쓰고 그렇게 살면 안 되지!’ 한 마디를 호기롭게 내뱉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 안에 심어진 ‘정의’를 향한 갈망일 것이다. 과자 한 봉지를 가져오려면 1000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뜬 어린아이서부터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까먹고 있는 가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듯,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마치 호흡에 공기가 필요하듯)‘정의’라는 게 필요하다는 진실을 상세하게 그려 나간다. 정의를 행해 얻는 보상 때문이 아니라, 정의를 행하는 그 자체가 더 좋고 행복한 이유를 다양한 관점서 살펴본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의의 관점에서 ‘국가’라는 큰 그림을 통해 개인의 삶을 진단한다. 가장 좋은 국가인 왕도정(王道政)이 어떻게 명예정, 과두정, 민주정, 참주정(독재국가)으로 변해가는지 설명하는 과정서 서양철학사의 유명한 주제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가령 국가의 기원과 구성원, 교육의 목적과 방법, 철학자의 역할, 이데아론, 정치 체제
간단한 메일을 보내는 일에도 여러 차례 확인을 거쳐야 마음이 놓이는가? 주어진 과제를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밥을 먹고, 운동하고, 친구를 만나는 평범한 일상을 놓치는가? 더 좋은 선택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중요한 일을 미루는가? 언제나 조금 더 잘하려 애쓰는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이 무능해 보일까 봐, 실수할까 봐 두려움과 불안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완벽주의자는 본질적으로 자기비판적이다. 자신을 혹독하게 채찍질했기에 이만큼 성취할 수 있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비판이 성공의 원동력이라는 신화를 단호하게 부정한다. 자신을 압박하고 채찍질하는 것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면 설령 성공을 거둔다 해도 여전히 불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안장애와 강박장애를 연구하는 임상심리학자인 두 저자는 내담자들뿐만 아니라 가까운 동료, 심지어 자기 자신 역시 완벽주의의 덫에 빠져 심한 불완전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는,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들은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재설정할 수 있는 10가지 심리학 기술들을 소개한다. 현대
이 소설은 미국의 전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40년 대선서 찰스 린드버그에게 패배해 3선에 실패한다는 설정서 출발한다. 대서양 무착륙 횡단 비행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이 된 찰스 린드버그는 미국이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을 것을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고, 고립주의와 친 파시즘, 반 유대주의를 표방하는 정책을 펼쳐나간다. 미국 사회는 급격히 우경화되고 국민들은 분열한다. 그리고 한 유대인 가족의 삶은 하루아침에 참혹한 비극을 맞이하는데…. 아홉살 소년의 눈에 비친 히스테리, 무지, 악의, 어리석음, 증오, 두려움의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오직 필립 로스만이 쓸 수 있는 유크로니아(U chronia, 과거의 허구적 시기) 소설이자 최악의 악몽으로 다시 쓰는 역사다. <webmaster@ilyosisa.co.kr>
작은 선의가 주요 키워드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소수의 영웅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다수의 사람이 각자 자리서 작은 선의를 가지고 지구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을 뿐이다. 해답을 찾기 위한 우주선 제작에 미국, 소련, 러시아, 중국 등이 국가와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여 계획을 세우는 장면을 보면, 우주에 나가 외계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뭉클한 감정마저 든다. 중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은 지구를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이 소설은 평범하고 작은 선량함이 불러온 범우주적인 구원을 그린 이야기인 셈이다. 소박함서 출발해 거대한 구원을 맞이하는 그 눈부신 순간을 <프로젝트 헤일메리>서 만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작은 선의 역시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속삭임을 듣길 바란다. <webmaster@ilyosisa.co.kr>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던 미모의 여사원 미키 노리코가 T현 T시에 있는 시구레 계곡서 칼에 수차례 찔리고 불태워진 참혹한 사체로 발견된다. 피해자의 회사 동료를 통해 이 엽기적인 사건을 알게 된 주간지 기자 아카보시 유지는 자신이 들은 내용들을 여과 없이 실시간으로 SNS에 실어 나른다. 그 결과 인터넷이 서서히 들끓기 시작한다. 피해자가 눈에 띄는 미인인 데다 그녀가 다니던 회사가 ‘백설 비누’로 잘 알려져 있어 이 사건은 ‘백설 공주 살인 사건’이라는 별명으로 회자된다. 근거 없는 소문과 억측이 구름처럼 일어나고, 무책임한 언론과 SNS로 사건은 순식간에 증폭된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