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02 00:01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전대미문의 충격적인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사법처리만을 남겨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인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해 한 많은 인생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지난 토요일 아침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한 국민들의 충격과 상처는 감당하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직접적 원인은 두 달여가 넘는 검찰의 수사에 엄청난 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때문으로 확인됐다. 그는 유서에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해 책도 읽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고 남겼다.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애석하고 비통하기 그지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의 지도자가 아무리 큰 비리와 만행을 저질렀어도 이처럼 끔찍한 최후를 선택한 예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노 전 대통령을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절감하게 할 만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것일까. 그보다 더한 비리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살아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만한 일’로 왜 하필 죽음이란
시련의 계절을 맞은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 인사들의 동향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PK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연차수당’을 받은 지역 정·재계 인사들로 확대되고 있으며 박 전 회장과 가까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도 구명로비 의혹으로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혐의를 벗은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원내대표 추대론’이 좌절됐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된 안상수 의원도 PK 출신이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지역과 ‘담’ 쌓고 지낸 지 오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의원직을 상실하고 있어 재판을 앞둔 이들에게 경고등이 켜졌다 14일 대법원 판결로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양정례, 김노식 의원의 징역형이 확장됨에 따라 18대 국회의원 중 9명이 의원직을 잃게 된 것. 1·2심에서 받은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한나라당 박종희, 홍장표, 민주당 정국교,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최욱철 의원과 회계책임자가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한나라당 허범도 의원, 단국대 이전 사업 비리에 연루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민주당 김종률 의원에겐 ‘빨간불’이 켜졌다.
참으로 각박한 시절입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는데도 푸르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온통 비보들뿐이니 뉘라서 감히 눈부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겠습니까. 불황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는 운신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신종 인플루엔자라는 불청객이 가뜩이나 힘에 겨운 지구촌에 일격을 가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내 상황은 더 어수선하기 그지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족의 도덕성 파문으로 온 나라가 연일 시끄럽고, 정치권은 4월 재보선 결과를 놓고 밥그릇 싸움으로 날 새는 줄 모르는 형국입니다. 특히 검찰에 소환된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은 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가슴은 아프다 못해 시커멓게 멍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시절이 하수상한 가운데 타블로이드판형 시사주간지의 역사와 정통성을 자랑하는 <일요시사>가 창간 13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96년 당시 불모지였던 타블로이드판형 신문시장을 개척하며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와 함께해온 <일요시사>는 이듬해 1997년 IMF체제라는 한국경제의 몰락 과정에서 큰 위기에
한나라당이 재보선 후폭풍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친이계와 친박계의 화합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를 품에 안아야 10월 재보선과 2010년 지방선거 등 남은 산들을 넘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이계 일각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제기됐다. 4월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한 홍준표 원내대표의 후임에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세우자는 것. 그러나 박희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이 ‘OK’를 하면서 급진전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박 전 대표가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당내를 표류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이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정의 화목을 다지기 위한 날들이 ‘줄줄이 사탕’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는 힘든 생활고 속에서도 ‘어린이날’만은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 만사를 제쳐두고 놀이동산, 공원 등으로 나들이를 나선다. 자동차가 막히고 인파에 밀려도 그날 하루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 아닌 봉사를 자처한다. 이를 상쇄하는 날은 다름 아닌 어버이날이다. 손에 손에 카네이션과 선물꾸러미를 들고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를 되새기기 위해 머나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부모님을 찾는다. 그렇게 온가족이 모여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때, 사회 한편에서는 어두운 단면도 익히 목격되곤 한다. 경제 불황으로 인해 평생 땀 흘려 일해 온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린 사람들과, 자식들에게마저 버림받고 소외된 노인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현대사회가 만든 ‘노숙자’라는 이름의 신(新)소외계층이다. 그들에겐 아마도 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인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처럼 양지와 음지가 존재하는 한 사라
4·29 재보선 후 한나라당이 참패의 늪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책임론’에 휩싸였으며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이상득 의원도 재보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도 가졌던 만큼 청와대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보선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동반 폭락한 데는 ‘연대책임’에 대한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5공 청문회 때 명패를 던져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경 청와대에서 제공한 의전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을 출발한 지 네 시간여 만에 서울 대검찰청에 당도한 그를 처음 맞이한 것은 기자들이 만들어 놓은 ‘불명예 포토라인’이었다. 그 자리에 선 노 전 대통령은 여느 때와는 달리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보였다. 여유로운 듯 지어보인 미소에는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이 잔뜩 묻어있었다. 대검찰청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손에 노란풍선을 든 친노단체와 보수단체가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살벌한 욕설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친노와 반노단체는 플래카드 설치를 두고 영역침범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다 급기야 주먹다짐까지 하는 불상사를 연출했다. 5공 청문회 때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꼬치꼬치 캐물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청문회스타 노 전 대통령. 이제 그 역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같은 ‘비운의 심판대’에 서서 검찰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착잡하다 못해 참담한 지경이다. 이
직전 대통령들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과 친인척의 검찰 수사에 이어 본인의 소환까지 임박하면서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SBS 라디오 특별기획 ‘한국 현대사 증언’에 출연해 ‘하나회 청산’ 등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는 한편 다른 전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월 재보선과 관련, “무소속 한두 명이 당선돼 복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해 ‘김심(金心)’이 되살아 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뉴스 태반이 ‘전’ 대통령 얘기”라며 ‘상왕 전성시대’라고 비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