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세계는 넓다. 그러나 이미지는 같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렌즈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때마침 만난 <영감, 교토> 전시는 기자가 갖고 있던 이미지의 갈증을 해소했다. 이국적 낭만을 한껏 느끼게 해준 회화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독특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었다. 4인의 젊은 작가가 있다. 이들은 한 공간에서 1년여를 함께 숨 쉬었다. 같이 밥 먹고, 같이 붓을 들고, 함께 여행을 떠났다. 나지석, 신지원, 채정원, 황의룡 작가는 아무 의도와 목적 없이 일본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녹였다. 작가 공동체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 혼자 작업을 하다보면 굉장히 빨리 지쳐요. 미래를 생각할 때 갖게 되는 막연한 불안도 있고요.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불안이 일정 부분 희석되는 것 같아요. 물론 함께 있다 보면 서로 의견 충돌이 있어요. 하지만 각자 맞지 않는 부분을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한층 성장하게 돼요. 작업할 때 생기는 추진력은 물론이고요. 사실 요즘은 가족보다 우
[일요시사=사회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명사 '아리랑'. 그러나 옛것으로 치부돼 어느 틈엔가 우리 삶에서 멀어진 이름 '아리랑'. 두시영 화백은 오직 아리랑을 소재로만 그림을 그려 온 '아리랑 전문 작가'다. <일요시사>는 오는 광복절을 맞아 서울 인근 작업실에서 두 화백을 만났다. 그에게 아리랑은 자신의 삶이자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뿌리다. 두시영 화백은 자신의 반평생을 '아리랑'과 살았다.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은 아리랑을 만난 것"이라고 말한 그는 세계인에게 아리랑의 미학을 알리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 "아리랑에는 민족의 정서와 애환이 담겨 있어요. 굴곡진 우리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게 아리랑입니다. 어떤 면에선 한국인이 살아온 삶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재밌는 게 전국에 있는 아리랑이 모두 얼마인지 아십니까? 대략 4800수 정도인데 들춰낼수록 새로워요. 알고 들어야 더 재밌고요." 아리랑이 전 세계로 알려진 시기는 한국전쟁 전후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각 나라의 군인들은 전쟁터에서 들은 아리랑을 자국에 전파했다.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데뷔 첫 우승 스코어가 한국선수가 세운 최다 언더파 타이기록이다. 골프선수로서 치명적 슬럼프인 '입스'도 극복했다. 프로골퍼 김태훈이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보성CC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하며 한국골프에 돌풍을 예고했다. 혜성처럼 나타난 김태훈. 그는 누구일까. 프로골퍼 김태훈이 데뷔 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태훈은 지난 4일 전남 보성군 보성골프장(파72·704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보성CC클래식(총상금 3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조각같은 외모에 실력 겸비 김태훈은 단독선두로 기분 좋게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고 2번홀(파5)에서 이글, 5·7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후반 시작홀인 10·13번홀에서 각각 1타씩을 줄였고 14·16번홀에서 흔들렸지만 17·18번홀에서 내리 버디를 잡아내며 이번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 스코어 21언더파 267타는 KPGA투어에서 한국선수가 세운 최다 언더파 타이기록이다. 김태훈은 지난 2007년 KPGA투어에 데뷔했다. 6년 차인 올해까지 우승이 없던 김태훈은 우승상금 6000
[일요시사=사회팀] 박근혜 대통령이 허태열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공안검사 출신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새 실장에 기용했다. 과거 ‘7인회’의 ‘올드보이’가 청와대로 귀환한 것이다. 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평이 엇갈려 ‘불통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 인사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비서실장의 임명은 여러 비판이 나올 걸 감수하고 박 대통령이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김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등과의 인연을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을 갖고 있다. 김 실장은 박정희정부 때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과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높이 평가하는 법조인 출신이기도 하다. 원조 친박의 귀환 내부 결속 다진다 지난 7일 교통방송에 출연한 박찬종 변호사는 김 비서실장을 두고 “아주 상관에 대해서 빈틈없이 깔끔하게 마음에 들도록 일을 대단히 잘 하는 사람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김기춘 실장을 임명해 놓으면 아마 굉장히 안심을 할 사람이다. 그러니까 김기춘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버
