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하다 죽었냐” 이태원 참사 창원시의원의 막말

2022.12.13 14:32:50 호수 0호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우려먹기 장인’ 해시태그…변명도 궁색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경남 창원시 김미나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이태원 참사 관련 SNS 글로 입길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이라는 글과 함께 해시태그에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는 문장을 추가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3일 “전에는 댓글 같은 데에서 피해를 입었는데 요즘은 2차 가해라고 하면 정치인들한테 2차 가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비통해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서 김 의원의 SNS 글에 대해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가다가(라는 등) 뭐 횡령이라는 자체가 너무 기운이 빠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저희가 딱히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여력도 없다. 저희가 뭐 정치단체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심하게 호도되는 게 너무 비참하다”고 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김 의원에 대해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 의원의 막말에 동의한다면 아무런 조치도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있다면 도당 차원에서 유족에 사죄하고 그 책임에 맞는 조취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SNS 글이)유족에게 한 말이 아니라 슬픔에 빠진 유족을 혼란에 빠트리는 단체가 있다고 보기에 그런 포스팅을 했다”며 “이게 왜 기삿거리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인이 아니라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의원이 됐는데 글을 올릴 땐 의원 신분인 걸 깜빡했다. 뉴스를 보다가 화가 나면 한 번씩 글을 올렸는데 이제 과한 표현은 자제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창원시 기초의원에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김 의원은 마산동부서 녹색어머니회 연합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평통 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해명은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글의 내용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보이는 만큼 궁색한 변명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누가 보더라도 지칭의 대상이 혼란에 빠트리는 단체가 아닌 유족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결국 닿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엔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에는 ‘시체팔이 족속들!!’ ‘나라 구한 영웅이니?’ ‘엔간히들 쫌!!’이라는 말과 함께 ‘민정이 페북에 깜장리본 보니 걱정!’이라고 글을 올렸다. 여기서 ‘민정이’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 의원은 지난 10월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분들게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광진을 국회의원 고민정’이라는 글을 게재했던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그는 이태원 참사 유족의 인터뷰 사진과 함께 “저런 식의 생떼작전은 애처롭기는커녕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자식 앞세운 죄인의 양심이란 것이 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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