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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12.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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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기록·영상 시대, 기억은 왜 심문받는가

현대는 기억을 가장 많이 저장하는 시대이자, 기억을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시대다. CCTV와 휴대전화 영상, 각종 로그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이 요약한 기록과 영상 정보는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그러나 기록과 영상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경험한 기억은 오히려 더 자주 의심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흔히 “기록과 영상이 있으니 명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명확함이 과연 사람의 경험 전체를 대변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드라마 속 회상 장면에서 시작된 이 질문은 이제 기술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판단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드라마 속 회상, 왜 늘 제3자의 시선인가 드라마에서 회상 장면은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된다. 극중 인물이 과거를 떠올리면, 시청자는 이미 한 차례 방영된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 회상의 주체는 인물이지만, 시선은 언제나 외부에 있다. 이 방식은 이해를 돕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사람은 과거를 장면 전체로 저장하지 않는다. 감정과 인식이 엮여 기억을 이룬다. 회상을 사실의 재생으로 처리하는 연출은 기억을 기록과 영상으로 동일시하는 전제 위에 서 있다. 그 결과 기억이 지닌 왜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