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래 배고파 죽갔어! 빵 좀 주라우”

2010.01.12 09:29:58 호수 0호

김정일 MB에 ‘뻐꾸기’ 날리는 이유

남북대화 움직임 북측이 주도…김정일, MB 만나고파
MB “남북한 실질적 대화” 정상회담 성사 여부 주목



남북이 새해 들어 ‘접점’을 찾을까. 북한이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신년연설에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해 긍정적 분위기가 연출되는 모양새다. 일단 1일 북측이 ‘대화와 협력’을 제의하고, 이 대통령이 4일 화답함으로써 모양새는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혀있던 남북간 대화채널이 복구되고 정상회담이 연내에 성사될 수 있다는 다소 성급한 기대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2010년 신년 연설’에서 올해 추진할 5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전방위 외교 및 남북관계의 실질적 변화’를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남북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 ‘형식’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는 것은 남북관계가 ‘특수 관계’가 아닌 ‘외교 관계’라는 것과 비핵화의 진전을 보면서 남북 협력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출범 과정에서 보여줬던 인식에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올해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남북대화 기구 설치를 제안한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강도 높게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던 것에서 벗어나 경제 살리기와 남북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유화적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1일 신년연설에서 대화를 강조하며 ‘북남관계 개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며 대화 촉구에 나서고 있다. 올해 남북 관계 개선을 비롯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인 대통령 다를 것?


북한의 이른바 ‘MB 구애 작전’은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한 ‘특사 조의방문단’을 계기로 첫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낮 돌아갔다.

당시 북측 특사조문단은 적극적인 당국간 대화 의지를 보였고,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과의 면담에 이어 23일 청와대를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이다.

당시 북측 특사조문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담긴 구두 메시지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강력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줬고, 우리 정부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양건 부장은 현인택 장관 면담 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 전달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결국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해 가며 23일 오전 청와대를 예방해 김기남 비서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하는 등 ‘특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작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접촉,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타진했으며 이후 통일부 고위 당국자도 개성에서 북측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러한 북한의 구애작전은 지난 1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밝힌 신년사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주장하며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미국 조지타운대 빅터 차(국제정치학) 교수는 2일(현지시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과거 어느 한국 대통령보다도 비즈니스맨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햇볕정책과 달리 북한에 대해 선(先) 비핵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남북 접촉을 매우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볼 때 김정일 위원장은 정말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길 원한다. 그는 정치인들을 만나기 싫어한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남한의 돈과 기술에 관심이 많은 김 위원장은 비즈니스맨과 협상하고 싶어한다. 과거 어느 한국 대통령보다도 비즈니스맨 출신의 이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입장에서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후계자 옹립 문제 등 굵직한 현안 등이 있지만 경제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기치가 주민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북한은 먹고 죽을 빵도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결과물 내놔”


북측의 이 같은 구애에 대해 이 대통령이 모르는 바가 아니다. 신년연설에 이 대통령은 “올해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북한이 조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본격적인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하면서도 실질적인 북한의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에게는 국격 향상과 ‘신아시아 외교’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현재 남북관계가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한국전쟁 60주년과 6·15 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2010년,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진전했다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원하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점점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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