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호수산시장, 칼국수 먹는 데 ‘2000원 상차림비’ 논란

2024.03.25 10:01:37 호수 0호

“요즘 세상에 배짱장사라니…갈 곳 아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한민국에 칼국수 먹는 데 상차림비를 받는 데가 있나요?”



지난 주말, 충남 삽교호 소재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칼국수를 먹었다가 난데없는 상차림비를 결제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삽교호 특화시장 칼국수 먹는데 상차림비! 다시는 안 갑니다’라는 글을 작성하면서다. 이날 회원 가입했던 보배 회원 A씨는 이날 “날 좋은 주말 오후에 삽교호 (음식점을 찾았다가)하루 기분을 잡쳐 버렸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모친과 함께 삽교호 수산시장을 둘러보다가 정오가 조금 지나 인근 상인이 추천해준 OO식당으로 바지락칼국수를 점심으로 먹으러 갔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는데 처음부터 칼국수만 먹을 거냐고 퉁명스럽게 물어봤다”며 “대부분 1층서 횟거리를 갖고 와서 먹는 사람들이 와야 본인들이 상차림비를 받아서 그런가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먹고 어머니가 계산하시는데 상차림비 2000원을 추가로 아무 말 없이 결제했다”며 “‘이게 뭐냐’고 했더니 ‘여기는 상차림을 받는다’고 했다”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1층서 횟감을 떠서 가져와서 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칼국수 먹으러 왔는데 왜 받는 거냐고 따졌지만 막무가네였다.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열이 받고 어처구니가 없다. 요즘 같은 세상에 배짱장사하고 이런 사람들이 관광지구서 버젓이 장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 삽교호, 진짜 갈 곳이 못 된다”고 마무리했다.

A씨는 글과 함께 삽교호수산물시장 건물, 해당 음식점 입구, 메뉴판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해당 글에는 “칼국수만 시켜 먹는데 상차림비를 받다니요?” “서서 먹으면 차림비 안 받을까요? 매우 궁금하다” “소래포구 같은 곳이 또 있군요” “경찰에 고발해야지. 사기를 쳤는데…” “왜, 젓가락 사용비도 받지?” 등 식당 업주에 대한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 회원은 “지방 가면 (이런 식당들이)많다. 추가 상추도 돈 받고, 팁이 없을 뿐이지 결국은 상차림비인 셈인데 그것도 개인당 받는다”고 비꽜다.

반면 “2000원 갖고 왜 기분을 잡치느냐?”는 댓글도 달렸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음식점은 매운탕, 새우구이, 물회 등의 수산물을 주메뉴로 하고 있으며 장어조개구이, 칼국수, 해물라면 등의 사이드 메뉴도 판매 중이다. 식당 내부 벽에 걸려있는 메뉴판에는 상차림비에 대한 안내문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휴일입니다’라는 프린트 물이 붙여져 있다.

해당 음식점을 찾은 손님들이 SNS를 통해 개제한 사진들에 따르면, 활어회 종류가 대부분이었다. A씨가 예상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손님들은 1층서 횟감을 선택한 후 해당 음식점서 먹는 구조인 셈이다. 선택한 횟감을 고르면 먹기 좋게 떠서 기타 사이드 메뉴들과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이 같은 수산물식당의 상차림비 영업 방식은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 등 대부분의 수산시장서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다. 활어를 판매하는 업자들은 회를 뜨거나 상을 차리지 않을 수 있고, 음식점 입장에선 초고추장, 양념장 및 생강 등을 제공해 비교적 수월하게 손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수산물 음식점들은 ‘상차림비를 받는다’는 안내를 사전에 구두로 알리거나 메뉴판 등을 통해 사전에 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해당 음식점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26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제발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우리나라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음식점 측은 4회가량 주문을 위해 종업원을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 게다가 상차림비에 대한 아무런 사전 고지도 듣지 못했다.

그는 “상차림비에 대해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 칼국수 1인 가격이 1만원이었고 모친께서 국수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아 공기밥(1000원)을 따로 주문해서 드셨는데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2만3000원이 찍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일요시사>가 입수한 신용카드 결제내역에는 거래 금액에 2만910원, 부가세가 2090원으로 2만3000원이 찍혀 있다. 원래 결제돼야 할 금액은 칼국수 2인분 2만원에, 공기밥 1000원으로 2만1000원이었으나 이른바 상차림비 명목으로 음식점서 2000원을 부가세로 따로 결제한 셈이다.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 거래를 이유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위반 시 가맹점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신용카드에 별도로 10%의 부가세를 부과할 경우 여신금융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한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서 상차림비로 4000원을 요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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