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비가 국내 가요계에 초심으로 돌아왔다. 치장을 덜어낸 마음가짐과 음악이 담긴 스페셜앨범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발표한 것. 지난 2002년 4월 가수로 데뷔한 지 8년이 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젠 ‘월드스타’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위치에 선 비이기에 그의 이번 앨범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셜 앨범을 발표한 비를 만났다.
중성적 매력 파격 변신…“변화는 팬들에 대한 예의”
타이틀곡 ‘널 붙잡을 노래’ 작사·작곡…“내 경험담”
데뷔한 지 어느새 8년, 그 사이 비는 국내스타에서 벗어나 월드스타로 성장했다. 그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려 한다.
“사실 이번 앨범은 올 연말 발표할 계획이었어요.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 동시다발적인 네트워크를 고려했죠. 하지만 계획했던 드라마와 영화가 두 달 가량 밀린데다 녹음도 마쳤고, 안무도 짜놓아서 발표하게 됐어요.”
가죽바지와 눈썹 ‘포인트’
강렬한 퍼포먼스를 앞세운 댄스곡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비는 데뷔 처음으로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또한 강인한 남성성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진 중성적 매력을 선보인다.
“대중 가수로서 변화는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태양을 피하는 방법’도 업비트의 발라드라 할 수 있는데 이번 타이틀곡 ‘널 붙잡을 노래’는 정통 발라드이면서 퍼포먼스를 더해 맛있는 음악이라는 느낌이 들 거예요. 화려한 치장과 자극적인 장치를 빼고, 좀 더 담백한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의 포인트는 블링블링한 베스트와 가죽 바지와 눈썹이에요.”
앨범을 펼치는 순간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는 스틸이 홀로그램으로 펼쳐지고, 재킷에는 다양한 포즈와 각도의 상반신 노출 사진 여덟 컷이 포함됐다. 액세서리를 최대한 배제한 심플한 맨몸의 사진처럼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의 제목을 앨범에 붙였다.
“이번 앨범을 구상한 지 어느새 2년이 흘렀어요.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차에 불과하고, 앞으로 무대 위에서 좀 더 연속된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예요.”
타이틀곡 ‘널 붙잡을 노래’는 가수 비를 가장 잘 표현한 노래로 평가받는다. 비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화제를 일으켰다.
“독립한 첫 앨범 ‘레이니즘’부터 비의 스타일을 과연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화성악을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과 고민하며 재능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 앨범 때 공부를 많이 했죠. 많은 음악을 들어야 했고, 창작의 고통이 컸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널 붙잡을 노래’는 가사를 쓰면서 왜 사랑을 하면서 왜 사랑에 다치는지 알게 됐어요. 집에서 고전 영화를 보다가 여자 앞에서 서성이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떠올렸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타이틀곡과 함께 트레이드 마크인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는 후속곡 ‘힙 송’과 ‘원’, ‘똑같아’, ‘널 붙잡을 노래’의 영어버전, ‘러브 송’까지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까지 겨냥한 의도가 엿보인다.
배우 성공 후 미 가수 데뷔
“‘힙 송’은 한층 강화된 춤과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예요. 여러분이 원하는 모든 것,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을 모두 보여 드릴게요. 요새는 아이돌그룹이 대세지만 걱정 없어요. 그들과 저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제가 진짜 승부를 볼 곳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과 미국 시장이예요. 그리고 후배들이 나중에 제 뒤를 따라올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임무죠.”
비는 일본 투어와 더불어 국내·외를 오가며 2개월간 앨범 활동을 한다. 또 가수로서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활동에 대해서도 확신에 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할리우드 주연작 <닌자 어쌔신>의 월드 프로모션을 하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는 그는 고통스러웠지만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은 생각보다 무서운 나라여서 말로만 진출한다고 음반을 냈다가 큰 코 다치겠더라고요. 아시아에서 <풀하우스>를 통해 배우로 알린 뒤 가수로 성공한 것처럼 미국 시장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에요.”
배우로서 확실히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그는 액션스타의 이미지 폭을 넓힐 무렵 가수로서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대한 시기를 앞당길 거예요. 하지만 시기보다 성공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