[일요시사=사회팀] 진보정의당이 ‘정의당’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 시기 진보정치의 성과와 소중한 가치는 계승하고 낡은 과거와 단절키로 한 정의당은 ‘모두를 위한 복지국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목표로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열정 가득한 청년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가 있기에 더욱 더 기대된다. 쟁쟁한 후보들 가운데 28살 청년이 정의당 부대표로 당선됐다. 많은 사람들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의아해했지만 어쩌면 그의 당선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진보지향 운동을 해온 그였기 때문이다. 다음은 문 부대표와의 일문일답. “보통 청년들 대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보통 정치 입문이라고 하면 공직선거 출마나 당원이 됐을 때의 시점을 말하는데, 그렇게 따진다고 하면 짧은 편이다. 사실관계를 따진다면 첫 당원이 된 건 통합진보당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진보 지향활동을 했다. 내가 속한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3때 두발자유 운동을 했다. 청소년 인권에 문제가 있다는 고민에 청소년의회 청소년 대표 활동을 한 것이다. 사실 이 때부터가 정치활동의 시작이었다고 본다.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청소년 당원으로
[일요시사=사회팀] 책장 벽면에는 형형색색의 그림이 가득했다. 엄미금 작가는 민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회화의 '오브제(Objet)'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엄 작가는 "민화와 근대미술을 접목한 화풍은 찾기 힘들 것"이라며 작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엄미금 민화작가는 장르의 변형으로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구축한 예술가다. 누구나 말은 쉽게 하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민화의 세계화'도 그의 작품 안에선 현실이 된다. 서울 신영동 한 작업실에서 만난 엄 작가는 빼곡한 스케치를 뒤로 한 채 "이렇게 혼자서 잘 놀고 있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하다"는 엄 작가는 몇몇 사람들이 그림을 사러왔던 일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민화도 이제 한류 "어떻게 알았는지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방한했을 때 제 그림을 두 점이나 가져갔어요. 외국의 한 영부인도 왔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옥에도 제 그림이 들어갔어요. 얼마 전에는 한 대기업 사장도 제 그림을 사러 왔었죠. 하지만 일부러 가격을 좀 크게 불렀어요. 나 개인이 아니라 '우리 민화가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라고 생각했거든요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12일 국회 ‘민주당보좌관협의회(이하 민보협)’에서 회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진성준 의원실의 조형국 보좌관은 자신의 직업을 ‘3D업종’ 중 하나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보좌진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그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일요시사>가 조 보좌관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동안 언론에는 보좌진들에게 ‘슈퍼갑’ 행세를 하는 국회의원의 ‘행태’를 고발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이 얼마나 고될지 모르는 바 아니나, 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는 반응이었다. 보좌진들은 입법기관의 그림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보좌진은 넓은 의미의 정치인이나 다를 바 없기에 그만한 고충이 따르게 마련이다. 조형국 보좌관에게 19대 국회를 조명하는 언론은 어떨까? 다음은 조 보좌관과의 일문일답. - 민보협 회장으로 어떤 일정을 보내고 있는가? ▲ 의원실별로 한 바퀴 돌았다. 내가 보좌진들의 대표다보니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 주로 어떤 건의사항이 많은지? ▲ 당내 기여도가 높고
[일요시사=사회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자락에 있는 관문사. 이효림 작가는 이 관문사에서 '회심처(會心處)'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은은한 찻잔 속의 향기와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그림은 날이 섰던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는 듯한 기분을 주었다. 염색된 닥지만이 낼 수 있는 오묘한 색감. 불교적인 소재가 이끌어내는 담박함의 매력. 이효림 작가는 이번 회심처(會心處)를 준비하면서 "내 마음을 먼저 갈고 닦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왜 붓이 아닌 마음을 먼저 얘기한 것일까. 붓 보단 마음으로 "지금 전시장에 모두 35점의 작품이 걸려있는데요. 이중 3분의 2는 올해 그린 작품들이에요. 사실 전시를 준비할 때는 거의 두세달을 집에 갇혀있다시피 작업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수행을 하다 보니 거기서 얻어진 것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수행에서 배웠던 힘과 집중력을 그림에 쏟아 부을 수 있게 됐고, 그림에 막힘이 없으니까 손도 빨라졌고요. 제가 미술전공만 10년을 넘게 했는데 단순히 '앉아만 있는다'고 작업이 되는 건 아니에요." 이 작가는 묵언수행 예찬론자다. 실제로 이 작가는 지난 3년 동안 동안거와 하안거를 빠짐없이 했는데 그
