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정직하게 납세하며 남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유한양행 설립이념이다. 유한양행을 창업한 고 유일한 박사는 이같은 원칙과 철학을 몸소 실천한 ‘윤리 경영인’으로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26년 미국 유학 중 잠시 귀국한 유 박사는 비참한 일제치하의 고국 실정을 보고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는다”는 신념으로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초창기 수입약품을 주로 판매하던 유한양행은 1936년부터 자체 개발한 약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성실한 납세와 사회환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란 슬로건에 걸맞게 윤리경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유 박사는 숱한 정경유착의 유혹을 물리친 대가로 수많은 불이익도 당했지만, 그의 경영원칙은 단 한 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1936년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한 유 박사는 1969년 일선에서 은퇴하면서 전문경영인(CEO)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당시 유한양행 주식 40%를 각종 공익재단에 기증하는 등 모든 소유 주식을 사회에 환원했다.
1971년 타계한 유 박사는 나머지 모든 재산마저 공익재단에 기부한 뒤 빈손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딸 유재라씨도 1991년 미국에서 숨을 거두며 전 재산을 공익재단인 유한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이번 비자금을 통한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업이미지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