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탐욕에 찌든 금융가 실태

서민 코 묻은 돈 끌어 모아 배 두드린다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은행, 카드사, 보험사를 막론한 금융권의 탐욕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수수료 잔치를 벌이며 서민들의 푼돈을 뜯어 내는가하면, 보험료율 담합으로 고객에 피해를 끼치기도 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모두 제 배를 불리는 데 쓰였다. ‘봉’ 취급당한 국민들로서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참다 못 한 국민들은 결국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고 여론은 금새 가열됐다. 화들짝 놀란 금융회사들은 그제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의 탐욕스러운 민낯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연일 수수료 논란이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마당에 은행권이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사업보다 서민들 ‘푼돈’을 뜯어 제 잇속을 차린다는 비판 속에 논란은 연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신용카드업계

가맹점 수수료 사상 최대…영세 상인들 반발
0.2%p 인하하기로 결정했지만 ‘생색내기’ 지적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70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8617억원)보다 18.6% 줄어든 수치다. 외견상으로는 경영사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회계기준이 바뀐 데 따른 착시에 불과하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해 상반기 2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00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순이익은 1400억원이나 늘어난 셈이 된다.

카드사 수익은 가맹점수수료, 할부카드수수료, 현금서비스수수료, 카드론 수익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 즉 카드사의 가장 중요한 수익 원천이다.

그리고 가맹점수수료는 매년 1조원씩 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는 ▲2008년 5조5847억원 ▲2009년 6조1296억원 ▲2010년 7조1949억원 등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4조956억원에 달하는 가맹점수수료를 챙겼다. 하반기에 여름철 휴가와 추석 연휴 등으로 대규모 카드 결제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가맹점수수료는 8조원 중반대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카드 결제가 일반화되면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을 뿐 부당하게 수수료율을 높여 폭리를 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카드사들의 항변이다. 그러나 음식업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자신들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사치업종으로 분류되는 골프장 수수료가 1.5%인데 평균 2.65%에 달하는 음식점 수수료는 너무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국음식점중앙회는 수수료를 1.5% 이하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며 18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처럼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론이 거세지면서 카드사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에 따라 카드 업계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을 정했다. 인하폭은 0.2%포인트 내외. 이렇게 되면 2% 수준인 수수료율이 1%대로 떨어지게 된다. 카드사들은 담합 등을 의식해 대형사가 먼저 내린 뒤 다른 업체가 이를 뒤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세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음식업중앙회 측 관계자는 “0.2%포인트 인하를 하더라도 1.8~1.9% 수수료가 유지되는데, 이를 대형업체와 똑같은 1.5%까지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또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 검토 대상 업체들은 1억2000만원 이하 영세 업체들로, 휴·폐업의 위험에 상시노출 돼 있을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업체들”이라며 “소폭 인하하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나마 연매출 1억2000만원 이상인 외식업체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인하 검토 발표는 당장의 비난 여론을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업계

이자이익률보다 높다 수수료 수익…사실상 폭리
ATM 수수료 인하?적용범위 확대…실효성 의문

은행권에서도 ‘수수료 잔치’가 한창이다. 올해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무려 2조2567억원. 은행들이 총 15조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던 2007년 상반기의 수수료 이익(2조2366억원)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업무 처리에 들어가는 원가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일부 수수료는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은행들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7조1375억원으로 이자수익(34조3052억원)의 50%정도에 해당한다. 이자이익률이 50%라는 얘기다. 그런데 은행들의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수수료 수익(3조3015억원)의 68%에 달해 이익률이 이자이익률보다 훨씬 높다. 사실상 폭리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수수료가 미국보다 싸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다.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자동화기기(ATM) 현금인출 수수료는 은행별로 500~1200원에 달한다. 영업시간보다 시간외 인출이 훨씬 비싸고, 다른 은행 ATM에서 인출하면 그 수수료는 2배에 달한다.

