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입사 후 ‘40년 금호맨’
현장·내근 오가며 실무 경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그룹 경영위원회를 개최해 대주주 가계간 협의내용을 토대로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는 대신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을 5대 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박삼구 회장은 “(제가) 유고 시 내부 전문경영인이나 덕망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그룹을 이끌기로 이미 선친과 형님들인 선대 회장들과 (별세 전) 합의가 있었다”며 “앞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에서 40년 넘게 일해온 전문경영인 박찬법 부회장이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법 신임 회장은 1945년 전남 영광 출생으로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 그룹 전신인 ㈜금호에 입사한 이래 40년 넘게 영업현장과 관리부서를 오가며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금호에 이어 금호실업으로 자리를 옮겨 1976년 회사가 국내 11번째 종합무역상사로 지정받는 데 공헌했다. 이때 전 세계를 누비며 철창신세, 폭탄테러 현장 및 사막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기도 했다.
박 신임 회장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그룹이 국내 두 번째 정기노선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하면서다. 1990년 영업담당 상무로 아시아나항공에 몸담은 뒤 2001년 사장, 2005년 부회장에 선임되면서 초창기 대한항공에 맞서 아시아나항공이 생존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
IMF, 9·11 테러, 사스(SARS), 고유가 등 여러 위기 속에도 아시아나항공을 글로벌항공사로 성장시켰다. 박 신임 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론 최초로 지난해 항공운송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오너 일가를 비롯한 그 누구보다 그룹의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지지부진한 구조조정 마무리로 창사 후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시켜야 하는 임무를 어깨에 지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회장 내정 직후 임원들에게 “그룹 현안인 구조조정을 적기에 완료하는 등 그룹 안정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노력하자”고 당부했다.