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대전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권선택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선택 의원은 지난 17일 오후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당이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할 경우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대전시장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심대평 전 대표의 탈당과 교섭단체 붕괴로 당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당원들끼리 분열하고 대립해선 당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22일 입당할 것으로 알려진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염 전 시장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입당 시 권 의원과의 신경전이 불가피했으나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지방선거 공천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 염 전 시장의 입당이 곧 공천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흉기 난동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2일 대전에서 열린 당 행사장에 권 의원의 지지자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염 전 시장의 입당에 반발한 것.
당시 권 의원의 지자자들은 ‘대전시장에 출마할 예정인 염 전 시장의 선진당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내용의 신문기사 스크랩을 들어 보이며 “어떻게 염홍철이 권 의원보다 (대전시장 후보로) 낫다는 것이냐. 염 전 시장의 입당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 사건 후 권 의원은 “지역구에 거주하는 당원들이 과격한 행동을 해 난감하다”며 이들의 행동을 대신 사과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회창 총재는 경선이 공천의 원칙이라고 했지만 염 전 시장이 입당했을 시 권 의원과의 공천 갈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권 의원이 이 총재의 짐을 덜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권 의원과 염 전 시장의 질긴 인연이 회자되고 있다. 권 의원과 염 전 시장은 이미 대전시장 출마를 두고 한 차례 대면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권 의원은 열린우리당에서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했으나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온 염 전 시장이 전략공천되는 바람에 뜻을 접어야 했다.
권 의원은 이에 반발해 탈당했고 선진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준비한 대전시장 출마도 그를 뒤쫓아온 염 전 시장에게 양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