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이젠…’ 40만원 카센터 수리비까지 먹튀

2023.07.10 15:09:50 호수 0호

보배드림에 호소글 “아직 경찰 신고 안 해”
“차 내준 후 이튿날부터 연락 불가 후 잠적”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10대 고등학생이 인천서 천안까지 택시를 이용한 후 도망쳤던 이른바 ‘천안 택시 먹튀 사건’이 잊혀질 무렵, 카센터서 수리비를 먹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을 ‘서울 노원구서 부친이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보배드림’ 회원 A씨는 ‘카센터 수리비 먹튀’라는 제목으로 “너무 화가 나서 보배드림까지 가입해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버지께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계시면서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셨는데, 먹튀가 생각보다 왕왕 일어나는 업종이고 일일이 다 신고하며 운영하실 수 없어 이번에도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연세도 있으시고 몸이 안 좋으셔서 고객이 급하다고 고쳐달라고 하면 새벽에도 나가서 차를 고치신다”며 “그날도 새벽에 나가서 차를 고치셨는데 언제 가지러 오겠다는 말도 없이 ‘가지러 가겠다’는 말만 남긴 채 가 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월요일 오후 11시경에 주무시는데 전화가 두 번 왔다. 어떤 개념 없는 사람이 이 늦은 시각에 차 빼달라고 전화하나 싶었는데 수리 맡겼던 사람들이었다”며 “처음에 맡길 땐 한 명이었는데 문신한 젊은 사람 둘이 오니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행 중 한 명이 ‘지금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내일까지 꼭 드리겠다’고 하길래 부친께서 거절하거나 경찰 부르겠다고 하시면 상황이 안 좋아질까 봐 일단 차를 내주셨다”며 “다음날 수리비 입금이 되지 않아 전화했더니 잠결에 ‘드리겠다’고 한 후 잠적해버렸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전화를 걸어도,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그는 “여름 땡볕에 뜨거운 차, 땀 흘려가며 고치신 거 정당하고 힘들게 일하신 거 돈도 못 받고 신고도 안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글을 썼다”며 “부품도 제일 저렴한 것으로 해달라고 한 거 보면 애초에 돈 없이 차를 맡겼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생각 같아선 CCTV 영상 속 얼굴을 다 까발리고 싶지만 모자이크해서 올린다”며 영상 이미지 캡처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해당 사진에는 양쪽 팔에 문신을 한 20~30대 남성들의 모습이 등장했다. 

일각에선 해당 차량번호 및 전화번호까지 알고 있는 데다, CCTV 영상에 범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는 만큼 경찰 신고 시 범인을 특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해당 차량이 정식 등록된 차량이 아닌 대포차량일 경우, 범인을 검거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포차는 보통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운행하는 차량으로 합법이 아닌 불법으로 명의이전을 해 자동차등록원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 다른 차량을 일컫는다.

익명을 요구한 차량업계 전문가는 “대부분의 대포차량은 도난차량이거나 차량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경우, 해당 차량은 대포차가 된다”며 “한 번 대포차가 돼버리면 원래 주인을 찾는 게 쉽지 않은데 이후 개인 간 거래 시 추적이 거의 불가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포차량을 발견했다면 더 이상의 운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바로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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