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제품 넘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특화
미각·후각 만족에서 시각·촉각 만족시키는 마케팅
문화체육관광부는 13일 서울 금천구와 함께 가산디지털단지 주변 거리를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거리’를 조성하기로 협약했다. 삭막한 도시공간의 공개공지(公開空地)를 주차장과 흡연장소로 두기에는 아깝다는 것이다. 도시의 주민과 건물의 사용자가 함께 문화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이다.
앞으로 이 사업이 시행되고 문화공간이 완성되면 미술전시회, 콘서트, 체육활동 등을 통해 금천구의 문화공간은 또 다른 문화의 메카로 떠오를 것이며 사람들 사이에 각인 될 것이다.
이처럼 공간이 완성되면 공간의 활용을 통해 마케팅이 시작된다. 이는 비록 문화와 건축에 국한되지 않는다.
질 좋은 제품만으로
소비자 만족 어려워져
다양한 프랜차이즈 아이템이 등장하고 소비의 장소로 매장과 점포가 즐비한 대한민국에서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 역시 빠지지 않는다.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품은 음식이 됐건, 서비스가 됐건 그것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간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질 높은 제품의 공급만으로는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내는데 한계를인식해 왔다. 때문에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소비자의 욕구와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찾는데 열중이다. 바로 공간(空間)이다.
이 공간 속에 자사의 상품을 믹스해 상품을 홍보하거나 아니면 공간 자체를 상품화 해 소비자의오감을 만족시킨다.
대표적 공간활용 프랜차이즈로 ㈜웰쿡의 ‘카페루미’를 든다.
테마형 룸카페를 지향하는 ‘카페루미’는 카페라는 고정관념에서 출발했다. 일률적으로 짜 맞추어진 테이블과 의자는 전형적 카페를 형상화한다. 하지만 시각의 틀을 조금 비켜 공간을 이용한 카페의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한다.
테이블과 소파를 빼고 벽을 활용한 디자인과 커튼을 이용해 작은 온돌방으로 꾸몄다. 또한 각방에는 모던방, 럭셔리방, 공주방 등 주제별로 아이템과 소품을 적용해 인테리어 했다.
‘카페루미’ 관계자는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독립공간을 소유하고픈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공간을 설계해 카페루미의 다양한 차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젊은 여성층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 즐기기 안성맞춤인 공간을 ‘미녀들의 수다’ 공간으로활용시킨다는 방침이다.
요리맥주 전문점 ‘엘리팝’의 경우 술과 요리를 전문으로 하지만 기존의 호프집과는 차별점을두어 공간을 활용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좌석과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맥주집을 탈피하고 상쾌하고 발랄한 여성층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 밝은 분위기의 공간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기존 틀 과감히 탈바꿈
소비자 눈을 만족시켜라
‘엘리팝’의 엘리(Alley)는 ‘공원이나 정원의 오솔길’을 나타내는 말로 한적한 공원의 오솔길과 떨어지는 낙엽 등을 주제로 이를 이용해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했다.
또 이레F&C ‘객잔차이나’는 한·중·일 3국의 이미지를 공간에 스며들게 했다. 우선 홍등 간판을 이용해 번화가의 네온사인 속에서 특이함과 화려함을 강조했다. 홍보성은 물론, 점포의 차별화를 꾀하는 아이템으로 공간 전면에 배치해 ‘객잔차이나’ 브랜드를 시각화했다.
그리고 한국의 정자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편안한 정자형 테이블과 중국의 원형테이블, 일본의 다다미 식 테이블을 배치, 3국의 주점문화를 균형 있게 배분해 공간활용을 했다.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특별함’을 전하는 공간마케팅.
소비자가 만족하는 것은 이제 제품의 만족감보다는 공간이 주는 만족감으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