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정애연

“‘제나’ 연기하며 대리만족 느꼈어요”

한류스타 권상우와 톱스타 이보영이 출연, 촬영 전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 주목받는 또 다른 여배우가 있다. 시니컬한 사진작가 ‘제나’ 역할을 맡은 정애연이 바로 그다. 정애연은 시크한 마스크와 말투로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케이(권상우)를 모델로 점찍고 사진촬영을 하는 장면은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돋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 연기력으로 사랑 받는 배우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정애연을 만나 그의 연기관에 대해 들어보았다.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서로 다른 사랑을 하는 세 사람의 아픈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 영화.
극중 주환(이범수)의 약혼녀 제나로 분한 정애연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에 사랑은 그저 게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믿는 얼음 같은 여자지만 사랑하는 여자 크림(이보영)을 위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는 케이(권상우)를 만나며 마음이 동요된다. 그리고 그를 찍기로 결심한다.
“제나 개인의 삶에서 보면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아픔이 있어요. 8살 때 아빠가 자신의 앞에서 독극물을 먹고 죽는 모습을 본 후 마음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자예요. 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제나 작업공간에 있는 시계들은 모두 8시에 맞춰진 채 멈춰있어요. 8살 이후로 제나는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거죠.”
 
시니컬한 사진작가 제나 역…‘개성 넘치는 캐릭터 만들어 냈다’ 주목
훤칠하고 날씬한 몸매 덕 화보 제의 봇물…“상업적인 면 많아 ‘NO’” 

 
그동안 유독 도시적이거나 차가운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 정애연은 제나라는 역할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 갈망하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삶을 연기하며 배우로,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
“제나는 멋진 여자 같아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하는 삶을 제나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살아볼 수 있어 좋았어요. 제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현해요. 자유분방하게 한번 살아보고 싶기도 해요.”

‘제나’ 연기하며 다시 태어난 느낌

대학교 1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정애연은 각종 CF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2004년 KBS 드라마시티 <결혼이야기>를 통해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2005년 차인표, 조재현, 송윤아 주연의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차기작 <맨발의 청춘>이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연기력 논란’ 등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욕심을 부려 일일극 주연을 맡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아요. 나에게 맞는 옷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부족했던 연기력도 한몫했고 그래서 더 내공을 쌓자고 생각했죠. 이번 영화 때도 연기를 그만두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결국 뭔가를 얻어낸 느낌이에요.”
무용학도 출신으로 169cm 49kg의 훤칠하고 날씬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는 정애연은 보이시한 컬러의 섹시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그에게 노출 연기나 화보 촬영 제안도 많았을 법하다.

“영화 속의 노출은 제가 잘 표현해낼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연예인 화보는 상업적인 면이 많아서 꺼려져요.”
정애연은 정신적으로 무료해지기 쉬운 공백기간 동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지난해 9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조기종영 아픔은 좋은 기회

서강대학교 내에 ‘진앤하우스’라는 수제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더 폭넓은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연기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처럼 한층 더 성숙된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며 영화와 드라마 밖의 세상으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직접 메뉴도 개발하고 사업은 처음 도전하는 분야라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어요. 물론 본업인 연기에 가장 충실하지만 공백 기간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찾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됐죠. 사업을 시작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몰랐던 다른 세계의 모습들을 보면서 연기생활을 하며 필요한 캐릭터나 타인의 삶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연구의 장소가 됐어요.”

정애연은 어떤 배우로 살길 원할까.
“연기를 할 때 만인이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기보다 한두 사람이라도 나를 정말 제대로 봐주고 인정해준다면 이미 그 사람은 어느 정도 성공한 배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좋은 역할을 찾고 노력하면서 그런 배우로 살고 싶어요.”    
    
 사진 송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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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