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가족관계·직장까지…’ 전화번호부 인적정보 공개 논란

2022.12.13 17:08:17 호수 0호

이장협의회 발간 페이지 뒷장에 버젓이 노출

[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지방의 면 소재지의 이장협의회가 발간한 지역 전화번호부에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지역주민의 개인정보가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전화번호부에는 지역주민들의 성명, 가족관계, 직장정보 등이 모두 공개돼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개인정보가 유출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불거졌다. 글 작성자 A씨는 “(제가)사는 지역의 이장협의회에서 발간한 전화번호부 책을 받았는데, 뒷장을 보고 기겁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약 160페이지 분량의 전화번호부에는 사전에 아무런 동의 없이 거주지, 이름, 개인 연락처, 집 연락처, 가족 이름, 가족 연락처 등이 노출돼있다.

게시글에 첨부된 전화번호부 사진에는 주민들의 전화번호 옆에 ‘OO처’ ‘OO모친’ ‘OO씨 사위 딸’ ‘OO 매형’ ‘OO농원(근무)’ 등의 정보가 게재됐다.

A씨는 “너무 놀라 항의전화를 했더니 면사무소는 알면서도 방관했고, 이장협의회는 ‘전국 공통된 관례’라고 말했다”면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표적이 될까 겁난다. 이런 개인정보가 온 마을 개개인의 집에 뿌려지는 게 맞느냐”고 호소했다.


<일요시사>는 취재를 위해 A씨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닿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동네를 떠나는 게 어떠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 동네는 아직 조선시대인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가 없었다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경악하고 있다.

전화 가입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공개된 전화번호부는 1966년부터 ‘한국전화번호부’에서 독점 발행되고 있다.

인명편과 상호편으로 판매하다가 인명편은 2008년 11월6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중단됐다.

한편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지난달 14일, 시민언론 <민들레>는 156명의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가 입길에 올랐던 바 있다. 이들은 명단 공개 후 10여명의 유족들로부터 비공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해당 명단을 삭제 처리했다.


<uj0412@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7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