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31 13:42
2009년도 정기 국정감사가 소수의 위원회만을 남기고 지난달 막을 내렸다. 국민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국회는 화두만을 꺼냈을 뿐, 수박 겉핥기식 감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국회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만들기에 여념 없는 국정감사 관계자들. 그들이 있기에 국정감사가 이뤄졌지만 그들의 피땀 흘린 노고를 누가 알아줄런지...
신종플루 하루 감염자 수가 9000명을 넘어서는 등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신종플루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동네 병·의원에서도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할 수 있게 지침을 변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확진 검사 수요는 폭주하고 있는데다 약국에서는 의사처방 없이는 살 수 없어 혼란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일찌감치 외국 출장, 연수 등을 이유로 예방백신을 접종한 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며 “어딜 가나 이들을 따라하는 눈치 빠른 이들이 있지 않겠냐”고 비꼬았다.
‘GH’가 국감, 세종시, 대법원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국감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로 10년째 추진하고 있는 GH(우수보건제품) 인증사업이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세종시 논란에서도 ‘절반의 책임’을 가지고 있는 GH(박근혜 전 대표)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또한 지난달 22일 GH(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로 야권 일각에서 정치적 외압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피감기관장들의 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 국감에서 피감기관장이 의원들의 지적에 전전긍긍했다면 2009년 국감장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일단 피하고 보는 이들은 여전하지만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할 말은 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 대응하는 피감기관장도 적지 않다. 이러한 태도가 지나쳐 의원들과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이거나 훈계조 답변으로 반발을 사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가을비가 내리고 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민공원 산책로에 물을 한껏 먹은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화려하지도 진한 향을 내지도 않지만 은은한 빛깔에 상큼한 향을 가진 코스모스는 성큼 다가온 가을을 코끝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정치권에 ‘억울하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정치권의 확대해석이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2월 조기전당대회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도 조기전대 출마를 염두에 두던 이재오 전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이 되면서 전당대회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정치권에서 늘 하는 해석”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재오 위원장은 자신을 2인자로 보는 시선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관여한다는 비판에 “2인자는 총리”라며 “나는 20위권에도 못 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생각도 이와 같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 7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비롯해 농촌지역 지방의원들이 국회본청 앞에서 ‘쌀값 폭락 해결촉구 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 삭발식을 거행하려 하자 국회 경위들의 강한 저지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틈 속에서 정우택 전남도의원이 삭발식을 강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정부 5년간 재정적자가 31조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1년 뒤 윤증현 장관에 가서는 142조로 껑충 뛰는 등 국가 재정적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부자감세와 3년간 22조원이 소요되는 ‘4대강 살리기’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중기 재정계획을 보면 국가부채 500조원의 시대가 머지않아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야말로 빚더미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실업난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심지어 실업자 되기 전 신용불량자부터 된다는 ‘청년 실신’이란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년층의 실업도 심각해 최악의 실업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서울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에는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한가위가 한 주 앞으로 성큼 다가오자 서울역에는 고향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그러나 고향은커녕 가족도 없는 외로운 노숙자들에게 추석은 쓸쓸할 뿐이다. 여기에 쌀쌀한 가을 바람은 그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