그런데 미국 씨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의 글로벌 은행은 자기 은행이나 다른 은행, 영업시간이나 시간외를 막론하고 대부분 `0원을 적용하고 있다. 주거래은행 창구를 이용한 계좌이체도 이들 해외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간 계좌이체는 모두 무료로 하고 있다. 인건비 운운하며 최대 2000원을 받는 국내 은행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입액의 1%가 넘는 판매수수료를 떼는 것도 모자라 매년 1%가량의 ‘판매보수’를 따로 받고 있다. 고객들이 매년 내는 펀드 수수료 가운데 판매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가까워 10∼30%에 불과한 선진국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수수료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도 문제다 은행들은 글로벌 은행들의 수수료 이익 비중이 40%에 가까워 7.1%에 불과한 국내 은행들의 비중보다 훨씬 높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만큼 수수료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이 벌어들이는 수수료는 인수합병(M&A) 중개, 기업상장(IPO), 채권 발행 등 고부가가치 금융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수료가 대부분이다. 국내 은행들처럼 계좌이체수수료, 현금인출수수료 등 서민들의 ‘푼돈’을 뜯어낸 수수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수수료 잔치’를 질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행태다. 서민 달래기에 나선 카드사들과 달리 은행들은 요지부동인 모습이다. 결국 여론을 의식한 금융당국은 외압을 가했고 은행들은 그 제서야 대책을 내놨다.

은행들은 ATM 이용 시 과도하게 적용했던 수수료를 인하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들은 영업시간 내 ATM을 이용할 경우 자행(같은 은행)은 면제하지만 타행(다른 은행)은 인출수수료(800∼1000원)와 송금수수료(600∼1000원)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영업시간 내 ATM 인출수수료와 송금수수료가 400∼500원과 300∼500원으로 인하되는 방안이 마련된다.

영업시간 내 창구를 통한 송금수수료 역시 최고 1500원(자행)과 600∼3000원(타행)이지만 이 역시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영업시간 외 자행 ATM을 이용할 때도 인출·송금수수료가 500∼600원과 최고 600원이었지만 250∼300원과 최고 300원으로 각각 50% 낮춰진다. 같은 시간대 타행 ATM을 이용할 경우에 1000∼1200원과 800∼1600원인 인출·송금수수료 역시 500∼600원과 400∼800원으로 인하된다.

수수료 면제 대상도 확대된다. 65세 이상 노인은 물론 차상위계층, 소년소녀 가장과 대학생에 대해서도 인출·송금수수료를 면제하는 쪽으로 은행들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겉보기엔 파격적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많다. 수수료 인하 혜택의 대상이 저소득층에 국한돼 있는데다, 고객 문의가 많은 타행이체 수수료 등은 여전히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어 고객들의 체감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보험료율을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큰 손해 끼쳐
불법·편법 동원해 벌어들인 돈 흥청망청 사용해

보험사의 탐욕도 만만치 않다. 보험사들은 보험료율을 담합해 제 배를 불리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 공정위는 최근 생명보험시장에서 종신보험, 연금보험, 교육보험 등 개인 보험상품의 이자율을 밀약한 12개 생명보험회사에 과징금 3600여억원을 부과키로 했다.

이들의 담합이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14개 생명보험사와 10개 손해보험사, 농협이 단체보험과 퇴직보험료 결정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265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보험사들은 지난 2007년에도 손보상품의 보험료율을 짠 것이 적발돼 과징금 500억원을 부과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손해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아 21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보험사는 불법?편법을 동원해 손쉽게 벌어들인 돈을 대주주 고배당과 임직원 고임금으로 흥청망청 사용했다. 지난해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배당성향을 보면 대한생명이 42.06%로 가장 높았다. 이 보험사 배당금 1천995억원의 절반가량이 계열사인 한화건설(지분율 24.88%), 한화(21.67%), 한화케미칼(3.71%) 등에 돌아갔다. 다른 보험사들의 배당성향도 LIG손해보험 36.02%, 현대해상 35.30%, 메리츠화재 32.47%, 삼성화재 26.28% 등으로 높은 수준이다.

또 작년 회계연도(사외이사 제외) 등기이사들의 연봉은 메리츠화재가 31억4600만이었고 LIG손해보험(16억3300만원), 삼성생명(14억5700만원), 현대해상(10억9900만원), 코리안리(10억3200만원) 등도 10억원을 넘었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코리안리가 9000만원이었고 삼성생명(8200만원), 현대해상(7400만원), LIG손해보험(6900만원), 메리츠화재(6100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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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