[일요시사=사회1팀] 작년 겨울, 초등학교 급식실 조리사였던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열악한 학교비정규직 노동환경을 세상에 알리고자 총파업을 이끈 바 있다. 현재 박 위원장은 휴직상태로 여전히 투쟁 중이다. 삭발 투혼으로 농성에 앞장서고 있는 그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 16일 박금자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영등포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을 찾았다. 반가운 미소로 기자를 맞이해준 박 위원장은 삭발로 인해 머리가 짧은 상태였지만 인상 좋은 따뜻한 아줌마였다. 사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급식실은 대부분이 40∼50대인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반감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1만5000명이 총파업에 동참할 수 있었던 건 작금의 노동환경이 그만큼 열악했다는 방증이었다. 급식실서 거리로 파업은 끝났지만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여전히 교육부 앞에서 농성 중이다. 민주통합당 유기홍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 2월 기준 전국 학교비정규직 계약 해지자는 6475명으로 이중 무기계약자는 1118명(17.3%), 기간제는 5537명(82.7%)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누락된 보조교사들을 포함하면 그 수
[일요시사=사회팀] 그동안 '소'하면 이중섭 화백을 떠올리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소'를 보면 양홍수 작가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소처럼 우직이 내면으로 뻗어 가는 양 작가의 그림은 생동적이면서도 강렬한 경험을 전달했다. 현대인은 '힐링'이란 핑계로 문제의 답을 늘 다른 곳에서 찾는다. 하지만 나를 먼저 들여다봐야 상처의 치유가 가능하단 사실을 드러낸 작가가 있다. 동양화가 양홍수 작가는 우직한 먹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려냈다. 부드러움과 화려함을 내던진 그의 먹선은 투박하기 때문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를 찾는다 "이번 전시 주제가 심아(尋我)인데요. 찾을 심과 나 아를 써서 '나를 찾는다'는 뜻입니다. 불교 용어인 '아'를 차용했고요. 아시다시피 사찰에 가면 심우도(尋牛圖)라는 게 있습니다. 어린 동자승이 소를 찾아가는 그림인데 불교에서 이 소가 바로 '아'거든요. 소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의미고, 사실 전 화가이기 때문에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사람은 아녜요. 다만 제 내면의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근원적 욕구를 심우도의 형식을 빌려 그린 거죠." 양 작가는
[일요시사=사회팀] 바야흐로 기호의 시대. 혹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재림과 함께 예술 영역의 비평은 종언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비평의 홍수는 도리어 ‘진짜 평론가’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미술평론가 변종필 경희대 교수는 부침을 겪고 있는 국내 미술 평단에 대한 진단과 함께 제대로 된 비평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풀어냈다. '미술 평론은 죽었다' 이 도발적인 질문에 미술평론가 변종필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변 교수는 "현재 평론가들이 느끼는 문제의식과 어느 정도 일치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된 평론이 없다'는 말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을 이었다. 평론이 필요해 "국내 평론가협회 역사가 60년 정도 됐습니다. 현재 협회에 소속된 평론가는 60여명, 비공식으로 활동하는 평론가까지 더하면 모두 100여명 정도 되고요. 과거부터 미술계에 어떤 담론을 형성하던 우리 평론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평론가의 역할이 약화되긴 했죠. 그건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커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과거에는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것도 있고. 본질
[일요시사=사회팀] 위계질서가 뚜렷한 신분사회. 조선시대의 명인 신윤복은 암울한 시대상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의 그림들이 변치 않는 생명력을 갖는 건 한 시대의 단면을 들춰냈기 때문이다. 사회가 변했지만 아직도 작가의 역할은 시대상을 그려내는 것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최윤정 작가의 그림은 비장하지 않아 더욱 날카롭다. TV드라마에 나온 명품백은 방송 직후 완판된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있는 할리우드 파파라치컷은 커피 매출 신장에 기여한다. 야구가 유행이면 야구 유니폼이 불티난 듯 팔리고, 등산이 유행이면 멀쩡한 산 밑에 등산용품 매장이 들어선다. 사람들은 대체 무엇에 홀린 것일까. 서양화가 최윤정 작가는 사람들이 '안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작가가 주목한 안경의 실체는 바로 '프레임'이다. '안경' 쓴 사람들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파악할 때 눈을 이용합니다. 눈을 통해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은 대개 만들어진 거예요. 이런 가공의 이미지를 만든 게 바로 미디어고요. 어디까지나 가공이지만 사람들은 '보이는 이미지'가 진짜라고 믿죠. 그만큼 미디어의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고&
