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울고 웃는 기업들<엿보기>

2009.05.06 09:35:10 호수 0호

‘꿀꿀’ 파동이 행운의 여신?


신종플루 파동으로 인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소연할 곳 없어 통곡하는 기업이 속출하는가 하면 드러내놓고 웃지 못할 뿐 뒤돌아서서 은근히 미소를 짓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일례로 항공사 등 여행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책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반면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수산업종이나 백신업종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기업들의 울고 웃는 실태를 추적해 봤다.

여행·항공업체 직격탄 맞을 가능성 높아 ‘울상’
수산업체와 백신업체 반사이익 기대에 ‘싱글벙글’


멕시코발 신종플루 파동이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4월30일 현재 멕시포와 미국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심사례가 보고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다. 일부 기업들은 벌써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여행심리 위축 여파 ‘글쎄’



신종플루 발발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업체는 단연 여행업체와 항공업체다. 이들 기업은 하소연할 곳 없이 벙어리 냉가슴 앓는 형국이다. 멕시코를 비롯해 미국 전역을 중심으로 독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울상을 짓는 입장에 놓였다. 여행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물론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피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빠른 회복이 기대되어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여행심리 위축에는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수요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문제는 멕시코를 찍고 미국을 넘어 아시아로 공습될 경우다. 이 경우에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파급효과가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기업들의 피해는 주가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처음 소식이 확산된 지난달 27일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틀간 각각 9.73% 포인트와 8.46% 포인트 급락했다. 여행업종인 하나투어는 9.73% 포인트, 세중나모여행 16.62% 포인트, 모두투어 11.93% 포인트 떨어졌다.
물론 이후 ‘이번 독감의 영향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안심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행심리 위축의 결과가 어느 정도일이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1일부터 이어지는 황금연휴로 인해 대부분의 노선이 만석을 나타내며 기분 좋은 5월을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신종플루 소식이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번 파동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에 진출한 150여 개 한국기업들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신종플루로 인해 현지에서 외출이나 현지인 접촉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는 탓이다. 전자·식품·건설·타이어 등의 주요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물론 아직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혹시’하는 우려가 최악의 환경을 만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지역 출장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시티에 각각 영업법인과 판매법인이 있다. 뿐만 아니다. 팬택계열은 현지인력의 외출과 현지인과의 접촉을 금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직원의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전자업체 한 관계자는 “멕시코는 우리 수출대상국 10위 국가로 지난해에만 90억9000만 달러를 수출한 주요 교역국”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멕시코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내수가 축소되어 있으며 이번 신종플루 발발로 멕시코 내수가 얼마만큼 더 얼어붙을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우는 자가 있으면 웃는 자도 있는 법.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고 있는 업계는 수산업체와 닭고기업체, 제약업체이다. 이들 업체는 반사이익이 기대되면서 드러내놓고 웃지는 못하지만 내심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돼지고기의 대체제를 제공하는 수산업체에선 한성기업, 동원수산, 사조대림, 오양수산 등이 꼽히고 있다. 실제 이들 업체의 주가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계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역시 돼지고기 대체제로 꼽히는 닭고기 업체들도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림, 마니커, 동우 등은 신종플루 공포 속에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 역시 지난달 27일과 28일 양일간 계속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올랐다. 

제약업체의 경우 녹십자와 유한양행 등이 가장 큰 수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녹십자의 경우 현재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능력(Capa)을 갖고 있다. 유행양행도 자회사인 유한화학이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 원료 생산업체다. 이밖에 중앙백신과 타미블루를 비롯해 독감 관련 제약업체와 바이오업체들이 기대에 한껏 부푼 모습이다.

게다가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 신종플루 관련 치료제로 타미블루, 릴렌자를 지정하면서 이들 업체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손 세정 등 위생물품 업체들에도 웃음꽃이 피고 있다. 물론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대체효과에 기인한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에 철저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이들 업체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돼지고기 대체업체 ‘함박웃음’

실제 물 없이 바른 뒤 문지르는 ‘손 소독 청결제’의 경우 매출이 3배 이상 올랐다. 또 손 세정제인 ‘D 핸드워시’의 경우 발병소식 이전보다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특수효과가 가시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소비심리가 자극되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울고 웃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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