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전용’ 엘베 앞 불법주차한 황당 차주 “직접 빼”

병원 측 “이미지 생각해서 스티커 떼줬더니…”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병원 지하주차장의 응급실 전용 승강기 입구에 주차했던 차주가 해당 병원을 상대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을 병원에 근무 중이라고 밝힌 회원 A씨는 ‘병원 지하주차장 응급실 전용 승강기 입구에 주차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여기 관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차 빼달라고 전화했더니 직접 빼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해당 차주는 해당 병원서 진료 대기 중이었다. 해당 주차 구역이 응급실 전용 승강기 앞인 만큼 다른 곳으로 이동주차를 요구했지만 빼지 못하겠다는 답만 들어야 했다. 차주는 주차 관리자에게 빼달라고 요청해왔으나 A씨는 ‘굳이 남의 재산인데 괜히 나중에 다른 말을 할까 봐’ 직접 빼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응급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선 자신이 다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직접 이동 조치를 요구했으나 차주가 나타나지 않자 A씨가 다시 전화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직감한 A씨는 결국 ▲구급차 구역인 점 ▲주차선을 위반한 점 ▲응급 엘리베이터 입구인 점 등을 감안해 주차 스티커를 조수석 유리에 부착했다.


차량에 위반 스티커가 붙은 것을 확인한 차주는 경찰에 ‘재물손괴죄’로 신고한 뒤 차량은 그대로 두고 자택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병원 측도 경찰에 업무방해로 고소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이후 차주로부터 ‘스티커를 떼 주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병원 이미지 생각해서 티도 나지 않게 말끔하게 제거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대로 끝난 줄 알았던 주차 문제는 5일 뒤에 다시 불거졌다. 해당 차주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던 것이다.

A씨는 “선생님들, 형님들 혹시 이런 상황일 때는 어떻게 대처를 취하는 게 도움이 될지 의견 좀 여쭙겠다”고 자문을 구했다.

글과 함께 첨부된 2장의 사진에는 흰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응급실 전용’이라는 글귀가 적힌 엘리베이터 앞에 후면 주차돼있는 모습이 담겼다. 구급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인 SUV는 심지어 가로 라인의 주차 구역도 무시한 채 세로로 주차돼있다.

해당 글에는 베스트 댓글 1위로 “거기 정신병원이에요?”가 올라 있다. 여기에는 “업무방해로 차주를 고소했는데 상대방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하니 스티커를 말끔히 떼 주셨다고? 내가 어디서 이해를 시작해야 하나?” “왜 스티커를…그냥 두셨어야 했다. 아쉽다” 등의 대댓글이 달렸다.


뒤를 이어 “생각이 있는 사람인가? 어떻게 하면 저런 생각을 갖는지 참 대단하다. 정신과 진료 대기 중인가?”(2위) “별의별 X아이 천지네”(3위)가 회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았다.

이 외에도 “이런 거 보면 세상은 넓고 X아이는 참 많은 것 같다” “쓰레기한테 너무 착하게 대하셨다. 저런 사람들 특징이 강약약강이라 착하게 좋게좋게 얘기하면 더 기세등등한 경우가 많은데…곡 제대로 참교육 되길 빈다” “업무방해로 병원서 강하게 나가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본인이 응급 승강기 이용할 일 생겼을 때 자신이 했던 짓 그대로 당하면 어떠려나?”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반면 병원 측의 응대에 대한 지적 댓글도 달렸다.

회원 ‘대장68나OOOOO’는 “1차적으론 차주가 문제지만 병원도 잘한 거 없다고 본다. 그래도 매뉴얼이라는 게 있을 텐데(없다면 더 문제) 이미지니 뭐니 챙기다가 저런 진상들을 양산하는 것”이라며 “이건 백화점, 마트 등 고객들을 상대하는 기업들이 다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왕이니 뭐니 하다가 일선서 응대하는 직원들만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운용되고 있는 구급차들은 ‘AMBULANCE’를 거울에 비춘 것처럼 좌우 반전해 ‘ƎƆИA⅃UꓭMA’라고 적혀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앞 차가 백미러로 ‘AMBULANCE’라는 것을 알아보고 비켜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의 신형 구급차 앞 범퍼 상단엔 ‘119 구급대’라는 도색이 반전이 된 상태로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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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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