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계양역서 백팩 분실한 76세 노인의 하소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살려 주십시오.” 최근 76세의 한 노인이 인천1호선 계양역서 중요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백팩을 분실해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계양역에서 백팩을 분실한 어르신.jpg’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첨부된 사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경, A씨는 계양역 주차장 옆에 노트북이 들어 있던 백팩을 두고 귀가했다. 문제는 백팩 안의 노트북에는 SD카드 다수, 16년 동안의 업무 내용들과 작고한 A씨 아내가 사용했던 전화기, 아내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는 USB 저장장치 등 A씨에겐 목숨과도 같은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A씨는 “이 몸의 나이가 76세인 노인이다.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그 대가는 분명 후사하겠다”며 “백팩 속의 내용물은 노트북, USB 여러 개 등 제가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노트북에는 공공기관, 산업체, 건물 등 16년간 업무를 수행했던 내용들이 저장돼있다.

호소문은 자필이 아닌 PC 문서로 작성된 후 프린트돼 방수 및 이염을 막기 위해 투명 비닐 안에 넣어져 있으며 개인 연락처까지 남겨있다.


해당 글은 8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2416명의 추천을 받아 ‘커뮤니티 인기글 1위’에 올라 있다(21일 오전 10시 기준).

보배 회원들은 “저거 진짜 누가 가져간 거라면 제발 돌려드리길…먼저 세상 떠난…하…” “많은 분들이 보시라고 추천드린다. 꼭 찾으시길…” “핸드폰은 안 집어 가는데 백팩은 집어가는구나” “한두 달 전쯤 소사·원시선 신천역서 지하철 출발한 뒤 분실물 주워가는 중국 여성 봤는데 플랫폼 의자 아래까지 꼼꼼히 뒤져서 다 주어가더라. 내가 볼 땐 웬만한 인천선 역에 다 있을 듯” 등 다양한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도 “저건 양심이 있다면 돌려줘야 한다. 반려자분 추억까지 어르신한테 뺏을 이유는 없다. 꼭 찾으시길 바란다” “주웠으면 바로 역 앞인데 역에 맡겨야지. 그걸 가져가나?” “습득물로 보관 중일 것 같은데 구청 청소과에 문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트북 2개 잃어버린 적 있는데 가방 안에 명함 있었는데도 안 돌려주더라. 중국 욕할 것 없다” “담당 경찰의 의지만 있다면 CCTV 추적된다. 이번 잡힌 경복궁 낙서 사건이 좋은 예” 등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전 트위터)에 누리꾼 B씨가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X에 “진짜 꼭 찾으셨으면 해서 당근마켓(중고거래 플랫폼)에 들어가 보니 누가 글을 올렸더라”며 “혹시 시간 여유 있는 분들은 지역 커뮤니티에 올려 퍼뜨려주시면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두가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1일, 인천1호선 계양역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보통 분실물은 접수가 들어온 후 당일에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루가 지날 경우, 인천교통공사 유실물센터로 이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 직후 안내받은 인천교통공사 유실물센터에 취재를 위해 수 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경찰청 유실물 통합포털 ‘LOST112’을 통해 기간, 분실 지역, 분실 장소 등을 입력해 본 결과 해당 분실물은 검색되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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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