[일요시사=사회팀] 김현성 예술만세 대표는 '미술계의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가와 컬렉터, 딜러와 대중이 모여드는 거대한 미술 허브를 그리고 있는 것. 얼핏 무모해보이지만 그는 미술계에 닥친 거대한 변화를 이미 감지하고 있다. 국내 미술작가는 모두 3만여명. 그러나 상위 5%의 유명 작가를 제외하고는 작품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국내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현성 예술만세 대표는 국내 작가 100여명과 함께 '아트 라이선스 에이전시'라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새로운 활력소 "제가 광고디자인 회사를 한 지가 13년 정도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업계 특성상 화가 작품을 쓸 일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여러 화가들과 만나게 됐는데…. 아니 글쎄, 국내 화가가 3만명이라는데 이 많은 작가들의 그림은 지금 다 어디 있는 거냐. 매번 '유명 화가의 똑같은 작품만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문화체육관광부나 협회 차원에서 미리 아카이브를 구축해놨으면 우리가 필요한 그림만 골라서 쓰면 됐는데 그런 시스템이 미술계에는 아직 없었던 거죠." 소위 '이미
[일요시사=사회1팀] 고사 끝에 감독직을 수락한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 홍명보. 한국 축구에 ‘홍명보 시대’가 열렸다. 축구계와 팬들은 새롭게 출항한 ‘홍명보호’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신임 감독 취임 과정에서 오해와 논란이 있었지만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런던올림픽 이후 러시아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면서 축구와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행복할 거라고 느꼈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이끈 이후 끊임없이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돼왔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된 뒤 축구협회로부터 정식으로 감독직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때마다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대표팀 감독직을 계속 고사해왔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스타일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축구계 선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그 뒤를 이어받는 게 부담스러운 건 당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일요시사=사회팀] 서용선 작가의 그림에는 지식인의 고뇌가 담겨있다. 분단의 이념을 넘고자 하는 그의 그림에는 전쟁 직후의 자욱한 먼지와 화약 내음이 가득하다. 인천상륙작전부터 거창민간인학살까지 당시를 살았던 보통사람들의 역사가 전시장을 휘감고 있었다. 서 작가 인터뷰는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울대 정영목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소리꾼 장사익의 '봄날은 간다'가 고려대박물관에 울려 퍼졌다. 해방 전후 우리 민족에 '봄날'은 있었을까.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사건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6·25 또는 한국전쟁이 떠오른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은 끊임없는 자기검열에 시달렸다. '봄날'은 있었나 우리가 겪은 역사지만 늘 이념갈등에 휘말려 우리 스스로 들여다보기를 포기했던 현대사의 비극. 서용선 작가는 지난 6월25일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특별전-기억·재현: 서용선과 6.25>를 통해 우리 민족이 겪은 전쟁의 맨살을 드러냈다. 앞서 서 작가는 1980년대 말부터 한국전쟁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의 손을 거친 전쟁의 조각은 하나하나 그의 작업실을 채웠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서 작가는 정영목
[일요시사=정치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한때 '듣보잡'(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을 뜻하는 속어)이라는 굴욕적인 비난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만에 그는 시사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그가 SNS를 통해 쏟아내는 말들은 어김없이 기사화되고, 그는 끊임없이 이슈를 생산해낸다. 변 대표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지만 그는 탁월한 이슈메이커임에는 틀림이 없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의 인터뷰가 확정된 후 주변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변 대표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막말하는 사람' '극우주의자' '여성혐오자' 등 이외에도 차마 기사에는 담기 힘든 평가들이 많았다. 그나마 긍정적인 반응은 "악플은 많이 달리겠지만 조회수는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변 대표는 인터뷰할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변 대표는 이슈를 생산해내는 과정에서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주 받지만 한 정치비평가는 변 대표에 대해 "그는 욕먹어서 큰 것이 아니라, 욕먹을 만큼 큰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학연이 크게 작용하는 한국사회에서 서울대 미학과 선배인
