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차주 “민사소송 걸겠다” 불법주차 적반하장‧갑질 논란

수서동 모 아파트 경비원 호소글
차주 “경비원 퇴사시켜라” 요구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 강남구 수서동 소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파트 출입구를 막아선 포르쉐에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이자 경찰 신고도 모자라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포르쉐 아파트 불법 주청자! 경비원 상대 입주민 갑질 폭로’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6일 오전 8시10분경, 강남구 수서동 모 아파트 주차장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제발 이 사건이 널리 알려져 해당 차주가 응당한 법의 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날 아파트 경비원이 출근했던 5시50분경, 포르쉐 차량은 아파트 OOO동 입구를 막고 있었다. 출근시간대였던 7시부터 8시까지 입주민들의 출차 민원이 20건 접수돼 경비원은 포르쉐 차주 B씨에게 2회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계속되는 민원 폭주로 인해 해당 경비원이 이동 주차를 요구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갔으나 B씨는 “새벽에 들어왔는데 아침부터 차 빼라고 한다”며 화를 내고 들어가 버렸다.

이날 오후 1시30분경, B씨는 경비원에게 “새벽에 주차하기 위해서 3번을 돌았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우리집 입구에 주차했는데 뭐가 문제냐? 새벽 2시에 일이 끝나서 3시에 잠들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자는 사람 깨워서 차 빼라고 한 거 사과하지 않으면 한 달이건 1년이건 차를 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아들보다 젊은 B씨에게 삿대질과 반말을 들었던 경비원도 화가 나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렇게 이틀째 불법 주차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호소하는 입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경비원은 어쩔 수 없이 B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10일(제가 모든 면에서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시고 간곡히 이해 부탁드립니다), 11일(어제 오후 OOO동 근무자와 2회 집을 방문했는데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유모차 어르신용 밀차, 택배차 등 통행을 할 수 없어 주민들 불만이 아주 많습니다.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차량 이동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모든 것을 용서하세요) 등 양일간에 걸쳐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후 차주 집에 3회 방문했지만 가족만 볼 수 있었고 다른 경비원도 10회가량 찾아갔으나 역시 B씨를 만날 수 없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경비원이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차를 이동할 생각이 없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입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직접 사과문을 차량에 붙이고 자신이 반성의 기미가 보이면 일주일 후에 차량을 빼주겠다고 했다.

참다못한 입주민들이 11일, 관리실에 민원을 접수하자 다른 경비원이 불법 주정차 스티커를, 같은 동 입주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차량 전면 유리에 붙였다.

그러자 B씨는 “제 차에 저렇게 손상 입힌 부분은 앞 유리 전면 교체랑 A필러 교체 후 민사소송 걸겠다”고 대응했다.

해당 경비원이 “상황이 어찌됐던 을의 입장에서 OO 경비원과 OOO 모두 분명히 사과드렸음에도 끝까지 안하무인으로 나오신다면 저희도 법적 대응하겠다”고 하자 그는 “사과문 붙이라고 했지, 경고문 붙이라고 했느냐? 안하무인 같은 소리 하시네. 이젠 사과할 마음도 없어 보이니 차량 손상 건에 대해선 손배소 처리할게요”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경비원이 주민 민원 받고 차량 이동 조치 요구한 게 왜 사과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본인 출퇴근 시간, 일어나는 시간까지 체크해가면서 댁에 방문해야 하느냐? 처음부터 차량을 입구에 주차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 아니냐?”고 지적하자 “저도 신경 안 쓸테니 그렇게 하시라. 서로 연락하는 일 없도록 합시다”라고 대꾸했다.

A씨는 “절대 용서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현재 B씨는 그대로 불법 주차해놓고 부모 차량으로 출퇴근한다고 한다”며 “그로 인해 택배 차량, 유모차, 고령으로 인해 휠체어로만 움직일 수 있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주면서 비상식적인 주차에 항의하자 안하무인으로 나온 이 사연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자문을 구했다.

