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 “이재명 당선” 윤석열 파면 이후 첫 보도

2025.06.05 11:39:29 호수 0호

‘남·북 적대적 두 국가’ 영향
이 “북한과 소통 창구 열 것”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북한 매체가 5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알리며 한국의 제21대 대통령선거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북한의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 달 만인 지난 3일,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며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리재명(이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짧게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6면에도 같은 내용을 실었다. 다만, 별다른 논평이나 입장은 없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한국의 선거 기간 중 선전 매체를 통해 한국 정치를 비난해 왔으며, 선거 결과는 별다른 입장 없이 사실관계 위주로 간략하게 보도했던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7년 17대 대선에선 선거 일주일 후, 2012년 18대 대선 때는 이틑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을 생략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만 짧게 보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19대 대선은 이튿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서 소식을 알렸고,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기사를 냈다.


2022년 20대 대선도 이틀 만에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이 21대 대선 기간엔 아무런 보도를 내지 않다가, 결과가 나온 후 관련 언급을 처음 했다는 점이다. 그간 북한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등 한국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정가에선 그 이유를 현재 북한이 표방하고 있는 남북 간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규정에 따른 것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2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관계에 대해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하고 애국가 가사 중 한반도 전역을 의미하는 ‘삼천 리’ 부분을 변경하는 등 통일·화해·동족 개념을 지우고 있는 모습이다.

비록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향후 남북관계에 온기가 들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그간 진보 진영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대북화해협력정책)’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던 것처럼, 평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대북 정책을 펴 왔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선서를 통해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라며 “북핵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되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인사 브리핑서 햇볕정책의 주역 중 한 명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며 “북한 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을 집행했던 전문성을 토대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 전략을 펼칠 인사”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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