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사고라길래 급히 갔는데…” 13만원 ‘택시비 먹튀’

2023.06.22 16:35:28 호수 0호

지난 16일 인천 백운역서 20대 남성
1시간30분 후 직산역 하차 후 도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음식점, 택시 등의 업종서 ‘먹튀 손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 택시기사가 100km를 달려 도착한 후 택시비 13만원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택시기사의 아들이라고 밝힌 ‘보배드림’ 회원 A씨는 22일, 자유게시판에 “아버지도 먹튀를 당하셨다.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이렇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다”며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잡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20분경, 20대 초반의 남성이 인천 백운역 3번 출구 앞에서 급히 부친의 택시를 잡은 뒤 “할머니가 차 사고가 나서 급하게 천안을 가야 한다. 택시비는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으니 도착해서 13만원을 지불하겠다”며 승차했다.

A씨 부친은 급하다는 말에 속도를 내서 달렸고 천안 직산역까지 1시간30여분 만에 주파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부친이 택시비를 받기 위해 택시서 내렸는데 피의자가 갑자기 인근의 한화꿈에그린아파트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부친도 “강도야!”라며 소리치며 피의자를 향해 달리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무릎과 팔, 손등에 상처를 입었고 결국 피의자도 놓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주변 주민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에 신고했다. 식사하러 가던 길에 점심식사도 못하시고 ‘할머니가 사고가 났다’는 거짓말에 속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물까지 권하시는 모습과 신고 후 천안서 허탈한 얼굴로 올라오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녹화된 화면으로 보니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고 호소했다.


이어 “피의자는 검정 바지에 흰 셔츠, 자두색 넥타이를 맸으며 은색 시계와 흰색 팔찌를 했다. 핸드폰 뒤에는 여자친구로 예상되는 여성의 증명사진이 있었다”며 “헤어스타일은 덥수룩한 투블럭 머리에 키는 180cm 정도, 코가 뭉툭하고 쌍꺼풀 없는 고릴라상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안 직산역 부근서 이 인상착의를 한 사람을 아시는 분 있으면 연락 부탁드린다. 사람이 사람을 걱정하는 게 먼저라고 가르치며 키워주신 아버지께 저는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말고, 무조건 의심부터 해야하는 사회라고 말씀드려야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다음날 파출소에 전화해 아파트 CCTV 확보를 부탁드렸으나 경찰서로 전달하겠다고만 했고 천안서북경찰서로 접수된 후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라며 “나쁜 일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지 않길 바라며 나쁜 짓한 사람이 두 발 뻗고 잠들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량 내 블랙박스에 촬영된 이상, 피의자를 특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지난달 8일, 경북 포항서 대전까지 택시를 이용한 뒤 택시비 28만원을 지불하지 않고 도주했던 여성 2명이 사흘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2시30분경, 영일대해수욕장서 택시에 올랐다가 대전 유성구의 자택 도착 후 택시비를 지불하지 않은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잔액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자 택시기사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집에 가서 송금하겠다고 했으나 돈을 보내지도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같은 날, 광주종합터미널서 택시를 타고 대전 동구 낭월동까지 택시를 이용한 후 18만원 상당의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20대 남성도 사기 혐의로 경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목적지에 도착한 뒤 ‘집에서 돈을 갖고 오겠다’고 말했으나 그대로 종적을 감췄다.

‘먹튀’임을 인지한 택시기사는 곧바로 인근 경찰에 신고했고 주변 CCTV를 기점으로 이동경로를 파악한 뒤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해 거주지를 특정해 결국 검거에 성공했던 바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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