아울러 “형법 314조엔 차량이 주차 공간을 이중삼중으로 차지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주차 관리업체의 업무를 방해할 경우 고소고발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존 법률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자꾸 일어나지 않나 싶다”며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과 불법 주차 차량들이 근절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한 보배 회원은 “차종으로 뭐라고 하면 여기 형님들한테 혼나겠지만 저 정신 상태로는 911이었으면 정말로 어마어마했겠다. A필러 교체에서 눈물이 난다. 지금쯤 보배 보면서 각도기 재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회원은 “A/S센터에 A필러 교체한다고 가면 전손처리하라는 소리 나올 정도로 예전 모델이구만 무슨 저런 것으로 갑질이냐?”면서도 “저 모델에 신형 번호판 달린 거 보니 중고차 떠온 거 아닌가? 카푸어 인증하세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다른 회원들도 “입구를 막아 주차했으면 아침에 옮기는 게 상식이거늘 왜 저 짓을 하는 걸까?” “뉴스 타고 신상 공개돼야 정신 차리려나?” “주차 딱지 붙였다고 앞 유리 교체?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밟으면 하부 부품 교체하겠네” “보배 형님들 참교육 부탁드린다. 이래저래 살다 보니 참 답답하고 화나고 보고만 있어도 울화통이 터진다.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제가 못하는 거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대신 해주는 것도 통쾌하고 시원하다. 경비원 분들 얼마나 마음 쓰이고 스트레스 받으실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등 아파트 경비원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주민들도 웃기네. 왜 경비원한테만 뭐라고 하느냐?”며 경비원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행태에 대한 지적 댓글도 눈에 띈다. 또 “당일 가입이다!” “가족이 다 똑같은 사람들이구만. 아들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면 나무라고 차를 빼라고 해야지. 자기 차 빌려주면서 출퇴근하게 하다니…” 등의 다양한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A씨는 글과 함께 포르쉐 차주로 보이는 입주민과의 문자 대화 내용과 차량 주차 사진 여러 장을 함께 첨부했다. 사진에는 포르쉐 차량 전면 유리에 주차 위반 경고 스티커 및 항의문이 붙여져 있는 모습, 아파트 출입구 정면에 주차돼있는 빨간색 포르쉐 차량이 담겨있다. 

심지어 포르쉐 차량 옆에는 주차를 금지하는 주차 금지 표지판까지 버젓이 서 있다. 

A씨는 13일 오후 1시32분에도 ‘포르쉐 불법주정차 빌런…아직도 정신을?’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글 하나를 더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B씨에게 보배에 올린 글 링크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B씨는 12시경, 주민 민원으로 경찰들이 출동하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떼야 이동하겠다’며 버텼고 결국 관리소서 스티커를 떼어냈다.

A씨는 “도대체 사람이 어쩜 이럴 수가 있는지…저도 더 이상 귀찮고 더 이상 큰일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말하는 게 영…전날 술 먹어서 긴 글 쓰기도 힘들다. 사진 첨부하겠다”며 B씨와의 문자 대화 내역을 공개했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두 번째 글은 물론 첫 번째 글도 모두 삭제 처리됐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글을 삭제한 이유, 진행 상황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기사 댓글을 통해 “많은 관심 덕분에 차주님은 정식으로 경비원분과 관리실에 사과하셨고 차량도 현재 다른 곳으로 이동 주차하셨다”며 “여러 매체서도 연락이 왔지만 보배 등록한 글도 내렸으며 더 이상 공론화로 인해 피해보시는 분이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한 40대 남성은 인천시 남동구 소재의 한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관리비 납부 문제로 건물 관리단 측과 갈등을 빚는 과정서 일 주일 동안 차량을 세워 다른 차량의 출입을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바 있다.

법원은 해당 남성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2018년에도 이번 포르쉐 불법 주차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8월2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소재의 한 아파트 여성 입주민은 지하주차장 진출입로를 막았다가 결국 자필 사과 편지를 올리면서 일단락되기도 했다.

해당 입주민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서 자신의 차량에 불법 주차 경고 스티커를 붙이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승용차로 지하주차장 진출입로를 막은 뒤 사라졌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자신의 차량을 관리사무소에 등록하지 않고 주차장에 주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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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