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한 “지역축제 음식 바가지” 경험담 봇물

보배드림에 남원 가족여행 글 피해 소개
“타지인 수 백서 수 천 자릿세 내고 영업”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전남 나주 및 경남 진해 등 지역축제서 바가지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30일, 전북 남원의 모 지역축제의 바가지 음식값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남원 OO제 후덜덜한 음식값’이라는 제목으로 “저번 주 연휴에 모처럼 아내, 딸 등 식구들과 한 달 전부터 계획했던 가족여행을 남원으로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글 보시면 ‘뭐 하러 갔느냐, 알면서 간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 계실 텐데…그래도 좀 심해서(글을 올렸다)”라며 “금요일 저녁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문을 연 식당이 없어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러 숙소와 가까운 하천변 야시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하천변 야시장은 전문적으로 음식장사를 하는 식당과 ‘남원OO협회, 남원 OO동, 남원 OO면’이라고 돼있는 지역단체서 함께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왕이면 지역경제도 살릴 겸 지역서 운영하는 통돼지 등을 메뉴로 팔고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며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소중하게 느끼는 만남, 인연이 시작되는 이곳’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고 다른 사진에는 듬성듬성 몇 개 되지 않는 돼지고기가 상추 쌈, 쌈장 등과 함께 접시에 올려져 있다.

A씨는 “통돼지 바비큐로 나왔는데 얼마로 보이시나요? 술안주로 딱 1명당 1점씩 4점 먹은 것”이라며 “너무 심한 것 같아 이때부터 사진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게 4만원이다. 다음 해물파전은 건들지도 않았다”며 옆에 놓인 해물파전이 담긴 접시 사진도 게재했다. 1만8000원이라는 해물파전도 양이 적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는 “좀 웃긴 게 원래 양이 적은 거냐고 직원 분에게 물었더니 ‘이게 정상 양’이라고 했다”며 “양이 적어서 국수 2개와 술안주로 곱창볶음을 추가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만5000원이라는 곱창볶음은 양이 적다고 했다고 좀 더 준 것이다. 옆 테이블도 똑같은 거 주문했는데 양이 2/3 정도”라며 “아마도 옆 테이블 곱창볶음을 덜어서 준 것 같았다”고 씁쓸해했다.

A씨는 “가격이 후덜덜 거리니 사진도 후덜덜 거렸다”며 해당 음식점 메뉴판도 함께 촬영해 첨부했다. 그는 “계속 호구질 당하다가 지갑 거덜 날 것 같아 계산하려고 일어섰는데 주인이 ‘어떠세요? 맛있으시죠?’라고 했다”며 어이없어했다.

야시장을 나서 건너편으로 넘어간 A씨는 다수의 영업이 종료된 음식점들 중 두어 곳의 영업 중인 음식점을 찾아 양부터 확인했다.

‘옆 테이블만큼 드리겠다’는 음식점 주인의 대답을 듣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돼지바비큐(4만원)을 주문했는데 건너편 야시장보다 4배나 많은 양이 나온 것을 목격했다.

A씨는 “지역축제서 전문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장난치는 건 봤어도 지역단체가 장난치는 건 또 처음 겪는다. 야시장과 떨어진 외진 곳에서 지역주민들끼리 모여 수제맥주, 막걸리, 추어탕, 과자 등을 팔았다”며 “저 단체가 하는 야시장에 비하면 여긴 완전 혜자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한 것은 차량 통행 막아놓고 차 없는 거리로 제일 좋은 자리서 음식거리와 체험공간이 함께 있는데 핫도그 하나 사서 계산하면서 사장님이 제게 ‘춘향제는 도대체 어디서 하는 거냐?’고 물었다”며 “음식거리서 장사하는 사람은 거의 타지 사람이고 자릿세 비싸게 내고 들어와 구경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다”고 허탈해했다.

아울러 “혹시나 저와 같은 사연이 없나 둘러보다가 지난 폭우로 축제 때 지역주민들끼리 모여서 장사하는 곳이 침수됐다는 지역 뉴스를 봤다. 남원시청 담당자가 바뀌어서 지역민들의 의견 무시하고 외부 용역업체에 맡기면서 이 사달이 났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지역축제는 몇 백에서 몇 천만원의 자릿세를 받고 상인에게 주는 것”이라며 “그 돈(자릿세)을 며칠 안에 벌어야 하니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인들 욕할 게 아니라 축제 주최측을 욕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회원 ‘GeeOOO’도 “주말 강원도 원주 장미 축제의 장이 열렸는데 골뱅이무침 3만원, 도토리묵 2만원이었다. 양도 적고 너무 비싸다”며 “두 달 전쯤 미나리축제 가서 엄청 비싸게 음식 먹고는 이번 축제 음식 보니 현재 우리나라 축제들 분위기가 이런 듯”이라고 지적했다.

회원 ‘위칼OOO’는 “대부분 전국의 행사만 찾아다니며 장하사는 사람들”이라며 “요즘 같이 인터넷 다 되고 내비 있는데 차라리 그 지역의 맛집 찾아가는 게 낫다”고 했다.

A씨는 “뭐 지역축제 음식값 논란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글을 올린 이유는 코로나19 전 열렸던 춘향제 때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노천식당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며 “맛있었고 양도 적당해서 그때 생각나서 방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판에 남원OO협회가 전문적으로 장사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서빙, 손님 응대 및 지역 관계자분들과 장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고 식사하면서 합석하는 것을 보니 지역민이 장사하는 게 확실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 이후로 변질돼)축제 전문 장사하는 곳보다 지역민이 장사하는 곳이 더 문제구나 싶어 혹시 모르니 부득이한 사정으로 지역민 간판 달고 장사하는 곳 가게 되면 도움 되시라고 호구 인증 불사하고 글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남원시에 따르면 해마다 5월이면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날에 맞춰 춘향제를 열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1931년에 시작됐으며, 국내 지역축제의 효시로 꼽히며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축제를 통해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춘향의 정신을 기리는 한편,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엔 유튜버 ‘유이뿅’이 8000원의 예산으로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의 먹거리 장터를 방문했다가 갯고둥 한 컵에 5000원, 통돼지바비큐 4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며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한국 물가 진짜 비싸졌다”며 이날 결국 번데기 4000원어치와 소시지 4000원어치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군항제’로 유명한 경남 진해의 벚꽃축제장서 바가지 음식값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한 여행객은 사진과 함께 “무려 5만원짜리 돼지바비큐다. 이 정도면 너무 심각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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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