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남 법무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곤혹을 치렀다. 여야 의원들이 모두 정치인 연루 사건과 관련,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가 곽영욱 전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직접 100달러 200장 묶음과 300장 묶음을 손수 양복 상의 안쪽 주머니에 나누어 넣어 보이며 “이렇게 불룩 나온 옷차림으로 어떻게 총리를 만났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의 합법적 후원금 기부자와 옷을 산 내역까지 이 잡듯 뒤진 것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금한 ‘별건 수사’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조순형 의원도 “2만 달러와 3만 달러를 주머니에 나눠 담아 건넸다는 등 구체적 사실관계는 검찰만 아는 것 아닌가”라며 “법정에서 밝혀야 할 수사기밀 아니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여당도 봐주지 않았다. 이한성 의원은 “검사와 수사관들을 모두 조사해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책임을 묻게 하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복권 문제까지 겹치면서 이 장관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