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05 17:16
5공 청문회 때 명패를 던져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경 청와대에서 제공한 의전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을 출발한 지 네 시간여 만에 서울 대검찰청에 당도한 그를 처음 맞이한 것은 기자들이 만들어 놓은 ‘불명예 포토라인’이었다. 그 자리에 선 노 전 대통령은 여느 때와는 달리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보였다. 여유로운 듯 지어보인 미소에는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이 잔뜩 묻어있었다. 대검찰청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손에 노란풍선을 든 친노단체와 보수단체가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살벌한 욕설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친노와 반노단체는 플래카드 설치를 두고 영역침범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다 급기야 주먹다짐까지 하는 불상사를 연출했다. 5공 청문회 때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꼬치꼬치 캐물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청문회스타 노 전 대통령. 이제 그 역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같은 ‘비운의 심판대’에 서서 검찰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착잡하다 못해 참담한 지경이다. 이
직전 대통령들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과 친인척의 검찰 수사에 이어 본인의 소환까지 임박하면서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SBS 라디오 특별기획 ‘한국 현대사 증언’에 출연해 ‘하나회 청산’ 등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는 한편 다른 전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월 재보선과 관련, “무소속 한두 명이 당선돼 복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해 ‘김심(金心)’이 되살아 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뉴스 태반이 ‘전’ 대통령 얘기”라며 ‘상왕 전성시대’라고 비꼬고 있다.
백번, 천번을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은 안전수칙. 지금 이 순간에도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한 해 평균 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안전사고에 의한 사망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안전사고의 약 80%가 안전불감증에 의해 발생한다.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교통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와 생활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가 그것이다. 그중 교통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는 꾸준히 급증해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에서는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사망 피해자를 낸 운전자에 대해서는 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등 교통사범 처리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사고는 횡단보도 위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운전자의 부주의뿐 아니라 보행자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도 비일비재하다. 차량 운행이 빈번한 데도 무단횡단을 하거나 차로를 인도인 양 여유있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이를 단속해야 할 경찰들마저 이 같은 행위를 예삿일로 넘기기 일쑤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춘곤증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말 많고 탈 많았던 4·29 재보선 공천을 마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재보선 지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후보들의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또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열띤 지원유세로 재보선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표심 얻기에 나섰다. 그러나 ‘노무현 게이트’와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으로 두 당 모두 이번 재보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두 당 모두 당 내·외의 거물급 인사들을 지원유세에 내세우는 ‘총력전’에 나섰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지금껏 10명의 대통령이 17번 취임하는 동안 귀가 아프게 들었던 선서문이다. 대부분 한 번씩에 그쳤지만 박정희는 무려 다섯번, 이승만은 세번, 전두환은 두번씩이나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헌법 제69조에 따라 국민 앞에 오른손을 곧추세워들고 선서한 대로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같이 ‘아니올시다’였다. 오른손을 들 때 국민의 열망에 따른 ‘조건반사’가 아닌 전임자들이 했으니 따라하는 ‘무조건반사’였음이 이미 9명의 전직 대통령 행적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렇게도 믿었던, 아니 믿고 싶어했던 노무현의 대국민 배신행위가 그 사실을 단적으로 입증해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만은 깨끗하길 기대했던 국민들의 분노는 지금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이른바 ‘연차수당’으로 칭하는 박연차의 검은 돈을 직접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국가 지도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가족을 잘못 다스렸다는 데 국민적 지탄의 초점이 모아진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가보았다. 그곳이 어디인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만든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 명칭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곳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따르고 지지했던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름대로 ‘소탈한 정치(?)’를 펼치고 있었다. 안희정, 문재인 등 핵심 측근들이 그곳에서도 주류를 형성하며 소위 ‘노빠’라 칭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이루는 듯 보였다. 서로 격려하고 칭송하고 사과하고 해명하고… 그런 사람 사는 세상에 청천벽력 같은 ‘사과문’ 하나가 실리면서 대한민국을 또 한 번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노 전 대통령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았단다. 물론 빌렸다고 했다. 그것도 당신이 아닌 ‘저의 집(권양숙 여사)’이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어 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 빌려서 사용했다고 했다. 빌린 것과 그냥 받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차용증을 쓰면 빌린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뇌물이란 말인가. 빌렸다는 말은 한낱 대가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핑계로 들린다. 또 대가성이 있든 없든 진짜 빌렸으면 일찍이 갚았어야 했다.
고가가 사라지고 이정표와 건물의 간판이 산뜻하게 달라지는가 하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광장 등도 차량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실 삼일고가와 청계고가를 철거할 당시 국민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그러나 문화와 휴식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을 만끽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긍정적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도 마찬가지. 차로 북새통을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봄 여름 가을에는 잔디광장으로 개방되면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서울시의 새로운 시도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등 빛을 발하고 있다. 이에 힘을 얻은 서울시는 도심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들을 철거하고 새롭게 정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60∼70년대 설치돼 도심의 흉물이 되어버린 회현고가와 한강대교 북단 한강고가는 오늘 7월부터 철거할 계획이다. 서울의 교통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치며 조망경관을 가로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행여 어려운 현 경제시국에 혈세를 낭비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롭게 변모하는 서울특별시. 대한민
청와대 행정관이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술자리뿐 아니라 성매매까지 이뤄진 것으로 밝혀진 것. 당초 문제가 됐던 행정관뿐 아니라 이 자리에 동석했던 또 다른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도 함께 성 접대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해당 행정관은 사표를 제출했지만 경찰의 수사 은폐 의혹, 청와대의 늑장 사과에 대한 비판은 거세져만 가고 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강희락 경찰청장이 “나도 기자들을 모텔로 데려간 일이 있다”고 밝히면서 “재수 없으면 걸린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정치권의 두 거물이 돌아왔다. 정동영과 이재오. 그들은 지난해 치러졌던 국회의원 총선에서 낙마하고 대한민국 정계를 떠났던 사람들이다. 말 그대로 ‘패자’가 되어 쫓기듯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 두 사람 다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1년도 채 안 돼 공히 ‘놀던 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벌써 목표로 했던 공부를 다한 것일까. 대한민국 정치에는 다른 나라엔 없는 희한한 ‘전통’ 같은 게 있다. 선거에서 패하면 꼭 도망치듯 외국으로 떠나곤 하는. 국내에 있기 민망해서 그런 것인지, 선거 때 너무 힘을 빼서 재충전을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렇다. 92년 대선에서 YS에게 분패했던 DJ가 그랬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에게 참패했던 이회창도 그랬다. 두 사람 모두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선거를 앞두고 돌아와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다시 선거에 출마했던 것. 그후 DJ는 결국 97년 대선에서 대권을 손에 쥐는 데 성공했지만, 이회창은 세 번째 도전인 2007년 대선에서도 이명박, 정동영에 이어 3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 희한한 전통을 잇기라도 하듯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에 패한 정동영은
박연차 리스트로 인해 정치권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여야 인사를 넘나들 정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B 핵심인사들에게까지 불법적인 돈을 전해줌에 따라 또 다른 핵심인사들이 리스트에 더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일까. 정치권은 박연차 리스트로 인해 초긴장 상태다. 연루된 인사들 모두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그들을 향하자 일부 인사들은 시인하는 형국이다. 과연 박연차 리스트에는 또 누가 포함되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