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밤이면 실세들이 모인다

2010.02.02 09:25:49 호수 0호

여권 실세들의 모임이 언론에 포착됐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신재민 문화부 차관 등 당·정·청의 실세들이 비공개 모임을 갖고 있다는 게 알려진 것.



이들은 세종시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초부터 정기적으로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변동사항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저녁 서울 시내 호텔 비즈니스 룸이나 청와대 주변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만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 의원과 ‘왕비서관’으로 불렸던 박 차장, 박 수석, 신 차관 등의 고정 멤버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 주호영 특임장관이 가끔 참석하는 식이었다.

의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정보를 교환한 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것. 최근에는 세종시 수정 문제가 자주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따로 모임 이름을 짓지 않았다. 당·정·청 실세들의 비공개 모임은 자칫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논란 끝에 결성된 지 2개월 만에 해체된 실세 차관 4명의 모임인 ‘4+1모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한 것.

하지만 신 차관과 박 차장은 ‘4+1모임’의 멤버였던 데다 ‘4+1모임’도 수요일 저녁 이뤄졌다는 점, 정보교환의 장으로 활용됐다는 점 등 이번 모임과 겹치는 면이 적지 않다.


모임 멤버들은 “평소에도 자주 보는 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은 이 모임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4+1모임’의 경우도 모임이 알려지면서 “멤버들이 평소 자주 전화하고 개인적으로도 잘 만나는 사이”라면서도 “굳이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모임을 지속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한 후 해체했기 때문이다.

정가 한 인사는 “형태를 바꿔 다시 만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모임을 가진 이들은 이상득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하고 이재오 전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여의도를 떠난 후 각각 당·정·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각각 여의도와 청와대, 정부의 속내를 파악하고 있기 위해서라도 만남을 지속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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