[일요시사=사회팀] 그에게 그림은 동경하고픈 미지의 세계. 백발이 성성한 노장, 이종승 작가는 지금도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그림을 대한다. 그에게 그림은 존재 이전의 흔적이며, 탄생 이전의 신비다. 자궁 안에 있는 태아처럼 이 작가는 세상을 그림으로 뚫고 나오기 위해 오늘도 붓을 든다. 성화 속에 등장하는 예수를 닮은 머리,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 이종승 작가는 첫 만남부터 예술가만이 가진 아우라를 풍겼다. 얼핏 고독해보이면서도 자신감에 차있는 그의 얼굴은 자화상으로 유명한 독일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를 연상케 했다. 예수 닮은 예술가 "어떻게 해서 추상화를 그리게 됐나.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작가가 그림을 그리다 보면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이 사실화냐 추상화냐 이렇게 갈리는 거지. 화가라고 해서 16세기부터 있어왔던 그림을 그대로 답습할 이유는 없죠. 그런데 현대미술이라는 건 결국 작가의 철학이 중요한 거거든. 창조를 하는 거니까. 내 생각을 종이에 토해내는 게 작가고 그렇게 나온 그림이 바로 추상화란 거죠." 이 작가는 서양사상과 동양사상을 융합한 추상 예술을 추구한다. 그의 오래된 주제는 카오스. 이 작가는
[일요시사=사회팀] 대학로 동숭동 갤러리192에서 만난 김태수 화백은 겸손하면서도 유쾌한 언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스한 웃음을 짓게 했다. 경기 파주 가시내 마을. 김태수 화백은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다. 김 화백은 몸소 작은 텃밭을 가꾸며 땅에서 자라난 작물을 거두고 그 땅에 생명을 심고 있다. 김 화백에게 그림은 그런 '생명'과도 같다.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에는 갓 피어난 자연의 온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늘 자연과 함께 그가 돌보는 초록빛 채마밭의 따스함처럼 그의 그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온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작가만한 그림이 또 없다고 했던가. 전시 중인 대학로 한 갤러리에서 만난 김 화백은 주체할 수 없는 온기를 캔버스 밖으로 드러냈다. "제가 개를 좋아해요. 지금 제 그림이 있기까지는 기르던 개의 영향도 있죠. 특히 10여년 넘게 정들었던 아이(개)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래서 제주도로 훌쩍 떠났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여행을 떠난 그곳에서 유기견과 또 만난 거예요. 사람과 개 사이에도 인연이라는 게 있구나…. 그런데 얼마 못
[일요시사=정치팀] ‘신(新)삼국시대.’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남북분단, 그리고 영호남의 갈등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에 빗대어 신삼국시대라고 한다. 동서협력재단은 영호남 화합을 기반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나아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단체다. 동서협력재단이 탄생한 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아직 영호남과 남북문제가 내홍 속에 있는 지금, 동서협력재단의 배종달 부총재를 만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동서협력재단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은 보는 이의 마음을 한순간에 뻥 뚫리게 한다. 배종달 동서협력재단 부총재는 “처음에 보면 좋죠. 오래 보고 있으면 시인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서로, 남북으로 꽉 막힌 한반도가 이처럼 사방으로 탁 트이길 바라는 듯 배 부총재는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봤다. ‘한-배’로 가는 화합재단 배 부총재가 동서협력재단의 실무를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는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 지금은 60% 정도 만들어졌죠.
[일요시사=사회팀]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절대강자, 손석희가 JTBC로 떠나면서 동시간대 라디오는 조용한 변혁을 겪고 있다. <SBS전망대>(아침 7∼8시)를 진행 중인 한수진 앵커는 "이제 판도가 조금은 바뀔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언젠가는 있어야 할 일이었다." 한 라디오 관계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손석희의 JTBC행을 평가했다. 조용한 변혁중 ‘손석희’라는 브랜드가 워낙 컸던 탓에 <시선집중>에 많은 기대가 몰렸던 건 사실. 그러나 아침 시사프로그램은 <시선집중>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 처음으로 아침 시사프로그램이란 포맷을 도입한 SBS는 현재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변화의 열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수진 SBS 앵커는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는 눈치다. "앵커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줄이는 것에 익숙해 있어요. 그런데 라디오는 좀 다르죠. 청취자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풀어서 전달해야 하니까요. 라디오를 하면서 많이 배워요. 당장 최근에 나온 '권리금' 문제만 하더라도 TV에서는 간결하게 핵심만 보여주는데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